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나하고 기사를 보았어요.
백일섭 졸혼 얘기는 이미 오래전에 보았죠.
백일섭은 그냥 봐도 가정적이셨을 것 같은 분은 아니신지라
결혼 생활에 사연이 많았겠다 싶었을뿐 뭐 어르신들 가정사에 얼마나 관심이 있겠어요.
그런데 요새 방송 프로 "아빠하고 나하고" 기사가 많이 나오네요.
졸혼을 계기로 딸에게 절연당한지 8년째라고 하는데
백일섭이 직접 한 말 들을 골라보면 전부인에 대한 미련이나 일말의 감정이 정말 한 톨이 없네요.
뭔가 의무를 더하라던가 그런게 아니라 건강이 좋지 못한 부인(장모)에 대해
안부인사나 고생했다 말 한 마디 정도 해줄 수 없느냐는 사위의 권유에
하지만 백일섭은 "못한다"고 즉답했다.
사위는 "40년 넘게 살아왔던 정이라는게 있지 않냐. 미운정도 정이고 고운정도 정인데"라고 타일렀지만, 백일섭은 "안된다.
사람이 정 떨어지면 그런 생각을 할수가 없다"며 "8년쯤 되다 보니 이제 남보다 더하다. 난 이제 남이 됐다. 돌아갈 길이 없다. 돌아갈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백일섭은 "애 엄마하고 결부시킨 부분은 난 그건 못한다.
결혼해서 40년 지나 50년가까이 되는데. 79년에 했으니. 40년 같이 산것보다 8년 혼자 산게 제일 편한 마음이다.
정상으로 돌아왔다.
체중도 정상으로, 병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지은이한테 오늘 만나서 이런 얘기 했다고 하고
지금까지 서먹했던걸 풀고 좀더 편한 관계가 되면 어떻겠냐고 물어봐라.
그정도만 얘기할수 있다. 애 엄마하고 결부만 시키지 마라"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엄마하고 딸하고는 엄마의 아픔이나 슬픔이 딸한테 그대로 전달된다더라.
그래서 어릴때부터 그런게 상처였다고 하더라"라고 말했고,
백일섭은 "다 내 탓인데. 집에 가면 화가 나니까. 대화가 안 통하니까. 방법이 없는거다.
일찌감치 집을 나오고 싶어서 맨날 나간다 나간다 했다. 난 철이 덜 들었는지 깊이 생각을 잘 안한다.
근데 딸이랑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잠을 못잘정도로 연구를 많이했다.
어디서 틀어졌지 어디서부터 잘못됐지 라는것들때문에.
지나고 나서 자식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니 나는 바지 아빠였다"고 딸에게 서운했던 일화를 털어놨다.
아주 단호해요.
40년을 함께 살았건만 정말 너무너무너무 힘들고 안맞았나 봐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남편에게 남이라 얘기들으며,투병중이신 부인에 대한 안쓰러움보다
싫다는 상황을 강요아닌 강요 받는 백일섭 당사자는 얼마나 괴로울까 감정 이입이 되는구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싫은 것은 싫은 건데
오직 졸혼 이후 절연당한 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방송에 끌려나온 느낌이 있어요.
억지춘향도 아니고 저렇게까지 말하는 남이 되버린 남편이
엄마(부인)에게도 무슨 의미가 있을지....
우리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부모님의 태도가 이 정도로 단호하다면
그건 그것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