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두개 따먹기도 힘들던 토마토가
비가 그치고 해가 나면서 한번에 익어갑니다.
푸릇해보여도 맛은 아주 좋습니다. 진짜 토마토의 맛이라는......
망할~ 거의 혼자 즐기던 맛을 이젠 마누라랑 애들에게 들켰으니
이젠 당쇠의 몫은 읍따~ 입니다.
참 오묘한 것이 자연의 섭리입니다.
해가 이렇게 소중한 것인데......
닭들도 해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산란율이 떨어집니다.
일반적인 공장식양계는 항상 80%이상의 산란율을 자랑하지만
자연양계는 잘해야 40%의산란율에
덥거나 춥거나 흐린날이 이어지거나 하면
산란율율은 뚝 떨어져 20%를 밑돌때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마음이 타들어 가기도 합니다.
주문한지 보름이 지났는데 하고 화를내며 주문취소를 하기도 하고......
뭐~ 그것도 내 복이고 그분의 복이니......
작물이며 가축이 그러하듯이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시간의 여유를 두고 천천히 이것저것 느끼며 살아가야만
사이비농부와 같은 가벼움이 없다는거......
무식한 상고출신의 20대가 죽기살기로 승진시험에 매진할때
아버지가 그러셨습니다.
'너무 무리하지 마라. 삶의 끝에서는 승패가 없단다'
전국 최연소부장이니 상무니 지점장이니 승승장구하던 어느날
미련없이 사표를 냈습니다.
제대로된 성장의 단계를 밟지못한 채소와 같았던 신세......
주변 은행권들의 파격적인 러브콜이 다 귀찮았습니다.
자아를 잃고 살아가는 무의미함이 싫었으니.
드립다 비료며 농약으로 혹은 그와 비슷한 것으로
빨리 보기좋게 맛있는 과실만 얻으면 되는 지금의 농업처럼......
자연농업을 스스로 터득하겠다는 노력이 올해도 꽝입니다.
닭똥을 주었더니
웃자람이 심하다는것.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구하기 힘든 닭똥이지만;공장사료 혹은 유전자곡물을 먹인 축분은
국제유기농기준에서 제외시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기준을 삭제시켰습니다. 그런
축분은 구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사이비농부도 이제 철이 들 나이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작물도 닭들도 철이 들어야지 싶은 마음입니다.
천천히 자연그대로의 토양속에서
채소들도 그 자연의 느림과 오묘함을 체감하며 자라기를
그래서 그것을 먹는 식탁에서 자연의 이치가 되살아나기를......
혹여 유기농을 하시는 분들이 맘상해 태클걸기 없기 입니다.
이건 그냥 농업에 관한 제 가치기준을 말하려는 것 뿐이니까요. 태클이 참 무서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