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2월 22일자 경향,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프레시안, 미디어오늘 만평

세우실 조회수 : 110
작성일 : 2011-02-22 08:42:46
_:*:_:*:_:*:_:*:_:*:_:*:_:*:_:*:_:*:_:*:_:*:_:*:_:*:_:*:_:*:_:*:_:*:_:*:_:*:_:*:_:*:_:*:_:*:_

실용이란 놈을 찾으러 문경새재부터 달래강까지 숨차게 뛰어다녔다.
실용아 어딨니 실용아! 나보다 300살은 더 먹은 주목에게도 물어보고
새재를 넘는 사람들 굽어보다 일제 때, 송진 강제 공출하느라
몸에 깊은 칼을 맞은 조령 적송에게도 물어보았다.
관문에서 어묵을 파는 아저씨한테도 물어보고 백두대간에서 풍찬 노숙하기를
집인양 하던 산사람에게도 물어보았다.

달래강의 다슬기에게도, 얼음장 밑에 숨은 꺽지에게도
무르팍이나 적시고 말 수심의, 종이배나 띄웠음 적당할
강물에게도 물어보았다. 한결같이 안다는 답이 없었다.
섬진강가에서 잔뼈가 굵은 쌍칼 형님께도 물어보았다.
그 강도 댐을 막으니 물길이 탁하고 물이 줄어 옛날에 비하면 어림도 없더라고
강가의 숫염소처럼 순한 풀을 씹을 뿐이셨으나,
그의 머리에도 단단한 뿔이 돋고 있었다. 여차하면 들이받을 듯,

묵언으로 살고 흐르는 것들은 실용이니 참여니 국민이니 독재니
전에도 살았던 것들이고, 저 잡것들이 기저귀 차기 전에도
순명대로 흐르고 살았던 것들이어서 그런지
숨 가쁘게 달려가는 것들을 너그럽게 바라볼 뿐이었다.
모래톱은 어떻게 말했던가.
수백만 년 풍화를 겪으며 알알이 밀려 온 모래톱은
실용이란 놈이 모래무지처럼 제 품에 숨은 적도,
품어준 적도 없더라고 하였다.
여차하면 시멘트에 제 몸을 섞어주지 않을 듯하였다.
그래, 모래는 낱낱이 흩어짐으로 산하를 도와줘야 하리라

벙이 삼룡이도 아니고 유령이 실용實用이!
연암, 다산이 생환하신다면
곡학아세의 표본들을 수원화성 거중기에 달아 삼박 오일 간 북어처럼
말려 때려줄 놈이로다 ― 하실 것을 직감하면서
대답 없는 실용이를 찾아 부르고 불러보았다.

혹 그는 짝퉁 이순신이었던가
― 짐에게는 하루 12척의 바지선을 운송할 수 있는 운하가 필요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업자들과 토호들의 이익과 정권유지를 위하여
능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물리칠 수 있습니다 ―

졸지에 물리쳐야 할 왜적인양 오인 표적된 우리는
실용이를 찾아 족치러 날밤을 새며 쫓아다녔으나 빌어먹을
탄금대에 빠져죽었는지 남한강에 쓸려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단언컨대 아무리 실용적으로 실리적으로 생각해봐도
실용이는 들어간 만큼 돈을 되돌려줄 자도,
만인을 강물에 띄워 평온히 유람시킬 자도,
물이 썩으면 그 모든 강물을 갈아줄 자도,
똥물을 더불어 마셔줄 자도 아니었으며,
국내산 생수가 떨어지면 에비앙 생수, 바이칼 호수를 공수해 들이킬 자들,
그리하여 실용이는 이 나라 이 산하가 제 것이 아닌 것들.
내가 얼핏 본 실용이는 전봇대 뽑힌 자리에 여전히 전봇대가 있는 줄 알고
개발―을 높이 들어 조건반사 하듯 오줌이나 갈기는 것들.

자신의 멀쩡한 내장을 스스로 파헤쳐 건강하게 살아가는 제 몸이 어디 있단 말인가!
고작 20년도 못 살 인간의 망상을 비웃으며 강물은 흘러가고
은유가 아니라 직설로 직설로 욕지기를 뱉으며 흘러가고
서정과 정치는 딴 몸이 아니라 꾸짖으며 흘러가고
눈 털어낸 솔잎은 더욱 푸르게 허공을 찔렀다.
그리하여 강물은 곡선이었고 비명은 직설이었다.


           - 문동만, ≪직설의 강물 ― 실용實用이를 찾아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1년 2월 22일 경향그림마당
http://twitpic.com/428han

2011년 2월 22일 경향장도리
http://twitpic.com/428gvg

2011년 2월 22일 한겨레
http://twitpic.com/428gdj

2011년 2월 22일 한국일보
http://twitpic.com/428g7f

2011년 2월 22일 서울신문
http://twitpic.com/428h3g

2011년 2월 22일 프레시안
http://twitpic.com/428gpn

2011년 2월 21일 미디어오늘
http://twitpic.com/428fwc









젠장.... 아테나 보면서 현실감 떨어진다고 했더니 그게 현실을 반영한 것이었어....










―――――――――――――――――――――――――――――――――――――――――――――――――――――――――――――――――――――――――――――――――――――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100년 전에 여자에게 투표권을 달라고 하면 감옥에 집어 넣었습니다.
50년 전에 식민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면 테러리스트로 수배당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 장하준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1445 올해는 에어컨을 장만할생각인데.. 요즘예약판매할때 구입하는거랑.. 2 에어컨 2011/02/22 326
621444 교복을 물려받는데 사례를 어찌해야할지 어렵네요. 7 예비중맘 2011/02/22 616
621443 피아노개인레슨선생님 면접? 어떻게 하죠? 4 커피중독 2011/02/22 585
621442 국정원 직원이 안걸렸다면 그것은 아주 잘 한건가요? 스파이없는 나라 없잖아요 3 궁금해서 2011/02/22 554
621441 우리땅 이제 ... 7 눈물만 2011/02/22 575
621440 보육료 지원할때 유치원이름 말안해도 되나요? 3 강캔디 2011/02/22 246
621439 흑염소가 정말 몸에좋은가요. 8 산사나이 2011/02/22 891
621438 뽀로로 우표 필요하신 우체국으로 지금 가보세요... 6 우표 2011/02/22 937
621437 제 다이어트식단좀 봐주세요. 5 . 2011/02/22 603
621436 언니가 너무하네요 10 어이구 2011/02/22 1,799
621435 생리를 8일째하네요 2 걱정 2011/02/22 412
621434 이번에 재수 시작한 딸이 문과에서 이과로 바꾸겠다는데......가능할까요? 8 외고 졸업생.. 2011/02/22 952
621433 여주프리미엄아울렛 최근에 다녀오신분들께 질문드려요 3 버버리 2011/02/22 817
621432 2011년 2월 22일자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1 세우실 2011/02/22 89
621431 위대한 탄생의 김태원에 대한 기사 4 샬랄라 2011/02/22 2,041
621430 저번에 신랑 mba 글 올렸었던.. 7 신랑 2011/02/22 747
621429 밑에 전업주부 얘기가 나와서요. 2 고민 2011/02/22 538
621428 앞으로 국격 운운하는 놈들은.. 2 사랑이여 2011/02/22 244
621427 방배동 사는 분들 계세요? (부동산 질문) 5 아줌이 2011/02/22 901
621426 [펌]일자리를 찾아 온 스웨덴의 젊은이들 18 faye 2011/02/22 1,075
621425 유인나의 매력적인 입술 & 섹시한 입술이 매력적~’해석 12 매력포인트 .. 2011/02/22 938
621424 이런아이을 어떻게해야 하나요? 7 커피한잔 2011/02/22 660
621423 초보 직장인, 돈 모으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5 잘 살아보세.. 2011/02/22 723
621422 워킹화 사신었는데 오히려 발바닥과 종아리가 아픈건 뭔지;; 8 쿠션. 2011/02/22 1,433
621421 통지표에까지 오른 '주변정리 못하고 물건 못 챙기는거' 어쩌면 좋을까요? 4 드디어 통지.. 2011/02/22 919
621420 Jk님 자제하시죠 이제 질립니다 30 글쎄 2011/02/22 2,179
621419 삼성 지펠냉장고 소음문의드려요 4 괴로운이 2011/02/22 804
621418 꿈해몽 부탁드려요 질문 2011/02/22 99
621417 런던 블로거 그만 2011/02/22 451
621416 2월 22일자 경향,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프레시안, 미디어오늘 만평 1 세우실 2011/02/22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