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몇해전 금전적 사기에 엮여 크게 당하고 우울 불안 증세로 사람꼴이 아니게 지냈던 한 달. 저도 피해자였지만 상대방이 저를 가해자라 우기는 상황이라 스트레스가 말도 못했어요. 우연히 상황을 알게된 친구가 밥도 못넘기고 해골꼴이 되가 집에서 울고만 있던 저를 매일 매일 불러내 밥도 매번 사주고 감정환기도 시켜주고 그랬어요. 한달 뒤에도 전혀 호전되지 않아 제발로 정신과 들어가 약처방 상담치료 받고 점점 호전되었구요. 당시는 사람이 정신이 혼미해지니 바른 판단도 안들고, 우울 불안이라는 감정의 특징이 일어나지도 않는 미래의 일을 철썩같이 믿으며 비관에 비관을 거듭하게 되니 나중에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비참한 존재가 된거마냥 감정 수습이 안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왜 그랬지 싶기도 할 정도죠. 그래서 병이겠죠.
어쨌든, 저는 남이 그리 힘든 일 겪고 있다해도 차라리 돈으로 좀 도와주지 그 친구처럼 매일매일 만나서 밥사줄 정성있는 깜냥은 안되는 인간이라 그 친구가 참 고맙고 평생 보답하며 살아야지 다짐했어요. 너는 까방권 평생이다 했죠.
제가 두세달 뒤 일상으로 돌아올만큼 편안해진 뒤로 그 친구에게 그 애가 사준 밥값 등등에 훨씬 오바되는 선물을 해줬어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 친구의 정성과 배려가 돈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고요.
문제는 그 친구가 저랑 거의 매일 통화하고 만났던 두어달의 루틴을 거의 5,6년이 되가는 지금까지도 반복하고 싶어하는 거에요. 외동으로 커서 형제자매가 없고 그래서 그런가 인간관게에 예민한 편이라 자기 맘에 뭐라도 하나 맘에 안들면 그간 친했던 지인들을 갑자기 싫어하는데 저에게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와 a가 나한테 이랬는데 어쩌면 그럴수가 있어 등등 징징징 감정배설을 합니다. 초반에는 받아주고 대응법도 알려주고 했는데 이제 정말 받아주는데 한계가 왔어요. 백날 오 너무 좋은 생각이다 그렇게 해볼게 하고는 다음 날 또 똑같은 이슈로 전화. 다람쥐 쳇바퀴지옥에 걸린 심정이에요. 며칠전에는 농담삼아 그런 일로는 이제 전화하지 말하고 했어요. 본인도 제가 힘들고 짜증나겠다는 건 안대요. 근데 자매도 없고 엄마도 안계시는데 누구에게 이런 얘기를 하냐고 합니다. 한두달 받은 도움 5년 동안 감정 쓰레기통 노릇하며 갚았으면 됐다 싶은데 한편으론 전화기에 그 친구 이름 뜨면 짜증이 몰려오는데에 죄책감도 들구요.
또 저 친구는 원래 매일 매일 돌아다니며 즐거움을 찾는 스타일이니 나 데리고 돌아다니는 일이 내 생각만큼 그 친구의 희생 봉사는 아니었겠네 하는 못난 맘도 들어요.
지금 며칠째 전화가 안오는데 너무너무 좋으면서 미안한 마음에 내가 전화해야하나 갈등중입니다. 저 우짤까요. ㅠㅠ
머리검은 짐승 어쩌구 물에 빠진 뒤 보따리 어쩌구 이런 말들이 저를 괴롭히는데 저 할만큼 했는데도 해당되나요. 징징거림만 없음 진짜 괜찬은 앤데. 징징이에 위독한 급성 알러지 걸린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