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40대 아저씨가 현빈에게 드리는 감사의 편지

. 조회수 : 2,518
작성일 : 2011-01-14 20:18:34
다름 아고라에 올라온 글을 퍼왔습니다.

출처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1&articleId=4759...



안녕하세요. 현빈씨
저는 올해 41살 두 아이의 아빠 그리고 결혼 16년차 접어드는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이렇게 현빈씨에게 감사의 인사드리게 될 줄 몇 주 전만 해도 정말 몰랐습니다. 요즘
현빈씨가 출연하는 드라마 잘 보고 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드문드문 봅니다.
하지만, 그 드라마 너무너무 사랑하고 특히 현빈씨 정말 감사합니다.



몇 주 전으로 거슬러가서 주말 저녁만 되면 옆에 붙어서 외식을 하자~~아니면 영화를 보자~
아니면 집에서 와인이라도 한잔하자~~라며 붙잡고 늘어지는 저와 동갑내기 여자 좀비가
한 명 있었습니다. 좀비치고는 쫌~예쁘게 생겼으니까 쫌비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 쫌비가 드라마에 나오는 어떤 멋진 남자에게 빠져서 죽자 사자
달라붙던 저를 거들떠도 안 보는 겁니다. 광복절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하는 해방감이었습니다.
급기야 저는 주말 밤 여느 때 같으면 쫌비의 웅얼거림에 지쳐 있어야 할 시간에 동네 형님과
당구를 쳤습니다. 족발을 시켜놓고 당구를 쳤습니다. 토요일 밤 시간에.....그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하시겠지만, 저에게는 당구공처럼 둥근 마음과 다이처럼 넓은 생각, 큐대 같은 곧은 의지,
초크의 희생정신을 근 20년 만에 되새겨 보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맥주까지 한잔하고
늦게 들어왔더니 쫌비가 드라마 끝났는지 도끼눈을 하고 있기에 넌지시 한마디 물었습니다.
"오늘 내용이 뭐였어? 몸을 서로 돌아왔어?"
이 한마디에 쫌비는 도끼눈이 토끼눈이 되어서 1시간짜리 드라마 내용을 정확히 1시간 동안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물론 전 중간에 너무나 행복하게 잠든 거 같습니다. 결혼생활 15년 만에
이 아저씨에게 주말의 즐거움을 돌려주신 현빈씨에게 고개 숙여 감사합니다.



한 가지 더 감사할 일이 있습니다. 제가 요번에 연말도 겹치고 해서 지출이 많았습니다.
물론 뻔 한 결과로 카드 빵구 냈습니다. 하지만, 저 남자답게 아내에게 당당하게 빵구 났다고
말하고 막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가 말한 시점이 현빈 당신이 의식불명인 길라임씨를
옆에 태우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빗속을 뚫고 들어가는 장면이었습니다. 눈물 콧물 범벅인
아내에게 카드 값 얘기할 시점은 아니란 거 알지만 어찌 됐건 전 분명히 미리 말했습니다.
물론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는 카드 명세서 나오면 알겠지만 그래도 전 분명히 미리 말한 겁니다.



지금 저에게 작은 바람이 있다면 지금 하시는 드라마 시즌2 꼭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군대 가신다는 소식은 접했습니다. 그것도 해병대 입대하신다죠...그럼 국방부에 건의
좀 하겠습니다. 시크릿 가든 시즌 2가 안되면 어떻게 연평도 가든이나 백령도 가든 정도로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시간대도 하는 김에 파격적으로 주말 오전 10시에 20분 방송 그리고
오후 2시 정도에 20분 방송 그리고 저녁 9시 정도에 20분 방송으로 편성해 주셔서 제 아내의
혼을 쏙 빼주셔서 주말 동안 저의 존재가 아내에게 말미잘 촉수 빨판만큼의 존재감도 없게
해주십사하는 작은 바람입니다~

끝으로 현빈씨가 드라마 속에 썼던 편지 인용해서 저도 아내에게 죄스런 마음 전합니다.



백똘추가 문쫌비에게



미리 밝혀두지만, 그쪽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써보는
카드 연체자 이 못난 남편의 편지를 받는 이 집안 유일한 경제권을 가진 사람이야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바람이 나뭇가지를 못살게 흔드는 오후다.
당신이 이 편지를 볼 때쯤에는 카드청구서가 도착했을 거야
내가 긁었던 수많은 술집도 당신이 알 거고, 내가 갔던 주유소도
내가 들렸던 쇼핑몰도 이제 당신도 알 거야~ 당신이 다 안다면
그렇게라도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정도면 우리 함께 있는 걸로 치자~~그 정도면 우리 다른 부부들처럼 행복한 거라고 치자



난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능력 없는 남편이야
내 정지 카드 원래대로 해주고..... 안 되면....교통 카드라도 충전 시켜줘..
그 정도면 우리 함께 갚는 걸로 치자
당신 털 달린 코트 산 거 알아~~구두도 새로 산 것도 알아~~

그거로 우리................................ 퉁~치자 ㅎㅎ

IP : 116.34.xxx.7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푸하하...
    '11.1.14 8:27 PM (113.60.xxx.125)

    쎈스쟁이 남편입니다...ㅎㅎㅎㅎㅎ
    동방생?일뿐인 우리집 똘추...
    저 쎈스 반만 좀 닮았으면...
    성스할때 거기 좀 빠졌다기로선,,아주 저를 한심한 여편네로 보네요...우리집 잉간...ㅜ.ㅜ
    마누라가 심장깊숙히 서럽도록 푸르른 이상을 쳐박아두고 있는줄도 모르고....

  • 2. 슬퍼요
    '11.1.14 8:28 PM (58.148.xxx.15)

    제목보고 40대 아저씨..꽤 나이든 아저씨네,,이러면서 읽다가 41살,,,,
    41살이면,,, 저랑 두살밖에 차이안나는데,,,
    너무 서글프네요,,,,
    41살이 저랑 두살차이 밖에 안난다는게,,너무 슬퍼요,,,,

    포인트가 많이 나갔지만,,어쨌거나,,,ㅋㅋ

  • 3. ㅎㅎ
    '11.1.14 8:31 PM (1.225.xxx.155)

    저런 글이나마 쓸 줄 아는 유머감 있는 남편이라면
    카드값은 왠~만하면 퉁 쳐줄듯 ㅎㅎ

  • 4. ㅋㅋㅋㅋ
    '11.1.14 8:44 PM (118.34.xxx.144)

    몬살아~~~

  • 5. 새단추
    '11.1.14 8:53 PM (175.117.xxx.96)

    이태리 장인이..한땀한땀 공들여 바느질한...빤짝이 트레이닝도 한벌 사셔야 겠어요...

    보는 즐거움도 주셔야지요 ㅎㅎ

  • 6. 퉁쳐주자
    '11.1.14 8:59 PM (125.180.xxx.207)

    센스쟁이 남편이시네요.
    전 몇년전, 벌써 5년전인가 마봉춘 궁...아니지 드라마 '궁'이라기 보다
    디씨인사이드 궁갤러 시절 남편이 안방문 잠그고 안열어줘서
    이불도 없는 서재방에서 쭈그리고 자다가 감기몸살에 걸린적이 있었습죠.
    남푠이 요즘 무슨 게임에 미쳐있던데 나도 안방문 잠그고 퉁쳐버릴까요? ㅎㅎㅎㅎ

  • 7. .
    '11.1.14 9:21 PM (58.227.xxx.162)

    퉁쳐주자님..
    저도 궁갤러!!!!
    밤낮으로 디씨질하고 난후 급속히 늙더군요.
    그때는 몰랐어요. 새벽반갤러들이랑 밤새 노느라...하루 세시간 정도 자도 팔팔했는데...

    지금은....
    담주 중요한 시험있는데, 다시 시가 디씨갤러질에...흑흑흑

  • 8. 퉁쳐주자
    '11.1.14 9:44 PM (125.180.xxx.207)

    .님 방가워요.
    저도 그 때 폭삭 늙었시유.
    그때 궁갤에서 그랬었죠. 날밤 새며 놀면서 다크써클 내려오고.
    놀다가 생리대 가는 것도 잊어버려 빨래하느라 고생했다는 온니들도 있었고.
    갖가지 이벵 참가하느라 볼 일도 제대로 못보고 라팜팜횽 짤이랑 뮤비 저장하느라
    하드터져나가던 시절. 전 드라마 갤러리에 그렇게 미쳐본 건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가끔 그 때가 그리워요. 진짜 뭔가에 푹 빠져 허우적댄거였어요. 행복하게...

  • 9. 헌빈
    '11.1.14 10:20 PM (110.11.xxx.108)

    이 아저씨 넘 센스있네요~
    넘어갔습니다 ... 이런 분과 사시는 아내는 재미나겠어요 ㅋㅋㅋ

  • 10.
    '11.1.15 12:01 AM (58.227.xxx.121)

    나야나님이 쓰신거네요.
    이분 유명한 분이예요~ 글 아주 재밌게 쓰세요.

  • 11. 명작
    '11.1.15 7:51 AM (222.239.xxx.139)

    이렇게만 글쓰고, 애교 떠는 남편이라면
    별 일 다 있다해도 용서해주고 싶고,
    일 저질른거 두 말않고, 과부 딸라빚을 내서라도 갚아주것네요

  • 12. ㅋㅋㅋ
    '11.1.15 5:06 PM (122.46.xxx.33)

    넘 재미있어요
    같이 사시는 분 정말 재미있으실듯..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7131 분당 영어학원 조언부탁드려요...(무플절망) 1 고민맘 2010/08/12 482
567130 성균관유생들의 나날 너무 재밌어요 5 히히히 2010/08/12 1,551
567129 19개월 엄마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대성통곡을 해요.. 8 ㅠㅠ 2010/08/12 801
567128 커피가 저혈압에 좋은가요? 6 고급원두커피.. 2010/08/12 2,603
567127 수박 한통 얼마에 사드세요? 25 비싸다 2010/08/12 2,001
567126 노무라 연구소 고문이 보는 우리나라 부동산 상황 (선대인 씨 트윗에서 퍼왔습니다. 3 이머꼬 2010/08/12 1,016
567125 저는 미드만 보게되고 한국드라마는 재미가 없어요 ㅠㅠ 20 포도 2010/08/12 1,924
567124 이런 경우에 전화로 항의하는 건 좀 너무한가요? 7 아오 2010/08/12 782
567123 요양원 추전 좀 해주세요 9 요양원 2010/08/12 705
567122 해피콜이 나을까요? 직화구이 저렴하게 구매했어요. 1 고구마 2010/08/12 481
567121 노르스름하면서 냄새나는 쌀 버려야 하나요? 4 질문 2010/08/12 432
567120 코스트코 4 궁금,, 2010/08/12 1,109
567119 돈 빌려 달라는 사람 왜 이리 많죠? 7 짜증 2010/08/12 1,940
567118 SBS '4', MBC '6' ...KBS는 '21'-이게 뭘까? 1 검찰수사 뭐.. 2010/08/12 283
567117 발렌모터백 홍콩 아울렛 구입 vs 한국 백화점 구입 3 발렌모터백 2010/08/12 1,484
567116 하느님은 왜 아들과 제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었을까요?? 19 2010/08/12 1,357
567115 학습지 선생님 너무 기분 나쁘네요. 11 황당 2010/08/12 1,990
567114 치즈피자...어디가 맛있을까요?? 3 피자 2010/08/12 662
567113 주변분 중에 가발 쓰시는분계신가요 가발 2010/08/12 266
567112 "악마를 보았다" 보고왔네요 15 2010/08/12 2,578
567111 컴대기) 2003년 1월생은 초등 1학년인가요 2학년인가요?? 8 제발 2010/08/12 376
567110 송파동 맛있는 감자탕집 추천 부탁드립니다 3 Nn 2010/08/12 410
567109 오피러스 중고차 가격 어떤가요? 5 오피러스 2010/08/12 1,100
567108 **활명수가 싫으면 .. 5 콜라도 소화.. 2010/08/12 535
567107 대통령, 하야하라!!! 하고 싶지만.... 4 예스!!! 2010/08/12 507
567106 퇴직연금 궁금증 2 퇴직연금 2010/08/12 294
567105 요즘 디스커버리 채널을 보다가 2 문제없어 2010/08/12 433
567104 택시 타면 기사분들 친절하세요? 10 손님 2010/08/12 596
567103 소개팅할때 예의에 관하여;;(친구가 열받은 이유ㅋ) 13 우주야~ 2010/08/12 2,981
567102 시어머니께 남편 흉보는 며느리 어떤가요? 24 궁금 2010/08/12 2,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