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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 정말 입으면 안되나요? (왼쪽 옆 모피글 관련 궁금증)
일년 가까이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쓰네요.
어제 밤늦게까지 남편이랑 한참 이야기하다가 오늘 시뻘건 눈으로 컴질합니다.
화두는 다름아닌 모피, 였는데요.
마침 자게 많이 읽은 글에도 모피 관련 글이 있어서
여기 회원님들의 고견을 듣고 싶어서 급하게 회원가입하고(!!) 글을 씁니다.
모피, 하면 저는 요즘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누가 내 머리껍질을 산채로 벗긴다면..입니다.
여기 82에서 예전에 어느 회원님 댓글에서 읽었던 표현이에요, 너무 과격했다면 죄송합니다.
저도 강아지를 너~무 애지중지 키우고 있구요.
이제 겨우 세살인데 무지개다리 건널 생각하면 벌써 눈물부터 나요.
모란시장 생각하면 비분강개 하고, 새끼 뺄 목적으로 애완견을 키우는 애견농장(?) 이야기에
임신을 준비중인 저로서는..정말 살의를 느끼게 되더군요.
하지만 저도 가끔은 삼겹살도 먹고, 밥하기 싫으면 치킨도 시켜먹곤 합니다.
현재 식용(?)으로 길러지는 소, 닭, 돼지들이 얼마나 비참한 환경에서 고통만 받다가 생을 마감하는지 알면서도요.
그런데 이렇게 따지면 우유나 계란도 먹으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미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식품은 생존과 관계된 문제니 어쩔수 없다,지만 동물성 식품 안먹고도 잘 살 수 있잖아요.
오히려 건강하고 생기 넘치는 채식주의자들도 많아요.
그들(=극단적인 채식주의자들)이 느끼기에는 어쩔수 없다,는 말이 비겁한 변명처럼 들리겠죠.
제가 알고 있는 화장품 회사중에 동물실험 안하는 회사는 바디sh*p뿐이네요.
네,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알아보지 않기도 했어요. 그 외에도 여러 회사들이 동물실험에 반대하고 있다,라고
믿고 싶네요.
제약회사에서도 동물실험 다 거쳐서 우리가 (안심하고?) 먹는 약들이 시판되는 건데..
이런 건 생명과 직결된 문제니까 "어쩔 수 없이" 그냥 외면해야 하는 어두운 현실인 건지..
아, 그리고 명품백.
구경가보면 정말 별의 별 동물 가죽들이 다 쓰이죠. 일단 제가 알고있는 건 양, 염소, 소, 송아지, 악어...(뱀?도 쓰이나요?)
무식해서 죄송..아는 게 별로 없네요.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10초에 한개꼴로 팔렸다는 똥가방은 PVC소재니까..거리낌없이 마구 사서 들어도 되는건지.
저같은 뚜벅이족이 따땃하게 겨울을 날 수 있게 도와주는 양털부츠도 천연양털라이닝+양가죽의 조합이 인기잖아요.
올겨울에, 결혼하고 첫 선물로 남편이 진짜 큰맘먹고 모피사줄께~하는 바람에
저요, 머릿속이 너무너무 복잡해졌어요.
전 마을버스 타는 여자라 모피입고 갈데도 없어요.^^;
그냥 남편 딴에는, 저한테 좋은 걸 해주고 싶어서 거낸 말일텐데
제가 82 눈팅 일년하면서 개념차게 개조되는 중인지라..ㅎㅎ
어디까지가 Do이고, 어디서 부터가 Don`t인지
전 항상 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까 다른 글에서 '신념'이라는 말은 너무 과하다셔서 '기준'이라는 말을 써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서 주절주절 써봤네요..
다들 즐컴하세요~^^
1. 저는
'11.1.6 11:45 AM (203.247.xxx.210)저 하나라도,
그리고 제가 하던 짓들 중에 하나라도 덜하려고....
그게 제 원칙이라면 원칙입니다2. 저도
'11.1.6 11:56 AM (125.186.xxx.11)요즘 그 일로 생각이 좀 많아졌어요.
나도 마흔 넘으면 밍크하나 사서 입어야겠다...는 생각으로 30대를 살고 있는 중이었는데, 요즘엔 그건 안하고 살아야겠다 생각하는 중이구요.
그나마 있던 토끼털 옷들도, 입으려면 망설여지기도 하고..
밍크 관련 글에 어떤 분이 쓰셨던 댓글 중에서, 이런 식으로 임계점을 계속 낮춰갈 수 있나는 얘기 쓰셨던데 거기에 적극 공감해요.
이렇게, 밍크를 안 입는 사람이 서서히 늘어가고, 그러다 다른 동물의 털이나 가죽으로 만든 옷을 안 입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어가고, 그러다 채식 위주로 사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어가고...
이러다보면, 좀 오래 걸려도 지금보다는 덜 잔인한 사회가 되어가지 않을까..
저는 일단은 밍크는 앞으로도 안 살 생각이구요.
지금 있는 토끼털이나 털 달린 옷 외에는 앞으로 더 그런 옷은 안 사려구요.
하지만, 아직은 육식을 포기하진 못하고, 어그부츠나 가죽가방이나 가죽구두들은 포기하지 못합니다.
앞으론, 육식부터 줄여갈 생각이에요.
아이들도 육식 비중을 조금씩 줄여줄거구요.
어그부츠는...아마 당분간은 신어야 할 것 같고..
저 나름대로, 조금씩 잔인한 소비는 줄여갈 생각입니다. 결국 못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더라두요.3. ......
'11.1.6 11:58 AM (211.176.xxx.112)원글님 마음 가는데로 하셔야지요. 여기서 물어볼게 아니라요.
남편의 성의를 받아들이실건가 원글님 기준에 맞추실건가.....결국 결정하는건 원글님 이시잖아요?
저 같은 경우...전 육식을 하지 않습니다. 선물 받은 밍크는 하나 있고요.
어차피 선물 받은거 10년이면 원피가 삭는다는데 그전에 열심히 입자고 추운 날 잘 입고 있습니다.
피칠갑을 한 털가죽을 두른다고 맹비난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아니 피 한방울 안 흘리고 벗기는 가죽도 있나? 그런 분들은 가죽 제품 전혀 안쓰시나?)
전 어차피 내 손에 들어온 물건을 안쓰는게 더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결혼하고 몸이 너무 불어서 맞는게 11년된 오리털 파카랑 밍크랑 딱 두 개 뿐입니다.
맘에드는 겨울 외투 하나 사려고 해도 외벌이 애들 둘에 당장 한 푼이 아쉬운 마당에 왜 있는 밍크를 입으면 안되는건지 이해를 못해서요.
밍크 코트 한장에 몇십마리의 밍크 목숨이 필요하다지만 평생 먹어치우는 몇백마리의 목숨보단 적잖아요?
남들의 의견은 참고만 하시고 원글님 마음이 가시는데로 하시라는 말씀을 그래서 드려요. 내 주인은 나니까 내 의견대로 하시라고요.4. mm
'11.1.6 12:00 PM (125.187.xxx.175)다른 사람에게까지 너 왜 그것을 입냐고, 입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은 참 어려운 문제이고요
제 말을 꼬아 듣지 (너 돈 없어서 못 사입으니 그런 초치는 소리 하는 거 아니냐 하고) 않을 사람에게는 "모피 만드는 과정이 정말 잔혹하더라..."하고 말해줍니다.
대신 저 자신은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안 사 입을 겁니다.
거리에서 팬티에 브라 바람으로 돌아다닐 배짱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잔인한 모피를 입고 다닐 자신도, 욕심도 없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하루아침에 싹 바뀌길 바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99%가 바뀐다 해도 다르게 생각하는 1%는 늘 있을 수 있고요.
모피 문제도 아주 오랜시간에 걸쳐 서서히 바뀌지 않을까...생각합니다.
모피를 입지 않겠다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늘기를 바라야지, 100% 그렇게 되어야5. 밍크글
'11.1.6 12:02 PM (112.153.xxx.79)남이야 밍크를 입던 말던 왠 오지랖이냐는 단순무식한 댓글들 보다가 하악했는데 님처럼 생각하고 사시는 분을 보니 반갑네요.
다수가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육식을 하고 채식하는 사람을 비웃기도 해요.
그러려면 절에서나 살라는 거죠.
육식해서 나쁜 점은 많아도 채식해서 나쁜 점은 별로 없는 걸로 알아요.
근데 육류, 유제품이 들어가는 요리가 너무 많다보니 완전채식은 어려운거고
먹을 게 고기밖에 없다면 그거라도 먹고 살아야 겠지만 과일 야채 많은데 무슨 걱정이에요.
그리고 밍크는 생산과정이 인터넷에 찾아보면 나와요.
모르고서야 밍크를 입을지 몰라도 알고서야 어찌 입을 수 있나요.
기본적으로 인성이 선하고 생각이라는 걸 하고 사는 여자라면 모피 못입을 것 같아요.
댓글들 보고 여자분들 그리 잔인한 지 알았네요.6. .
'11.1.6 12:11 PM (211.224.xxx.222)모피가 예쁘고 따뜻하긴 하지만 그 모피 동영상 보면 절대 입으면 안되는 거 드라구요. 그 동영상보고도 사입은 사람은..고기소도 잡을때는 처참하다지만 입는건 꼭 안입어도 되잖아요.
7. 그러게요
'11.1.6 12:16 PM (180.69.xxx.187)요즘 세상에 옳고 그름이라는 것이 참 모호해요.
아주 예~~전에도 예수님이 그러셨잖아요. '저 여인에게 너희중에 죄없는자가 먼저 돌로 치라' 고요. 참고로 전 불교,,^^
다양한 시각을 존중해주는 분위기면 좋겠어요. 너무 한쪽으로만 몰리지 말고, 남을 비난할때
자신도 한번 돌아보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저도 노력중이구요. (특히 남편이 속썩일때)
저는 그럴라구요. 지금은 모피에 큰 관심없어서 안입으려구요. 근데 나중에 관심생기면 또는 선물이 들어오면 그냥 입으려구요. 입다가 밍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너무 끔찍해서 정말 입으면 안되겠다싶으면 안입으려구요.
억지로해서 뭐 되는게 있나요?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뭐라해도 결국은 내 마음이 움직여야 되는 거잖아요.
제가 요새 느끼는 건데요. 사회에 꼴보기 싫은 사람, 부도덕한 사람 많잖아요. 티비에도 많이 나오고,, 근데 그 사람들 아무리 욕해도 변하는 건 하나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남을 고치려고 하기 전에 내가 먼저 실천해보자는 생각 많이 해요. 내가 하는 하나하나의 행동이 나비효과처럼 어느샌가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지 않을까해서요.흠,,,
모피를 안입어야겠다고 생각하면 모피입는 사람한테 왜 그런 것 입느냐, 사치품이다, 굶고 있는 전세계의 아이들을 생각해봐라 하기 전에 유니세프에 후원금도 보내보고, 밍크제조업자에게 항의메일이라도 계속 보내보고, 내가 쓰는 물건이 사치품인지 아닌지 한번 성찰도 해보고, 사치품이 도대체 뭔지 사유도 해보고 그럴라구요.
나부터 잘하자라는 말이 제 결론이구요.8. 음
'11.1.6 12:30 PM (203.218.xxx.172)그게 너무 예뻐 보이고 갖고 싶어서 잠도 안오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남들 다 갖고 있는 거 같고 나도 부내 좀 내보고 싶어서 괜히 사는 거라면 말리고 싶네요.
정말 너무너무 갖고 싶은 사람에게 대놓고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저도 남들 기준에는 저런 걸 왜...라고 하는 품목들, 너무너무 갖고 싶고 가지고 있는 게 있을테니까요.
근데 그냥 유행이니까 나도 하나...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요?
남편 성의는 꼭 모피로 받아야하는 게 아니잖아요. 원글님이 정말 갖고 싶은 걸 생각해보세요.
신혼여행이 좋으셨다면 그 돈으로 두분이 오붓하게 여행을 가셔도 좋구요.9. 궁금해요
'11.1.6 1:51 PM (211.253.xxx.18)원글입니다. 따뜻한 댓글들 감사해요. 역쉬 82 언냐들 짱 좋아요^^
결혼하고 나서 2세계획을 세우면서 남편이 섭생에 관한 책들을 많이 찾아 읽더라구요.
그러면서 일단 집에서는 육류요리를 안해요. 제가 요리를 잘 못하기도 하구요.
만두나 참치캔, 계란은 먹구요. 두부랑 버섯을 엄청 좋아하는데 요즘 가격이 올라간대서 걱정이네요. 회식이나 외식, 이럴땐 먹어요. 흰우유도 두유로 바꿨구요.
저희 강아지때문에 애견관련서적도 읽고 사이트 들락거리면서 다른 생명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인간의 잔악함, 이런 것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구요.
자꾸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쓰니까 더 많이 보이고, 알게되는 것 같아요.
무식하고 무지했던 저를 이끌어주신 82언니들께 무한감사드려요^^
밍크는 안사요. 지금 입고 다니는 오리털파카(구스였나?)도 오리(거위)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오래오래 아껴 입어야겠어요.
저라도,라는 마음으로 줄여나가고, 자꾸만 지구에게, 다른 동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겠어요.
모두들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