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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 드립, 그만.

오늘도 조회수 : 643
작성일 : 2011-02-04 00:03:20
오늘 하루종일 마음이 어지러웠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다지 심각하게 보지 않았던 글 때문에 여러 분들이 속상해 하시고,
나름 즐겨 읽고 도움도 많이 되었던 몇몇 자게지킴이 분들도 떠날까 고민된다 하시고 하니.
저도 괜히 마음이 안 좋더라구요.

저는 서른초반 노처녀에 아직도 공부중이고, 가난합니다.
엄마 한 분 모시기도 힘에 겹고, 동생들에게 용돈 한 번, 옷 한 번 제대로 사주지도 못합니다.
그저 제 공부, 엄마와 저 생활비, 약간의 저축, 보험 유지하면서
한달 한달 간신히 적자를 면해 가면서, 몇 만원이라도 무슨 일로 더 생기는 달에는 비싼 반찬 한번 더 사면서
그렇게 기뻐하며 삽니다.

제가 회사를 한참 다니다가 공부를 시작한거라서, 알고 있는 사람들 부류가 좀 다양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부자인 사람들도 있고, 가난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문득, 메리야님 댓글이 생각납니다. 저 기준은 대체, 뭘까요?)
그런데 제가 글 서두에 썼던 것처럼 그 글이 제가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불편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건 어디까지나 그 글을 쓴 사람의 '인품'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부자인 사람들 중에는 가난한 사람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베풀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아무때나 밥값, 차값 내는 것을 혼자 독차지하면서 사회 지도층(^^;)의 의무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도 있고,
겉으로 봐서는 가난한 고학생처럼 보였었는데 알고 보니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집 딸이라 저를 깜짝 놀라게 했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 가난한 사람들 중에는 한달 월급 백오십을 타면서 몇백만원 짜리 가방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사람도 있고,
누군가가 부자라더라 하면 그 사람 앞에서 갑자기 얼굴색이 환해지는 사람도 있고,
부자인 친구들에게는 당연히 얻어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하루에 자기가 마시는 커피값을 아껴거 아프리카 난민 아이들을 돕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가 잘산다고 하면 그 앞에서 일부러 정권 욕과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성토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제가 이 사람들을 만나고 누군가와는 친구로, 또 누군가와는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할 사람으로, 또 누군가와는 그저 이해관계에서는 그칠 사람으로 나뉘게 되면서 느낀게 있어요.
그건 다 그 사람의 '인품'이라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 옆에는 역시 부자인 친구도 없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조건 베푸는 사람은 자기와 같은 수준의 사람들을 만나도 혼자 밥값 차값 다 낸다고 먼저 나섰구요.
부자인 친구들에게 당연히 얻어먹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염치없는 친구는 자기보다 형편 안좋은 친구에게 밥 한끼 사지 않더군요.

그건 가난해서, 부자여서 그런게 아니예요. 그저 그 사람의 몫입니다.
가난한데도 마음의 그릇이 큰 사람도 있고
재물의 크기를 인간의 그릇이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그저 저 사람의 그릇이 작은거겠거니, 남의 인품 탓하는 방법조차 알지 못해서 그 사람이 가진 재물의 크기를 재고 있겠거니 하세요.

그런 사람들은 언젠가, 자기의 살아온 인생을 자기가 가진 재산의 크기로 판단당하는 안타까운 경험을 꼭 하게되더라구요.
우리는 그 사람의 인품을 그 사람의 재물의 크기로 판단하는 얕고,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82에서 소소한 살림살이 아끼는 법들, 틈틈히 올라오는 장터 물건들, 살림 고수들의 돈안들이고 돈들인 티나는 살림법 등 참 많이 배웠습니다.
자게에서도 물론, 세상을 바로 보는 법, 어떤게 옳고 어떤게 그른지 판단하는 법, 참 많이 느꼈습니다.
그러니 모두!! 떠나시면 안되요!!
IP : 221.160.xxx.10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요즘
    '11.2.4 12:05 AM (1.177.xxx.82)

    민폐 종결! 이제 그만ㅋㅋㅋㅋ

  • 2. ...
    '11.2.4 12:12 AM (121.141.xxx.142)

    좋은 글입니다.
    그러게요...
    모두들 눈을 더 크게 뜨고 세상의 구조를 살필 수 있었으면...

  • 3. 오늘도
    '11.2.4 12:15 AM (221.160.xxx.104)

    아직 연휴도 많이 남았는데, 그만, 즐거워지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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