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들을 둔 직장맘이에요.
어제 평상시와 똑같이 시댁으로 퇴근해서 저녁먹고 어린이집 알림장을 봤더니
오늘 생일잔치 한다고 같은반 친구 생일선물을 조그마한 걸로 준비하라고 써있드라고요.
그래서 아이 데리고 집에 오늘 길에 마트에 들러 주차한 다음
저녁 먹으면서 올해부터 카드 소득공제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한 뉴스가 생각나
카드쓰지 말자 하고 설에 우리 가족들이 세뱃돈으로 받은 20여만원을 천원밖에 없던 지갑에 채워
가방은 귀찮으니 던져놓고, 지갑만 주머니에 넣고 장도 보고, 구경도 했어요.
아이 친구 생일선물도 고르고, 노트하나 갖고싶다고 해서 노트도 한권 사고, 살림 몇가지도 골라넣고,
요기조기 구경했는데, 욘석이 슬슬 지루했는지 장난을 치더라고요.
제가 여기로 가면 저기로 가서 숨어있다가 나오고, 자기 잡으라고 도망치고,
평소에도 잡기놀이 이런거 엄청 좋아하고, 장난하는 것도 무지 좋아해서 한번 발동 걸리면
아빠가 뭐라고 하지 않는 이상 멈추질 않아요.
어제도 사람들 많은데서 장난치는 거 아니라고 말해도 듣질 않드라고요.
그러다가 어린이집 갈때 입으라고 츄리닝이라도 하나 사줘야겠다 싶어
옷매장에 가서 옷고르고 있는데도 왔다 도망가고, 왔다 도망가고 혼자 신나서는 깔깔대고 웃고 그러길래
안되겠다 싶어 집에 가자며 계산대로 왔어요.
그러고는 계산할려고 지갑을 꺼내려는데 지갑이 없는 거에요.
갑자기 당황 되고 심장은 뛰고... 아들한테 oo야 지갑이 사라졌어 혹시 못봤어 그랬더니
울 아들 너무 신나는 표정으로 자기가 숨겨놨답니다.
숨겨놨다는 곳으로 헐레벌떡 가보니 누가 벌써 가져가셨드라고요.
숨겨놨다는 것이..
마트 옷매장 앞에 유아들 놀으라고 ㅁ자로 의자 빙 둘러놓고
그 안에 작은 미끄럼틀이랑 자동차 넣어놓은 데가 있는데, 그 의자 아래 그냥 던져놓은 거였드라고요.
똑똑한 아들이 남들은 다 알고 엄마만 모르게 자알~ 숨겨놓은 거죠 >_<
진짜 어이없고 화가나서 한바탕 아들래미 혼내고 고객센터 가서 신고하고,
다시 그자리로 와서 아이는 혼나서 울고 저는 돈아까워 울고..
둘이 넋놓고 앉아있다 11시 넘어 집에 왔네요.
집에 와서 씻겨 방에 들여보냈더니 베게에 코박고 또 서럽게 우네요.
왜우냐고 물었더니 자기 노트 못사서 운답니다.ㅋ
아침에 일어나서 저도 놀랐을텐데 혼낸게 미안해서 사탕 3개주며 1개 너가 먹고, 2개 생일맞은 친구 주라고,
선물은 아빠 출장갔다 오시면 그때 보내자고 그랬더니 사탕에 입이 헤벌쭉 해지면서 뽀뽀해주네요.
또 아침 출근 길에 우리 거지됐다고 돈도 없고 카드도 없다고 했더니
순진하게 할머니 집에 가서 쌀 가져오면 되잖아 그러네요.
아깝고, 화도 나고, 황당도 하지만 단순한 아들래미 말에 맘이 조금은 누그러졌어요.
아직 돈이 뭔지도 잘 모르고, 숨기면서 누가 가져가리란 생각은 못한거겠죠.
이참에 세상이 자기처럼 순수하지 못하다는 걸 알게되었으니 값비싼 수업료 치뤘다고 해야할지..
아직 그런건 몰라도 될 나이인데 말이에요.ㅜㅜ
흠.. 어제 이렇게 된 건되요.
혹시 cctv 보여달라고 하면 마트에서 보여줄까요?
작긴 하지만 아이들 놀이터라 cctv 있을거 같기도 한데,
저희 직원은 cctv에 가져가 사람이 찍혔어도 경찰이 그런일까지 신경쓰지 않을거라는데요.
가져간 사람이 찍혔다면 어찌 해야할까요?
돈 20만원 어찌보면 큰돈이지만 그것때문에 사람을 찾습니다 하기도 그렇고...
그냥 잊어버리는 게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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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cctv 보여줄까요?
아들아ㅜㅜ 조회수 : 1,491
작성일 : 2011-02-10 15:57:18
IP : 203.233.xxx.24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마트
'11.2.10 4:00 PM (59.152.xxx.14)보여줍니다. 전에 하나로마트에서 지갑분실했는데 저는 카메라에 안찍히는 곳에 있어서 못봤지만요.
2. 아들아ㅜㅜ
'11.2.10 4:06 PM (203.233.xxx.247)혹 찍였다면 어찌해야 할지도 감이 안오네요.
직원이 가져가지 않은 이상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아닐런가 싶기도 하고요.
얼굴 찍힌 거 보고 경찰이 그 사람 바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겠죠?3. 놀이방
'11.2.10 4:09 PM (124.54.xxx.19)에서 애들은 지갑 같은거 주워가지 않아요. 분명 놀이방에는 직원이 못돼도 2명은 돌아다니면서 아이들 보고 하기에 그안에서 일어난 일이 분명하다면 나옵니다.
4. 아들아ㅜㅜ
'11.2.10 4:11 PM (203.233.xxx.247)그러게요. sd님 말씀 들어보니 제가 부주의한거네요.
오늘 퇴근하고 마트로 직행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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