중딩때 우리 가족과 친하게 지내던 사촌오빠가 갑자기 죽었는데 죽기 이틀전에도 고입시험 잘치라고 찹쌀떡 주고 갔던 오빠였어요
가족들 다 뒤집히고 난리났는데 전 눈물한방울 안나오는거예요
장례식장에서 내가 왜 이러지 계속 나를 원망만 하고
자기집처럼 우리집을 들락거리던 오빠가 세상에 없는데 현실을 너무 빨리 적응했어요
그리고 엄마의 자식같은 이모가 60살에 돌아가셨는데 이모도 가족들이 다 친했어요
이모가 유학갔을때 초딩이던 제가 미국으로 편지도 많이 쓰기도 하고 가까웠어요
이모가 췌장암이라 죽음이 가까웠다는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내맘이 왜 평온했는지
장례식장가서 사촌동생이 울때 같이 운거말곤 눈물도 안나고
아무리 예상한 죽음이었대도 이모는 아직 가기엔 이른 나이인데
근데 그당시에는 평온했는데 이모 생각이 많이 나요
사촌오빠때도 두고두고 생각이 많이 났지만 지금도 아빠돌아가신거보다 이모가 더 슬퍼요
엄마도 그랬어요 아빠는 그래도 오래 살아서 이모가 더 슬프다고
그런 이모인데 왜 돌아가실땐 안 슬펐을까요
이모는 너무 아까운 나이라 너무 아까워서 문득문득 아까움이란 감정이 자주 찾아와요
어릴때야 내가 어려서란 방패라도 있다지만 나도 중년인데 내가 그것밖에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