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0대 때 남자 조건 많이 보면서 소개팅 했어요..
다들 조건은 좋은데 안끌렸다가..
40대에 전남친하고 서로 첫눈에 반했네요..
그렇게 2년을 사귀었어요..
사실 조건이 좋지를 않아서.. (집이 없고.. 경제적 여유가 없었어요. 부모님 결혼안한 50세 누나랑 한집에서 살지만 누나, 아버지랑도 사이가 매우 안좋구요. )
처음에는.. 그냥 연애나 하자는 맘으로 시작했는데.. 전남친이 의외로 연애경험이 없어서 생긴거와는 다르게 알면 알수록 너무 순진해서 좋았어요..
그리고 기억 나는건..
만날 때마다 좋은 음식점 가서 맛있는거 사줬어요.. 비싼걸로.. ㅋㅋ 가끔 20만원 넘는 한우도 사주구요..
항상 만나면 좋은 음식점, 까페 동선 생각해 오고.. 일주일에 한번 저 만나서 맛있는거 먹일 때 제일 행복하다구..
나이가 40중반이니 그래도 월급 400은 되겠지 하고 열심히 얻어 먹었는데.. 나중에 알게 된건 공무원을 늦게 돼서 월급이 200만원대였어요.. ㅜ,ㅜ
항상 하루에 3-4번씩 통화하고.. 그 사람 삶에서 내가 1순위였는데..
욱하고 다혈질인 사람인데도.. 그래도 한번도 싸운적이 없었어요..
그렇게 1년 6개월 이라는 시간이 흘러가서 저는 이젠 결혼을 하고 싶어했거든요.. 그냥 "결혼" 자체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남자친구는 "결혼하고 싶지 않다" 였어요..
제가 착각을 한건지.. 저는 나이 많은 사람들은 당연히 결혼 하고 가족을 꾸리고 싶어할 줄 알았어요..
그냥 집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계속 자존심 때문에 말을 못한건가 싶었는데..
남자 친구 말로는.. 제가 가족들에게 많이 사랑받고 살아와서 밝고 행복해서 그게 좋았대요. 그래서 늘 지켜주고 싶어서 잘해 줬다네요.
근데 본인은 폭력적인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 누나들과도 인연 끊을정도로 사이가 안좋다고.. 그래서 가족들 때문에 사는거 자체가 너무 힘든데..
저랑 결혼을 하게 되어서 가정을 또 꾸리게 되면 너무 삶이 힘들 것 같다구요..
저한테 그냥 지금처럼 사귀다가 나중에 방 얻어서 혼인 신고 하고 살면 안되냐고....
저는 저희 부모님도 생각나고 제 인생을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어요.
저는 작년에 40중반 넘으면 임신이 힘들 것 같아서.. 결국 2년만에 남친하고 헤어졌구요
이후 1년 동안 여러사람 만나보았는데..
지금 남아 있는 남자중 전 남친만한 사람도 없고..
그냥 자꾸 생각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