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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알콜중독 엄마 안보고싶어요.."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기억하실런지.

1년만에 조회수 : 2,365
작성일 : 2011-02-04 01:27:17
1년만에 글씁니다...문득 생각나서 제가 올렸던 저 글을 찾아봤더니 작년 2월 5일...진짜 일년에서 하루가 빠지는 날 글을 다시 올립니다.

제 글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어요..그냥 구정지나고 새벽에 잠이 안와서 씁니다.
사실 냉장고가 고장나서 A/S신청하러 컴퓨터 켰다가..ㅎㅎ 작년글을 찾아봤습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83&sn=off&...

댓글 19개를 다시 읽어보니 또 눈물이 고이네요..고마웠어요..답글 달아주신분들..

그냥 오늘은 간단히 보고할게요..

저희 네가족 작년 봄에 다른동네로 이사했어요..마침 집주인이 같이 살지않은 월세집을 구할 수 있어서 당장 계약했거든요. 모아놨던 돈 2000만원 보증금넣고요...

그리고 엄마는 대학병원 정신과 외래진료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1년동안 꾸준이 2-3주 간격으로 다닙니다.

약도 꾸준이 받아다 먹고..두세달 전부터는 성당에도 다시 다니기 시작하셨습니다. (예전에 독실한 신자셨음 저 어렸을때 가난이 심해지면서 안다니셨지만..)

이사 직후에 짐정리할때 힘들다는 핑계로 소주 몇 병 마신거 빼고는 술도 안마시시고...담배도 끊진 못하셨지만 많이 줄이셨습니다. 일주일에 한갑정도...(물론 술 아직도 마시고 싶어하실때가 있어요..몇 번 참아내기는 하셨지만...알콜중독 쉽게 완치되지는 않겠죠?)

그래서 지금은 많이 행복해졌습니다. 아 아빠는 아파트 경비일 계속 하셔서 얼마전에 1년을 넘겼구요.. 꾸준히 월급을 받아오십니다..

아빠 월급 통장, 카드를 제가 관리하기로 하고 나서 엄마, 아빠 각각 월 15만원씩 용돈도 드려요.. 나머지는 두 분 병원비하고 적금도 넣고..가끔 쇼핑하게도 해드리구요..

언니는 그간 연봉도 많이 올려서 성공적으로 직장도 옮겼고, 전 원래 다니던 직장에서 3년차가 되었구요..연봉은 조금밖에 안올라서 절망중...^^

일년전엔 제가 저런 마음으로 저 글을 썼었구나....하고 낯설게 느낄만큼 지금은 편안해졌습니다.
그때 댓글 달아주신 많은 분들이 일단 치료를 권하신 것처럼 일단 엄마한테 협박 비슷하게...정신과 병원에 안다니면 같이 안살겠다고 했어요..엄마 무서우면 입원안해도 된다...가까운 대학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약만이라도 먹으라구요...다행히 엄마가 말을 잘 들어줬어요..첨 병원가서 여러 검사받을 때 조금 귀찮아하시다가 요즘엔 예약날짜에 혼자서 잘 다니십니다. 병원비전용 체크카드로 긁으면 제 핸드폰으로 문자오게 해놨는데...엄마가 병원만 가면,  돈이 나가도 참 기쁘고 엄마가 예쁘고 그래요...ㅎㅎ

또 제가 회사 가있는 동안은 모르겠지만..암튼 다른 사람과 싸우거나 하는 일도 없는듯 싶구요..

그리고 워낙 엄마, 아빠 행색이 초라하기도 하고, 또 엄마가 안좋아진게 가난 때문인것 같아서..워낙 돈을 써본적이 없는게...그 원인 같아서, 매달 신발이나 옷 같은거 조금씩 엄마, 아빠한테 사드리고 있어요. (특히 엄마만^^편애해서)

전기장판같은 생활필수품도 하나씩 장만해가고 있구요..적금을 조금밖에 못하지만...(언니, 저 각 85만원, 아빠 30만원 총 200만원 매달해요..통장은 제가 관리하구요.) 엄마도 쇼핑하니까 즐거워하는게 귀엽고 또 불쌍해요..

그냥...새벽 1시반에 이렇게 글 올리는거는...작년 제 글에 댓글달아주신 분들께 고마워서요...참 많이 읽었었어요..언니랑 저랑..많이 울고 생각하고 결정하기까지..많이도 읽었었습니다. 고마웠어요.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그럴거구요..덕분에 행복해졌다고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행복하세요~~님들..언니들...
IP : 112.144.xxx.3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년만에
    '11.2.4 1:27 AM (112.144.xxx.31)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83&sn=off&...

  • 2. 유나
    '11.2.4 1:33 AM (119.69.xxx.22)

    응원합니다. 저도 알콜 중독은 아니지만 문제 부모(물론 저도 문제가 있었죠)를 가진 딸입니다.
    아직도 머리 아픈 일이 많지만, 작년과 비교해 지금 나를 보면.
    그래도 인생 살 만하다.
    내가 빠진 곳이 수렁만은 아니었구나.
    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온 나도 대견하고요.(님도 짱 대견! 토닥토닥!)
    앞으로 님도 저도 열심히 산 대가가 이건가.. 하는 순간이 더 찾아오겠지요.
    하지만 1년 전에 비해 강해진 느낌이 드네요.
    어머니 치료가 잘 되시면 좋겠고.. 가족이 똘똘 뭉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행복만 있으시기 바랄게요^^ 화이팅!

  • 3. 유나
    '11.2.4 1:35 AM (119.69.xxx.22)

    그리고 저 자신도 수령에서 빠져 나오기 시작하며 한 행동이.
    내 부모도 인생을 처음 살아보는 사람이니 실수할 수 있는 약한 인간일 뿐이다.
    라고 인정하는 것이었어요.
    알콜 중독은 아니지만, 의처증 아버지와 자폐증 남동생 그리고 약해지는 엄마를 둔 소녀가장;입니다. ㅎㅎ

  • 4. 힘내요
    '11.2.4 2:03 AM (128.103.xxx.145)

    원글님, 힘 내세요!! 토닥토닥~~

    그래도 네식구가 똘똘 뭉쳐서 위기를 이겨내고 헤쳐나가는 모습이 너무 예뻐보여요.
    원글님 가정에 올해도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빌어요~~

  • 5. 응원
    '11.2.4 2:32 AM (112.158.xxx.36)

    감사합니다...왠지 이말을 하고 싶어요^^
    열심히 행복을 만드시는 모습에 제 맘이 다 따뜻해 집니다...진심으로 응원 드려요.

  • 6. ^^
    '11.2.4 2:38 AM (124.80.xxx.192)

    님~ 장해요-----!
    야무져서 세상사는데 아무 걱정없을 듯~

  • 7. ..
    '11.2.4 9:36 AM (183.107.xxx.227)

    너무 대견하고 장하시네요. 엄지 세워 화이팅해드립니다.
    행복하세요 꿋꿋하시고요.

  • 8. ^^
    '11.2.4 9:46 AM (121.132.xxx.197)

    모두 노력하시는 모습이 가슴 찡합니다.
    이쁜 마음으로 열심히 사니 복 받으실거예요.
    기도해 드릴게요.^^*

  • 9. 콧등이
    '11.2.4 11:06 AM (58.169.xxx.116)

    시큰해졌습니다.ㅠ
    1년전에 올린글도 찿아 읽었고
    오늘 글도 읽다보니
    정말
    얼마나 원글님이 대견스럽고 기특한지 모릅니다. (제 나이가 50이 넘었으니 이런 표현 이해해 주실거죠?)
    앞으로도 지금처럼 꿋꿋하고 총명하고 지혜롭게
    정말 잘 사시길
    먼 외국 땅에서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분들에게 희망과행복이 넘치기를,좋은일만 생기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10. 너무
    '11.2.4 11:22 AM (118.46.xxx.133)

    다행입니다.
    그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엄마를 보듬는 원글님이 참 이쁘게 느껴지네요

  • 11. ^^
    '11.2.4 12:00 PM (125.187.xxx.175)

    장하십니다!
    글 읽으면서 저도 반성 많이 했어요.
    새해엔 더 행복하세요!!

  • 12. 아..콧등이 시큰
    '11.2.4 2:37 PM (203.130.xxx.183)

    하네요
    님 같은 딸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란 생각이..
    엄마 넘 가여운 분이세요..물론 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
    엄마께 계속해서 잘 해드리세요..물론 당연하시겠지만..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이 있는데..
    님 글 읽고 있는 순간 왠지 님네는 지금 부터 햋빚이 쫘~악 들어 올 것 같은 예감이 스쳤어요
    희망이 보여요!
    행복과 평온과 안정된 인생의 희망!
    님 장하십니다!

  • 13. 장해요
    '11.2.4 4:26 PM (217.41.xxx.189)

    정말 장하네요. 그래도 부모님이 자식운이 있으시네요 :)
    죽고 싶게 힘들었던 시기도 지나간 듯 하고, 이제 조금씩 안정도 찾아지시는 듯 하니..
    멋도 부리고, 남자친구도 만나고 그러세요.
    부모님 보살피느라 좋은 시절 다 보내지 말고요..
    눈 씻고 잘 찾아보면 원글님의 반짝반짝하는 면을 알아보는 좋은 사람이 있을거예요.
    새해에도 화이팅입니다!

  • 14. 부모님께서
    '11.2.5 2:03 AM (94.197.xxx.15)

    자식복이 많으시네요.
    너무 힘들게 무리하지 말고 언니랑 둘이서 조금씩 즐기며 사세요.
    너무 예쁘고 예쁘네요.

  • 15. ^^
    '11.2.5 12:02 PM (114.200.xxx.178)

    지난해글못읽었는데 ... 오늘글읽으면서 작년꺼도 같이 읽었어요 ..

    넘 대견스럽고 잘하신거같애요 ^^ 앞으로도 행복하게 이쁘게 사시길바랍니다 ^^

    종종 글도 올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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