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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부터 정리 들어갑니다. 84일째

84일 조회수 : 1,536
작성일 : 2023-08-27 17:41:27

3일이나 정리글을 못올렸네요

오늘 아침 친정부모님과 약속이 있어 열시쯤 모시러 갔더니 엄마가 그때까지도 챙기지 않고 뭐뭐하느라 정신 못차렸다, 어쨌다 늘어 놓는데 좀 짜증이 올라 오더라구요

엄마는 늘 정신 없어서 뭘 못했다.를 입에 달고 사셨어요

청소 안하고 어지러운것도 정신없어서 약속 시간 늦는것도 정신 못차려서,,이걸 핑계라고 늘 입에 달고 사시니 오늘은 제가 한마디 했어요

나는 평생동안 엄마가 정신없다고 하는 소리만 듣고 살았는데 듣는 사람도 같이 정신 없으니 다른 사람이 듣기에 편한 말을 골라서 하시라구요

그랬더니 엄마는 자식도 많이 낳고 돈이 없어 쪼들리게 살다보니 그런거라며 니가 엄마 맘을 알겠냐고 하시더라구요

자식은 하나를 낳았던, 열을 낳았던 부모 손 떠난지 몇십년이고 돈에 쪼들린것도 애들 한참 키울때 얘기인데 왜 아무것도 걸릴게 없는 지금까지도 정신을 못차리냐고, 설사 정신 없더라도 그건 속으로만 생각하고 입밖에 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말이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하는지 80평생을 살아도 못깨달으시더라구요

잘 사는 친구들하고만 비교하면서 평생 고생만 했다고 하시는 엄마가 저도 진짜 고생만 하신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그건 자기연민이고 자식과 남편에게 행하는 가스라이팅이었어요

이모들 중에서도 제일 편한 남편 만나 살고 있고 사위들 중에서도 아버지만한 사위가 없다는 걸 알면서 엄마는 본인이 너무 잘나서 아주 잘난 남편을 만났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하시는거 같았습니다 

저는 다 늙은 부모님께 싫은 소리해서 뭐하랴..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평생 잘못된 생각때문에 불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는 걸 알아야 마지막 몇년이라도 편하게 살수 있게 해드리는게 아닐까 싶어 한마디씩 하게 됩니다

그리곤 조금 오랫동안 화가 가라앉길 기다려야 합니다

대체 아무것도 몰랐던 자식에게 얼마나 많은, 잘못된 생각과 신념과 행동들을 가르쳤던 것인지, 그게 잘못된 것인지를 깨닫기까지 겪었던 시행착오와 아까운 시간들..

이런저런 생각에 괴로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곤 다시 마음을 고쳐 먹지요

이런 부모님을 만난것도 내 운명이며 인연이고 그동안의 삶도 인연따라 살아온것, 모든 순간들은 인연에 맞게 완벽하게 잘 굴러간것이라구요

모든것이 잘못된거 없이 완벽했다는 생각에 이르니 정신없는 엄마 모습 그대로 좋아보입니다

평생 무뚝뚝했던 아버지도 최선을 다해 사셨다는게 느껴집니다

우리 모두는 그 자리에서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3일동안 정리한게 없어서 글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처음 경험한 일도 있어서 깜빡하는 사이 3일이나 지나버렸습니다

지금도 아버지가 찾으셔서 서둘러 글 마치고 나가봐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는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IP : 118.235.xxx.10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로라리
    '23.8.27 5:45 PM (110.11.xxx.205)

    사랑합니다♡ 멋진 분이시네요

  • 2. 아..
    '23.8.27 5:48 PM (221.140.xxx.55)

    '우리 모두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는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제게 큰 위로가 되는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 3. ..
    '23.8.27 6:08 PM (39.7.xxx.22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지난 뒤에는 원글님과 비슷한 결론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곤 하는데요. 다시 같은 상황에 맞닥뜨리면 어김없이 또 불편한 마음이 불뚝불뚝 올라온답니다. 날마다 연습입니다.

  • 4. 인연
    '23.8.27 6:20 PM (106.101.xxx.77)

    이해했다가
    그런상황 만나면 확 올라왔다가
    또 이해했다가..
    그러나 이렇게 인지하는것 만으로도 성숙한것이라고 제 상담샘이 말씀하시더라구요.
    모두 완벽한 삶이라는 말씀에 저두 위로가 됩니다

  • 5. 좋은글
    '23.8.27 9:00 PM (121.175.xxx.142)

    감사합니다
    백일이 지나도 부담 갖지마시고
    가끔 이렇게 사는 이야기 올려주세요^^

  • 6. 동참62일째
    '23.8.28 5:38 PM (121.167.xxx.7)

    글을 늦게 발견했습니다.
    전 텐션이 훅 떨어져서 개점 휴업 상태였어요.
    뒤집어 엎어 놓고 시간이 길어지니 시각적 공해를 견디기가 어려워서 조금은 치웠어요 ㅎㅎ
    늘 일상으로 해야 할일들을 며칠간 처리하느라 많이 힘이 들었어요.
    전 친정 아버지는 돌아가신지 오래 되었고요. 친정 어머니 혼자 계세요. 남동생은 외국에 있고, 저 혼자 여기에 있어서 어머니 관련 일은 제가 다 봅니다. 어머니가 워낙 독립적으로 잘 하고 계시지만 슬슬 제가 필요해지는 일이 늘고 있어요.
    어제도 휴대폰으로 쇼핑해야 할 일이 있었고, 컴으로 증권사일을 보고 결정할 일도 있어서..한참을 씨름하고 왔어요.
    오늘도 건강 검진을 혼자 다녀오셨는데, 항상 건강하시던 분이 제거해야할 용종이 있다는 이야기에 기운이 좀 빠져 계시더라고요. 가까운 병원 가시라 말씀드리고 전화를 마치고 나니, 아.. 모시고 가야되는 거구나. 싶습니다. 늘 혼자 잘 하셔서 제가 강하게 키우는(?)데.. 이번 건 그러면 안되겠더라고요.
    제가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걸까요? 다시 돌아간다면 언제로 가겠냐는 질문에 전 안가겠다 했어요. 돌아가더라도 같은 선택을 하고 같은 모습이겠더라고요. 당시엔 그게 최선이라 생각했으니까요.
    다만, 지금 아는 걸 유지하고 갈 수 있다면 아이 키울 때로 가겠어요. 왜 그리 야단을 하고 빡빡하게 대했는지요. 작은 아이는 저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지금도 같은 잘못을 하고 있진 않은 지 살피며 지혜를 구하며 삽니다.
    최선을 다해 기를 쓰기 보다 몸에 힘을 빼고 하루하루 충실하게 지내려고 합니다.
    원글님 글 고맙습니다. 쉬엄쉬엄 글 써주셔도 충분히 즐겁게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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