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를 봤습니다.
에단호크, 줄리아로버츠, <그린북>의 마허살라 알리, 케빈 베이컨 까지 익숙한 헐리우드 배우들이 나오는 스릴러 드라마로 원작은 2020년 미국에서 출판된 동명의 소설이 있고, 국내에는 2023년 11월 최근에 "세상을 뒤로 하고"라는 제목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2020년 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줄리아로버츠와 덴젤워싱턴이 캐스팅 되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덴젤워싱턴에서 중간에 마허살라 알리로 바뀌었다 하고, 발간 당해년도 버락 오바마 추천도서, 유력 언론들에서 올해의 책 부문에 많이 선정되는 등 완성도가 인정된 작품으로 보여 기대가 컸습니다.
간략한 내용은 줄리아 로버츠, 에단 호크 부부가 두 아이와 함께 뉴욕 교외의 외딴 지역으로 에어비앤비 휴가를 떠나는데, 호화로운 빌라를 빌려 한가롭게 휴가를 즐기던 중 늦은 밤에 집의 주인이라고 찾아온 흑인 부녀의 갑작스러운 방문과 인터넷, 휴대폰, 텔레비전 등 통신 단절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한마디로 고립과 공포 속에 빠진 인간 군상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독 샘 에스마일은 미드 <미스터 로봇>의 감독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스타일리스트로, 이 작품에서도 영상과 음악을 자유자재로 장악하며 보고 듣는 재미를 한껏 보여줍니다.
카메라가 차 안이나 집 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음악도 상황과 어울리며 적절하게 사용되어 마치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리쉬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소설과 비교하자면, 소설에서 설정이 바뀐 부분(집 주인이 노부부에서 흑인 부녀로)도 있고, 왜 그런 상황들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등장인물들의 말을 빌어 설명해 주는 등 소설에 없는 내용들을 넣어 감독이 관객들이 좀더 쉽게 보도록 배려해 준 부분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의 스릴러를 싫어하실 분이 계실 수도 있고, 특히 결말에 황당해 하실 부분도 있겠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처럼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생각하게 되는 영화였고, 보는 내내 다음이 어떻게 될지 끝까지 긴장감을 갖고 보게되는 잘만든 영화였습니다.
개인적 취향을 탈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말세적 분위기의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비중은 적지만 오랜 만에 보는 케빈 베이컨도 좋았고, 자연스럽게 나이들어가는 에단호크와 줄리아로버츠의 얼굴에서 안쓰러움도 느꼈지만, 그들의 연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소한 샤말란 감독의 <똑똑똑> 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