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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문화센타 민폐 글 썼던 사람입니다.

... 조회수 : 2,131
작성일 : 2010-12-16 12:07:50
댓글이 많이 올라와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소중한 글 감사했습니다.
저는 그냥 싫어서 싫다고 했을 뿐인데 여러분들께 칭찬까지 듣고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어제 댓글에서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어릴 때 할머니로부터의 안좋은 트라우마가 있어요.
할머니는 여기저기 분란 일으키기 선수였고 특히 저를 무척 괴롭히셨죠.
그런데 이 할머니가 고단수인게 엄마아빠앞에서는 저를 괴롭히지 않는 거였어요.
엄마아빠는 출근하시고 저는 학교에서 오면 저한테 돌아오는 건 폭언과 폭력이었죠.
폭력도 꼭 보이지 않는 곳을 때리고 꼬집고 그렇게 4년을 살았습니다.
엄마가 씻겨준다고 해도 멍들거나 상처난 몸을 보면 엄마가 맘이 아플까봐 제가 더 일부러라도
씻고 다녔어요.
다행히 엄마가 학원을 보내주셨고 저는 학원에 있는 시간만큼 할머니를 덜 봐도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좋았습니다.
그런 할머니하고 같이 있어서인지 어린나이에 포커페이스를 조금씩 배워나갔나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엄마한테 조심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도 아니고 다른 곳에서 발생됬어요.
학교 신체검사때 선생님이 제 옷 사이에 군데군데 보이는 멍자국을 보셨고 그걸 엄마한테 말씀하신거죠.
전 그 상황을 전혀 몰랐고 그날따라 학원에 갔다오니 엄마가 계신 거였어요.
엄마는 저 보자마자 방으로 끌고 가셔서 옷을 벗기시더니만 자국 보시고 우시는 거에요.
아빠 오시자마자 지금까지 할머니가 저 학대했었으니 엄마는 더이상 할머니 얼굴 못보겠다고
큰엄마하고도 싸워서 우리집에 오신 거였으면 조심하실 것이지 그리고 며느리가 싫으면 며느리한테
화풀이 할 것이지 왜 죄없는 애를 학대했는지 모르겠고 이런데도 할머니하고 살아야 된다고 하면
저 데리고 나갈 거라고 하셨어요.
이런 상황에서 할머니는 더이상 당신의 패가 없었는지 갑자기 아프다는둥 쇼를 하셨구요.
진짜 엄마는 저 데리고 외갓집으로 가셨구요 며칠후 상황 정리하신 아빠가 데리러 오신 걸로 끝났어요.

각설하구요..
진짜 이 얘기 어디에다가도 말 못한 내용이었는데 쓰면서 눈물이 나네요.
하지만 제가 왜 이걸 썼냐면요 우리엄마의 그때 행동과 하셨던 말때문에 썼어요.
그때 엄마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리고 자기는 자기가 소중히 해야 하는데 그때 그럴 힘이
없으면 더 힘 있는 사람한테 도움을 청해서라도 지켜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또 이유없이 싫은 거 말고 진짜 못하겠고 싫은 일은 싫다고 말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저도 문화센타 옮길까 생각 안한 거 아니었지만 안 옮기려구요.
등록한지 절반도 안됐고 옮기더라도 끝난 담에 옮기려구요.
그 일 있고나서 문화센타 몇번 더 갔는데 일부러 문하고 가까운 뒷자리에 앉아서 끝나자마자 바로 나갔구요
이후로도 계속 저한테 전화번호하고 제 신상을 물어댔지만 대꾸 안해줬구요
다른 분들한테 어떻게 말을 옮겼는지 모르겠지만 몇몇 아줌마들의 좋지 않은 눈치를 받고 있긴 해도
전 상관 없어요.
제가 잘못한 일 없는 듯 싶고 또 결정적인건 제가 그들과 계속 엮이지 않을 거니까 오히려 편해요..
어릴 때 어쩔 수 없이 배우게 된 포커페이스가 이럴 때 도움 되기도 하네요...
IP : 125.177.xxx.2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훔,,
    '10.12.16 12:12 PM (125.187.xxx.32)

    그런 상처가 있었네요.
    다 지난 일이지만, 눈물이 나신다니... 위로해 드립니다.
    이곳에 글로나마 털어버리셨으니, 조금이라도 과거의 상처가 치유되기를 바래요.

  • 2. -
    '10.12.16 12:13 PM (203.212.xxx.58)

    어제 속시원한 결말에 모처럼 속이 뻥 뚫린것 같았는데 이런 아픔이 있으셨구나...

    원글님보다 제가 나이는 어릴것 같지만 그래도 보듬어드리고 싶네요.
    저도 어릴때 아픈 상처 많았지만 원글님 글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 3. 세상에...
    '10.12.16 12:17 PM (122.32.xxx.10)

    그 할머니 진짜 너무하시네요. 당신 핏줄이고, 당신 손주인데 어떻게...
    그래도 나중에라도 어머니, 아버지께서 아시고 잘 조치해주셨다니 다행이에요.
    그런 비슷한 경우에 끝내 부모에 대한 도리 때문에 자식한테 못할 짓 시키는
    경우를 봤거든요. 얼마나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일인지 모르고...
    원글님 한번 꼬옥 안아드리고 갑니다. 토닥토닥...

  • 4. ...
    '10.12.16 12:34 PM (59.12.xxx.84)

    토닥토닥..... 어린 나이에 그런 학대를 받고도 참았다니 원글님의 상처와 마음씀씀이가 가슴이 저립니다. 그래도 어머님이 훌륭하시네요. 자기를 지키는 법을 배우는 거 정말 중요해요. 문화센터 일은 아주 잘하셨어요. 단 방어적인 태도를 밖으로 표출할 대는 좀 다듬어서 할 수 있도록 주의를 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살면서 나를 지키는 것도 좋지만,,,,, 솔직하게 내 입장을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그로 인해 불필요한 원한이나 적의를 사는 것도 별로 도움이 안되더라구요.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것도 가끔은 사용하시구요.

    인간들이라는 게 무서운 게 잘못만나면...... 자신의 무경우는 생각도 안하고, 상대를 모함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괜히 걱정되서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이니 기분 나쁘지 않으셨으면 해요 ^^;;

  • 5. ㅠㅠ
    '10.12.16 12:38 PM (123.214.xxx.214)

    그 어린 나이에 받았을 몸과 마음의 상처가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원글님 어머님이 받으셨을 충격을 생각하면 또 마음이 아프구요.
    나쁜 기억 모두 잊으시고 즐겁게 지내세요~~~~^^

  • 6. ...
    '10.12.16 12:42 PM (121.136.xxx.38)

    어머님이 참 현명하시면서 결단력이 있으시네요.
    그걸 님이 배우셨구요. 현명한 결단력 있는 분들 부러워요.

  • 7. ..
    '10.12.16 12:55 PM (203.226.xxx.240)

    그 아주버니 참 염치도 개념도 없으시네요...
    사람이 무안한것도 없나...뭘 자꾸 물어보고 주변에 이상한말 흘리고 그러는지...
    참..없어 보이네요.

    어릴적 트라우마 잘 극복하시고...즐거운 생활 하세요~

  • 8. ***
    '10.12.16 2:51 PM (222.99.xxx.174)

    제가 우유부단한 면이 좀 있어요..쉽게 거절못하고, 어영부영하다가 거절할 시기 놓쳐서,일 꼬이고...님글 읽고 반성이 되었어요...제 아이들은 님처럼 똑 부러지게 키우고 싶네요.^^

  • 9. 음..
    '10.12.16 3:03 PM (125.177.xxx.193)

    어머니가 교육을 참 잘하셨네요.
    글 읽으면서 나도 그런 엄마가 돼야지.. 그런 생각했어요.^^

  • 10. 저도
    '10.12.16 3:40 PM (222.108.xxx.68)

    님 글 읽고 나니 느끼는게 많아지네요.
    어머님이 정말 좋은 말씀을 해주셨네요.
    저도 성격이 우유부단해서 싫다는 말을 잘 못하고
    혼자서 속앓이 하곤 하는데, 원글님 어머님 말씀이 와닿네요.

  • 11.
    '10.12.16 4:44 PM (124.61.xxx.78)

    어머님이 참 대단하시네요. 그런 상처 딛고서 당당하게 자기 주장을 펼치는 원글님이 부러워요.
    언제나 맺고끊음을 잘하시니 더이상 안좋은 일은 없을겁니다!

  • 12. **
    '10.12.16 7:03 PM (115.143.xxx.210)

    일단 그 아줌마는 싸이코예요. 대적하려고 하지 마시고 피하세요. 그리고 설혹 욕을 먹더라도 신경쓰지 마세요. 참 어렵지만...왜 저런 행동을 할까? 하고 고민하지도 마세요. 싸이코를 정상인이 이해하긴 힘드니까요. 싸이코의 특징이 자꾸 받아주면 더 하는 거니 지금처럼 당당하게 행동하세요. 문화센터나 아이들 관련 프로그램 가면 꼭 있더라고요. 개무시가 정답입니다~

  • 13. 님 대단!!
    '10.12.16 11:58 PM (121.55.xxx.240)

    처음 글읽고는 제 속이 얼마나 시원한지..
    저 아들래미 키우느라 넘 몸도 힘들고 내년에 4살되면 교회유치부실에서 친구들하고
    예배드리면 저도 따로 예배드리고 할생각에 기뻐하고있는데
    유치부교사하라고;;
    은혜받는 직분이고 감사한데 제가 도~저히 마음이 안따라가고 몸이 힘들어
    안되겠다고 하는데도 전도사님 교회집사님 눈 빤~히보면서 네다섯번씩 강요하는데
    정말 돌아버리겠더라고요

    결혼해서 시댁교회로 옮긴거라 여기저기 어머님친구에 이리저리 엮기고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교회안갈생각까지하고 결국은 어영부영 거절하고
    내년엔 꼭하라는 소리까지 듣고...
    님 글읽으면서 무릎을 쳤어요! 나도 이렇게 당당하고 똑부러지게 이야기해야겠다고!!

    근데 이런 아픈 일이 있으셨네요...
    그래도 이렇게 똑소리나게 성장하셨고 어머님도 현명하셔서 다행이에요
    그아줌마 그후에도 계속 신상캐고 묻는다니 참 어이가 없- -;;
    윗님말씀대로 개무시하시고 강좌 즐겁게 들으세요

    주절주절 말이 너무많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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