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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침 드셨어요?

요기니 조회수 : 2,842
작성일 : 2022-12-31 07:24:06
4시 반도 안 되서 일어나 재미나게 보던 책을 보다가 배가 너무 고파서 혼자 아침 먹었습니다.
어제 빚은 손만두 두 개, 삶은 달걀 하나, 브로콜리 한 토막, 방울 토마토 7알.
후식으로 사과도 먹고 커피에 어제 선물받은 초컬릿까지 먹고 양치까지 마치니
뭔가 인생을 제대로 사는 기분이네요. 나 이 정도는 누리는 여자야 이런 느낌?

86세 아버지는 아침을 늦게 드셔도 아무 불편이 없으시고 82세 어머니는 눈 뜨자마자 아침을
드셔야 하고 배고프면 피폐해지는(네 저도 그렇습니다) 스타일이세요. 엄마랑 통화하다 아빠가
아침에 침실에서 안 나오셔서 배고픈데 기다리려니 화가 난다 하시길래 먼저 드시지 왜 화를
품고 계시느냐 했더니 수화기 너머 엄마의 뭔가 큰 깨달음을 얻으신 분위기를 감지한 뒤로는
공복을 견디지 않고 내 배를 먼저 채우는 제 삶의 지혜(라고 쓰면 지혜가 기분 나빠할지도 모르지만)가
뭔가 뿌듯합니다. 나는 나를 사랑하니까 배고프게 두지 않겠어 이런 너낌이죠.

82의 어느 댓글에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이 좋다는 글을 보고 도서관에 가서 빌려 
읽고는 거기서 파생된 팟캐스트도 듣고, 언급된 책도 빌려 읽고, 다른 팟캐스트도 듣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광고회사 카피라이터인 김민철님의 '내 일로 건너가는 법'이라는 책인데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철저히 혼자 하는 일인데 왜 남의 회사 얘기, 팀장으로 일하는 얘기, 회의하는
얘기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아껴가며 읽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 느낌은 마치 낮잠자는
아기가 일찍 깰세라 초조한 엄마 느낌? 아이 일찍 재우고 야식 먹는 엄마 느낌? 늦잠 자는 남편이
깰까봐 초조할 지경입니다. ㅎㅎ

혹시 중간 관리자이신 82 언니 동생들 있으시면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서 데우지도 않은
만두를 씹어먹고도 행복이 차올라서 컴퓨터 켜고 정성스레 써봅니다.

올 한해도 82의 여러 지혜로우신 분들 덕분에 잘 보냈습니다. 

'해주세요'앱 알려주셔서 롤스크린 고장났을 때 남편이 고쳐줄 때까지 고통받지 않고 당일에 속시원히
해결했고요.

아픈 몸 때문에 우울할 때 다른 분들이 쓰신 글과 댓글로 덩달아 위로 받았습니다.

유지니맘님 덕분에 연말에 마음 따수운 일에도 동참할 수 있었고요.

무엇보다 이 시대를 생활인으로 성실히 살아가시는 여러 언니 동생들이 모습에서 저도 단정히 살아내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과정에 혼자가 아니라는 게 위로가 됐습니다.

이런저런 걱정도, 두려움도 많지만 어느 책에선가 읽은 말처럼 행복은 저축하지 말고, 걱정은 가불하지 
말자는 말을 기억하며 2023년도 제 나름의 속도로 잘 살아보려 합니다. 

아침식사로 시작해 책 추천으로 갔다가 82예찬으로 끝나는 아무 말 대잔지 마칠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IP : 59.6.xxx.156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2.12.31 7:30 AM (116.42.xxx.47)

    부지런하신 원글님
    아침부터 행복바이러스가 몽글몽글 묻어나는 글이네요
    급 아침메뉴 따라하고 싶어지네요
    원글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 ㅇㅇ
    '22.12.31 7:31 AM (175.207.xxx.116)

    글 재미있게 읽었어요^^

    내 일로 건너가는 법
    (무엇을 건너간다는 걸까요 궁금증 유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메모해둘게요

  • 3. ㅇㅇ
    '22.12.31 7:35 AM (218.158.xxx.101)

    우왕
    부지런하세요~~
    저는 이제 일어났어요
    주중에 5시 50분에 일어나서
    오늘도 그시간에 눈이 떠지긴했지만
    꿀맛같은 이불속을 나오지 못해서
    뒹굴뒹굴 ㅎ

    원글님은 오늘 아침 저에게도
    뭔가 깨달응을 주셨네요.
    새해엔 나도 이렇게 단정하게 살아봐야
    겠단 깨달음이랄까요 ㅎ
    좋은 책 추천도 감사하고
    글을 통해 저도 몇가지 새해 계획을
    세우게 돤것도 감사드려요.

    새해에도 행복하세요~~

  • 4. ....
    '22.12.31 7:36 AM (1.241.xxx.172)

    행복은 저축하지 말고
    걱정은 가불하지 말아라

    아침부터 책 읽는 원글님 멋짐
    글 감사해요^^

  • 5. ㅎㅎ
    '22.12.31 7:44 AM (58.233.xxx.246)

    부지런한 원글님^^
    저도 좀전에 식빵에 달걀 후라이에 버터와 크림치즈, 딸기쨈 듬뿍 발라 커피내려서 먹었어요. 내가 젤 좋아하는 아침식단입니당 ㅎㅎ
    23년 계획을 구상하다가 행복이 묻어나는 이 글을 읽었네요. 미소가 지어지는 편안한 글이요^^
    해주세요 앱? 제가 놓친 부분도 알려주셔서 새롭게 배워갑니다. 감사감사~
    이 커피 다 마시면 운동 가려구요.
    22년 마무리 잘하시고 건강하세요~~

  • 6. mnm
    '22.12.31 7:59 AM (49.166.xxx.172)

    2022년 마지막날 아침에 처음으로 읽은 글이 이 글이어서 참 좋습니다.
    내년에도 종종 자주 부탁 드릴게요^^

  • 7. ㅡㅡ
    '22.12.31 8:01 AM (116.37.xxx.94)

    원글님글 너무좋습니다
    친정어머니처럼 깨달음이 온달까?ㅎㅎ
    새해엔 더 평안해볼게요

  • 8. ㅇㅇ
    '22.12.31 8:10 AM (116.34.xxx.239) - 삭제된댓글

    해 주세요 앱?
    처음 듣네요

    나름 82죽순이였는데
    요즘 대^충 드나들고 있답니다 ㅠㅠ

    연말을 훈훈하게 장식해 주시는 님
    멋장이
    따스한 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9. 예쁜 글에 미안
    '22.12.31 8:34 AM (1.238.xxx.39) - 삭제된댓글

    하지만 혹 출판사 마케팅은 아니겠죠??
    글 느낌이 넘 좋아서 더 출판사 같아요ㅎㅎ

  • 10. 자기 전
    '22.12.31 9:26 AM (59.6.xxx.68)

    다음 날 아침 먹는 걸 기대하면 잠드는 아줌마예요 ㅎㅎ
    이른 저녁을 먹고 잘 즈음이면 배가 다 꺼지고 위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배고픔이 좋아요
    위장이 오늘의 내 할 일 다 끝내고 이제는 쉴 시간이라고 룰루랄라 휘파람 부는 소리 같아서
    그리고 아침 5시 반이면 칼같이 대장이 저를 깨웁니다
    화장실 가라고
    가서 조금도 남김없이 다 내보내면 제 뱃속은 깨끗이 닦여서 음식 담을 준비를 마치고 대기중인 그릇처럼 준비가 끝나는거죠
    그런 상태에서 먹는 아침은 꿀맛x꿀맛입니다 ㅎㅎ

    그리고 나면 집에서 저에게 맡겨진 아침 일과를 즐겁게 해내고 휴식의 시간으로 들어가죠
    역시나 휴식은 일 뒤에 와야 제맛입니다
    학생들 방학이 고되고 지겨운 학기의 뒤에 오기 때문에 좋아 죽겠는 것처럼 ^^
    누군가 수험생일 때 몰래 틈내서 하던 게임이 대학에 들어가서 해보니 재미가 없어서 쉽지않은 자격증 공부하며 틈틈이 했더니 다시 그 재미를 찾았다는 이야기가 단박에 이해가 갑니다
    그 휴식 시간에 하늘도 보고 흘러가는 강물도 보며 몸을 쉬게 두는 동안 좋은 글을 읽으며 정신을 채우면 또 쏙쏙 들어옵니다
    역시 모든 것은 균형이죠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일과 가정 사이에도, 나의 신체와 정신 사이에도, 나와 82 사이에도 ㅎㅎ
    이렇게 밸런스 잘 잡는 분들이 계신 82를 아끼지 않을 수 없네요
    마무리와 시작은 꼭 연말연시만의 것이 되지 않도록 후회없이 내 인생 사는 날들이길 바랍니다^^

  • 11. 아침
    '22.12.31 9:48 AM (125.178.xxx.243)

    이란 글자에 클릭했다가 맘이 포근해진 사람입니다.2023년에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 12. 아유..
    '22.12.31 9:56 AM (223.52.xxx.177)

    기분좋은 글입니다.
    원글님 그리고 82형제 자매분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셔요.

  • 13. ㅇㅇ
    '22.12.31 10:23 AM (211.108.xxx.164)

    책추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4. 봄봄봄
    '22.12.31 2:09 PM (113.210.xxx.125)

    읽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져 버렸어요, 캭~
    그래서 저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좋은 말이
    하고싶어져 버렸지 뭐예요?

    올 한해도 모두 고생 많으셨어요.
    전 내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모두들! ^^*

  • 15. 샤르르
    '22.12.31 3:22 PM (210.99.xxx.198)

    원글님 글도 고맙고
    자기전 님 댓글도 좋고
    모두모두 안아주고 싶은 사람들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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