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역에 자연산 전문인 횟집인데요.
유명 정치인이 차린 곳으로 잘 알려졌고, 지금은 주인이 바뀐 것으로 알아요.
얼마전 한접시에 11만원하는 광어회를 먹으러 갔어요.
스끼다시 나오고 회가 나오는데
한눈에 딱 봐도 회 전체에 붉은 기가 도는 거에요.
광어가 뽀얘야 하는데 이상하다 하면서도
설마 이런 집에서 손질을 잘못 했을라구.. 하는 마음으로 두어점 집어 먹었습니다.
나름 유명하고 손님도 많은 집이니까 의심하질 않았죠.
그러다 지느러미쪽 살을 집었는데 안쪽에 피가 묻어 있더군요.
종업원 불러서 이게 뭐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종업원 왈 "아까 접시 딱 받아 들었는데 이걸 어떻게 먹으라고 주나 싶었다"는 거에요.
'아니 그러면 갖다 주질 말았어야지!'라고 햇더니
'칼잡이들한테는 그런 말 못한다' 이러는 거 있죠.
그리고는 어이없어 하는 저희에게 '주방장 불러서 혼을 내주라'고 소근대는 겁니다.
나원참..
주방장 불러달라고 했죠.
한참 지나서 주방장이라는 아저씨가 큰 접시를 손에 들고 오더니
'손님이 많아서 피를 제대로 못뺐다'라면서 '민어 좀 가지고 왓으니 먹어보라' 라고 합니다.
마치 컴플레인 예상했다는 듯 입막음용 접시를 들고 나타난거죠.
저희가 '민어는 됐고, 어떻게 이런 걸 먹으라고 내올 수가 있나' 라고 햇더니
대충대충 넘기려는 태도로
'그래서 비싼 민어 내왔다. 먹어보라' 이러는 겁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다 나오대요.
이삼만원짜리 광어 파는 집도 아니고
그런 유명한 집에서 하는 짓이..
결국 '광어 다시 해달라'고 했는데
두번째 나온 접시도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어요.
친구한테 사는 자리라 제 값 내고 왔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네요.
그 집이 예전의 그 집이 아니었어요.
분기에 한번은 가던 집인데 이제는 안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