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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양계이야기

| 조회수 : 4,835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7-13 20:53:00

어떤 유명한 분이 쓴 책이 자연양계의 바이블처럼 여겨지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대로 해보니 꽝~

하긴 뭐 일본인이 쓴 책을 베껴쓰다시피 한 것이니......

뭐든지 내 스타일이 중요하다는거.   개같은 성질의 개성이랄까......

 


그래서 다시 맘을 고쳐먹고는

엄마표 혹은 할머니표 닭키우기......

 

올초에 돌아가신 어머니는 -물론 할머니도-

달구들을 그냥 마당에 풀어 놓으셨습니다.

마당으로 밭으로 돌아다니며

풀도 뜯어먹고  벌레도 잡아먹으며 그렇게 놀던......

 

차이가 있다면

봄에 병아리장수아저씨한테 산 녀석들이

겨울을 나기전에 모두 화장실에  쌓이는 것이랄까......

 

우리 달구들은 저와 동업자의 지위라서

절대로 정화조에 들어갈 일은 없습니다.

알을 못낳더라도 천생은 보장한다는 것.

천부계권설이랄까......

닭의 수명 20-30년이니......

 

 

 


근래에 들어 친환경상업주의가 판치는 모양세입니다.

저도 그 부류의 하나라는......

 

유전자조작곡물을 먹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스트레스받은  가축들에게서 얻어지는 육류며 부산물의 위험성을

한참 떠들어대며 입에 게거품을 물던 제 모습은

 

근래에 대선주자들이 저마다 재벌개혁을 요구하니

고용이 어쩌구 경제성장이 어쩌구하며

국민들을 협박하는 꼬라지나 다르지 않았구나 싶기도 합니다.

 

고용이구 개나발이구간에

경제성장이라는 것은 사람사는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기에

그래서 1500년대부터 1900년 초까지

물가상승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는 것이 의문에 가까운

그런 웃기는 상황에 다다른 경제체제이건만

 

우쨌거나 우리닭장바닥의 흙은 진짜로 쌓여가는 중입니다.

풀이 무성한 봄부터 가을까지 매일아침 두세지게씩 풀을 베어다가

-몸에 그렇게 좋다는 쑥은 필수적으로 하루 한지게씩-

닭들에게 먹이고 남는 것들은 흙바닥과 섞이며

닭똥을 흡수하고 그것이 발효가 되어 닭들의 또다른 먹잇감이 되기도 합니다.

 

 


지가 얼마나 무식한 놈인지

최근에야 자연방사의 개념을 이해했습니다.

 

자연방사라는 것이 닭들이며 가축을 자연속에 풀어 놓는 것이 아니라

닭들로 꽉찬 닭장안에서 그나마 비비적거리며 돌아다니기만 해도

그게 자연방사라는 것을......

 

아~   그렇구나 싶었습니다.

자연방사유정란이라고 무지하게 좋은 계란이라고 떠들어 대는

그것도 인증서까지 갖춘 계란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이  그래서였구나~

그래서 몇천 몇만마리를 키우는 닭장앞에 풀들이

룰루랄라 하면서 초원을 이루며 잘 자라고 있었구나 싶은......

 

 

여기서 잠깐~~~~~~

혹시라도 계란장사하려고 글쓴다고 태클들어오실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 계란주문 못받습니다.

지금도 계란주문이 밀려서 아주 죽겄어여~

주문해보신 분이 혹 계시다면 아시겠지만

일주일에서 보름정도 계란주문이 밀려있는데다가

지금은 아예 새로 들어오는 주문은 받질 않습니다.

그냥 올바른 먹거리에 관한 얘기를 하려고 하니

제에발 태클좀 걸지 마세여~~~

닭300마리가지고 시장점유율을 높일수도 없거니와

제 게으른 성격상 300수가 넘어가면 제 삶이 괴로워지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다큐에 나온 아주 유명한 자연양계를 하시는 분인지 놈인지의 이야기를

아주 심각하게 몇번이고 다시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저같은 싸가지없는 사이비농부의 입에서 나오는 딱 한마디는

저런 사기꾼자식~   퍼런기와집의 양치기랑 꼭 닮은......

 

소비자는 겉모양이나 맛만 보고 결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잘난인간의 없어 못파는 계란을 낳는 닭들이 먹는 먹이의

60%가 공장사료라는 거......   아놔 ~  

하긴 뭐 닭장안에서 비집고 다니는 공간만 있으면 자연양계이니...... 

 

 

진짜 자연양계 혹은 전통양계를 하시는 분들이 국내에 꽤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분들이 생산하는 계란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0.0000001%  미만이라는 거~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존재합니다.

장님상태의 코끼리 다리전문가 혹은 코전문가  혹은 귀전문가......

 

98년 롱텀캐피털사태가 지금의 경제체계의 허구를 표출했지만

10년이 지난 2008년에  또다른 사기경제가 표출되었고

지금도 자칭전문가들은 유럽발위기가 어쩌고......

 

그들은 진짜 중요한 것이 뭔지도 모르는 모양입니다.

유전자조작곡물이 들어간 가축들의 먹이가 우리인류에 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지

광우병을 일으키는 프라이온단백질이 왜 치명적일지는 상관이 없습니다.

며칠전 구속된 상왕인지 뭔지하는 개자슥과 그 동생자슥이라는 것들처럼

저만 잘 처먹고 배부르면 그만이니 말입니다.

 

농부들을 식품원료의 채집자로 전락시킨 식품법을 만든 식품회사들과 관료들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건강보험료로 사회적비용을 낭비하고 많은 이들의 삶을 망칠것인지

그리고 미국발위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고 -역사의 시계로 보자면 코앞인데-

그것으로 인하여 -기축통화가 무너졌을때- 진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 해법을 만들어가기위해 엄청난 시간과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물론 그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저같이 없고 무식한 놈들의 몫이겠죠.

 

 

무엇을 먹을 것인가 또는 무엇을 할 것인가는

당연히 개인의 자유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말입니다.

 

하지만 기왕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진짜먹거리 진짜경제 진짜민주화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투신하듯이

진짜먹거리를 위해 투신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당장 끼니거리를 걱정해야 하지만  뜻을 굽히지 않는......

기왕이면 그런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셨으면 싶습니다.

 

자연양계 마안세~~~   경제민주화 마안세~~~    따알꾹~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럼에도
    '12.7.15 11:05 AM - 삭제된댓글

    엔간한 뚝심 아니고는 초심지키기 어렵지요.
    온갖 상황과 역경이 초심을 아예 싹뚝 잘라버리기도 하고..
    농부님 사진 속 닭들, 참 건강해 보여요.
    어릴때 몇마리 풀어 기르며 설거지물 버릴때마다 몰려와 밥풀찌꺼기 주워먹던
    추억속의 달구들이 저도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 게으른농부
    '12.7.15 7:27 PM

    밥찌꺼기를 주워먹던 그녀석들이 진짜 닭이겠지요.
    넘치는 먹거리가 우리인류의 미래를 갉아먹는다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 2. 화이트린넨
    '12.7.16 12:50 PM

    달구들이 단단해 보입니다. 저희 동네엔 야생칠면조들이 사는데, 대량으로 기르는 뚱뚱한 칠면조와는 달리 삐쩍 마른 놈들이 가파른 언덕과 숲을 헤치고 다니는 것을 보면 생명력(?)을 느낍니다. 자연방사로 키우는 닭과 가둬서 키우는 닭은 여러 면에서 확실히 큰 차이가 있겠지요.

  • 게으른농부
    '12.7.16 2:09 PM

    닭이 아주 예민한 생명체입니다. 나름 머리도 좋고 집단화된 일종의 사회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24시간 경계병이 있고 수컷들은 철저하게 암컷들을 보호합니다.
    언젠가 키우던 개가 풀려 닭장운동장으로 울타리를 뚫고 들어갔을때
    모든 수컷들이 암컷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제히 달려나와 개와 죽기살기로 싸우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찔끔 훔친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훌륭한 녀석들을 그저 ...... ㅠㅠ

  • 3. 오지팜
    '12.7.17 7:02 PM

    사료 안먹이나요?

  • 게으른농부
    '12.7.17 7:49 PM

    저도 공장사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리에서 도태되어 아주 병약한 녀석들에게 극약처방으로 사용하기도 하죠.

    나이어린 녀석을 무리하게 합가시켰다던지
    혹은 다치거나 해서 힘이 없는 녀석들을 대상으로 사용하는데
    한번 공장사료를 먹이면 대략 한달정도는 격리를 시켜둡니다.

    그중에 혹률상 절반정도는 다시 살아나서 정상이 되지만 나머지는......
    그럴때마다 속은 뒤집어 지기도 합니다. ^ ^

  • 4. 오지팜
    '12.7.17 8:07 PM

    사진보니까 모이통에 사료주는것 같아서요.(뭐눈에 뭐만보인다고..ㅎㅎㅎ)

    그런데 사료는 대부분 곡물인데 거의 수입해서 배합해서 판매하는데
    사료 안주고 키우기 쉽지 않죠..
    저도 토종닭 (청리닭) 키우고 있는데 사료 안주고 키우기가 쉽지 않더군요.
    사료값이 또 비싼긴 엄청비싸잖어요.
    사료 안줄려고 싸리기 줘 봤는데 영향부족인지 때깔이 안나요.

  • 게으른농부
    '12.7.17 9:16 PM

    ㅎㅎㅎ 닭장안에 있는 녀석들은 공장사료를 먹이지 않습니다. ^ ^
    공장사료를 먹이는 놈들은 따로 격리되어 한동안 따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저희도 청리닭인데 처음 입추하고 3개월정도 공장사료를 끊으며 청치로 바꾸느라 고생 많이 했습니다.
    먹이를 바꾸며 받은 스트레스로 많이 죽어나가기도 했고......

    먹이통에 있는 것은 청치랑 색채미 그리고 어분과 굴껍질가루입니다.

    기왕 닭을 키우시면 먹이를 바꿔보세요.
    공장사료보다 부족한 영양분은 자기들이 알아서 찾아 먹습니다.
    저희는 300수정도를 2천평정도에 방사중이거든요.
    물론 때깔 안나기도 하겠지만 먹이지 말아야 할 것을 먹이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습니다. ^ ^

    싸래기나 청치만으로는 많이 부족하고요.
    그 부족한 부분을 각종 풀들로 가을까지 보충해주고
    -이따금 과일도 사다가 주기도 합니다. 콩은 일주일주기로 삶아서 주어야 하고요-
    겨울에는 주로 배추, 무, 시금치, 보리싹, 밀싹을 직접 재배해서 저장하거나
    비닐터널등으로 보온해 주면서 키워서 먹이곤 합니다.
    계란 한알에 750원을 받는데 그래도 남는것은 별로...... ^ ^

    공장사료를 먹이지 않고 닭을 키우는 것은
    제 인내심의 한계를 극복하는 노력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정말 어렵습니다. ^ ^

  • 5. 이현주
    '12.7.20 11:01 PM

    시골로 이사와서 재미삼아 키운닭이 열마리..
    저도 사료 대신 밥찌꺼기... 오전에 닭장문 개방..
    하루종일 풀뜯고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닭장으로 재입장..
    저도 농협서 파는 닭사료는 싫어서 밥 찌꺼기만 고집한답니다^^

  • 게으른농부
    '12.7.21 6:33 AM

    그게 진짜 닭인데...... 옛날에는 다 그렇게 키웠잖아요.
    닭키우는게 재밌으실 것 같아요. 이따금 병아리들도 까서 데리고 들러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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