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태풍이 온산을 뒤흔든 덕분에
무엇부터 먼저 손을 봐야할지 헷갈리는 와중에서도
그래도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는......
7천평가량의 밤나무산이 마치 폭격을 맞은듯
여기저기 나무들이 뿌러지고 뽑힌 와중에서도
태풍을 견뎌낸 녀석들은 예쁘게 밤을 맺고 있습니다.
지난해 밤이 흉작이었던 것에 비하더라도
올해는 작년수확량의 절반정도도 않될 것 같네요.
아내와 함께 부지런히 주워보지만
이맘때면 온산에 밤이 쫘~악 깔리다시피 해야 하는데......
태풍피해로 기운이 쪼~아~악 깔립니다. ^ ^*
김장배추와 무우를 심느라 걷어낸 넝쿨에서
오이며 호박을 따서 달구들 간식으로 드시라고......
역시 걷어낸 고추대에서
붉은고추와 풋고추 그리고 고춧잎을 따내는 중입니다.
풋고추 보내드리기로 약속한 분들이 계신데
이래저래 정신이 사납다보니 아직도 보내드리질 못하고......ㅠㅠ
정신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고구마순을 뜯습니다.
나물도 해먹고 닭들도 먹이고 토끼도 먹이고......
물버섯이지만 올들어 처음으로 표고가 많이 달렸습니다.
칼라강판을 올려놓고 햇볕에 살짝 말리고......
원래 올 가을부터 표고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시기인데
벌써부터 은근히 기대가 됩니다.
짧은 하루해를 원망하며
경운기 탈탈거리며 산을 내려오는 와중에도
짐칸에 한가득인 수확물 보담은
흉작중에 흉작이 되어버린 밤에 대한 아쉬움이 더 허전한 이 욕심이......
아직 사람되려면 멀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