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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자식키우기 더욱 힘들듯(한숨만)

내생각 조회수 : 1,271
작성일 : 2011-02-22 03:47:29
현재 내신제도는 9등급의 상대평가이다.
수시전형에서는 이 내신등급을 적극 반영하여 학생들을 뽑기도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마다 분위기가 다르니, 1등급이라해도 다같은 1등급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수능등급컷이 나왔고, 결국 수시에서는 합격했는데 수능등급이 안나와서 탈락하기도 한다.

이제는 고교내신을 절대평가로 한다고 뉴스에 보도되었다.
나름 일리는 있다.
특목고나 강남처럼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지역은 우수내신등급이 여러 학생에게 나눠지는데다
성적좋은 학생들끼리 경쟁해서 1등급, 2등급을 매기니 그런 학교 입장에선
내신등급제도가 불합리하기 짝이 없을 수 밖에 없다.

30년전 나의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같은 도시의 고등학교들은 다들 비슷비슷한 실력을 갖고 있었다.
다만 인문계이냐? 실업계이냐? 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고교평준화로 인해 인문계(일반계)고등학교에서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모두 함께 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우정을 나누었다.

그런데 아파트단지가 곳곳에 생기면서 약간씩 변화가 생겼다.
아파트에는 나름 앞서가는 부모들이 모여들었고 그 주변의 고등학교들이 뜨기 시작한 것이다.
강남과 강북의 격차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이제는 그 간격을 뛰어넘을 수 없을 만큼 커졌으며
공부좀 한다하는 학생들이나 부모의 교육열이 높은 집은 모두모두 강남으로 모여들어
우수한? 학생들끼리 피말리는 성적경쟁을 하게 되었다.
반면 버림받은 강북? 혹은 지방농어촌은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들로 교실이 피폐해지기 시작하였다.
아마 지방의 농촌출신 고등학생들은 미래에 88만원 신노예가 되는 ...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어느덧 특목고까지 생겼다.
처음엔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특목고가
이제는 서울대를 무더기로 입학시키는 귀족학교로 부상하였다.

이제 학부형들은 강북에서 강남으로... 일반계고 보다는 특목고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복병이 내신이었다.
그래도 연고대가 특목고는 내신8등급이라도 뽑아가주니 특목고의 구세주가 되었고
(사실 말도 안되는 조치다.)
하늘의 별따기 서울대 입학자를 제외하면
일반계고 출신은 특목고 싹슬이 연고대는 매우 어렵고
공부를 잘해서 아주 잘 들어가면
서성한 중경외시 에 입학하는 것이다.
그것도 강남인 경우 수시로 합격하는 경우는 내신 때문에 힘들고
거의 정시로 뚫어야 한다.

나날이 수능정시의 문은 좁아지고 있다.
강남대치동에서 공부시킨다는 자체가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으로 더더욱 자리가 줄어진
정시만을 위해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정시에서는 무시무시한 재수생과 싸워야 한다.
오죽하면 강남지역 고교졸업생의 90프로가 재수(반수, N수)를 할까?

다행히(?) 내신절대평가가 나왔다.
사실은 매우 씁쓸하다.

이런 조치는 더욱더 서울편중, 강남편중, 특목고편중을 심화시킬 것이다.
내신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선택받은 부모의 자식들끼리 모여서 그들만의 카르텔속에서
그들만의 세습을 이어갈 것이다.

승용차를 타고 한참을 가다보면
한 학년에 달랑 한 학급씩 ... 모두 3학급짜리 미니 중학교가 있다.
그 지역의 교육감이 바로 그 중학교 출신이다.
누군가는 소리높이 외친다.
지금의 현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자고.. 지금 권력자들이 무얼 잘못하고 있냐고?
그 교육감 역시 학력향상만을 외치며 현재 방식의 교육의 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이제 시골엔 더더욱 사람들이 사라지고, 폐교되는 농촌학교는 늘어날 것이며
시골 출신이 입신양명하는 일은 꿈도 꾸기 힘들 것이다.

앞으로
내신절대등급하에서
낙오자들끼리 모여서
넘을 수 없는 영어의 벽, 수학의 담 아래 신음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어느 교수말이 생각난다.
서울대에 들어온 수시합격자와 정시합격자는
초기엔 정시합격자의 시험성적이 월등하나
2학년을 넘어서면 간격이 좁혀지다가
졸업할 때 쯤이면 수시합격자의 성적이나 기량이 더 월등해진다고......
(물론 수시합격자중에 낙오자도 없진 않을 것이다.)

인재는 강남에만 있지도 않고
특목고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좁은 테두리에서의 그들끼리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영역에서 더 많은 인재들이 발굴되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곳에서 능력을 발휘할 세상을 꿈꾸어 본다.

가난한 부모밑에서 화려한 조기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국가가 제공하는 공교육시스템에서 개개인 학생들의 능력을 키워
이 사회에서 그 꿈을 펼칠 수 있다면
우리 나라도 발전하고 개인도 행복하니 얼마나 좋을까만
내신절대등급까지 들고나온 현재 시스템은
그 큰 그림을 포기한 듯하여 안타까울 뿐이다.
  
참 보너스도 있다.
특정지역의 집값은 더욱 오르고 교통지옥에서 시간낭비할 것이며 오염된 공기아래 신음하며 죽어갈 것이고
나머지 지역은 사람떠난 마을, 잡초만 무성한 학교로 죽어가겠지?

(맛있는 아메리카노 마신 댓가로 잠못 이루고 쓸데없이 써본 글)
IP : 112.154.xxx.23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국에선
    '11.2.22 3:54 AM (220.127.xxx.229)

    이따위 사회가 유지되는 한,
    한국에선 부자 아니곤 애 안 낳는게 답~

    근데 갈수록 부자는 줄어들고~
    그렇다면?

    한국인은
    멸종이 답인거죠.

    맨 윗놈들 극소수만 다 해먹는 사회를 고치지 않으면
    결국 아래부터 절멸해 가게 되는거여요, 고생하고 노예되라고
    후손을 낳고싶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제정신이라면.

  • 2. 저는
    '11.2.22 4:02 AM (203.226.xxx.3)

    비평준화고 출신이라 특차밖에는 길이 없어.특차로진학했어요
    입학사정관제는 저도 우려하는 사항이라걱정이 많이 되지만요
    연합고사 190이 컷라인이라 고교 재수하는 친구들도 보고
    타지역으로 진학 후 자리 나면 전학오는 친구들을 보고 자란
    저같은 지방 출신은 차라리 특차 제도가 부활되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다만 미국 같은 동문특혜 기금특혜 입시 사정관제어따른 브로커성행 같은건 절대 싫어요

  • 3. 저는
    '11.2.22 4:15 AM (203.226.xxx.3)

    아직도 평준화가안된지역부터 평준화시키고 뭘하든 했으면 좋겠어요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성적에 따라 다른 고교로 지원하고 그로 인해 차별받고
    고등학교 사이도 먼게 아니라 5분거리인데 나보다 수능점수
    오십점 백점낮은 학생이 내신일등급받는거 보는것도힘겹거든요
    반대로 교복색깔때문에 삼년 내내 공부못하는학교 출신이란 꼬리표붙는것도 싫고요
    평준화부터 해결되면 좋겠다는 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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