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딸 ..
지금쯤 너는 경유지에 도착했겠구나
이 교육열 높은 동네에서 방학마다 해외다 지방이다 비행기타고 놀러다녀왔다는 친한 친구들
그 친구들이 부러울만도 했을텐데 ..
내년엔 꼭 .. 가까운 곳이라도2-3개월 이라도 보내야지 하면서 엄마는 새벽 샌드위치를 싸서 너의 통장에 저금했단다 . 몰랐지 ? 돈이 없어서가 아니고 .
그 목돈이 부담된것은 사실이였기에
그리고 엄마가 꼭 과외로 버는 돈으로 보내고 싶었지 .
엄마의 계획보다 예상밖에 빠르게 진행되었던 너의 첫 외국행
비록 한달도 안되지만
그래도 얼마나 가고 싶었던 여행이니 ..
갑작스러운 계획이라 미리 준비하지도 못하고 비싼 비행기표가 너무 부담되어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경유 티켓을 끊고 잘 할수 있겠지? 라고 말했던 엄마.
그래도 혼자 가는 먼길인데 직항을 태울까 다시 고민하면서 비행기값을 알아보는 엄마에게
너는 나 잘할수 있어
걱정하지마 .. 졸졸 쫓아다니면 되지 .물어보면 되고 .. 뭐가 걱정이야 ~~
소아 케어서비스 99불 ..
왕복이면 20만원훌쩍 넘는 그 서비스도 신청하지 말라던 너 .(그건 꼭 신청해야 한단다 ㅎㅎ13세 미만소아라서 )
오늘 떠나는 너에게
엄마는 같이 있어주지도 못하고 .. 어제밤에도 일하고 들어와서 미안해 .
엄마의 계획과 상관없는 일들로 인해 가방조차 오늘 새벽에 꾸려주면서 참 미안했다 .
또 그새벽에 격한 글로 엄마마음은 너무도 아팠지만
눈치 빠른 너 . 가는길 불안하고 불편할까봐 내색하지 않았단다 . 잘했지?^^
일요일 아침이면 일주일 피곤함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자는 엄마 아빠를 위해
빵을 굽고 커피를 타고 졸음에 취한 엄마 입에 밀어넣어주던 내 딸 ..
그 딸이 이렇게 훌쩍 커버렸네
오늘 공항에서 너는 나에게 지난 어느해 일을 스치듯이 이야기 했었지
나 공항 두번째 와보잖아 .
5살때던가?
그때 엄마가 저기서 딱 나오는데 얼마나 반갑던지 ..
웃으며 이야기 하는 너와 달리 엄마는 참 마음이 아펐단다 .
한참 귀여울 재롱 할 나이 . 너 그 어릴때
널 떼어놓고 엄마는 한달은 외국에서 한달은 이곳에서 왜 그렇게 종종거리며 살아왔는지 .
엄마 참 독하지?네 사진 한장 안가져 갔으니 .사진보면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엄마 일을 포기할까봐 그랬나봐 .
할머니집에 널 두고 . 일주일에 한번 가는 어느 날 일요일 .
잠에 들면 엄마 아빠는 사라지고 마니
5살짜리 너는 졸린눈을 잡아당기며 그런데 왜 눈물이 그냥 쑤욱 날까?
그 한마디에 돌아오는 차안에서 참 많이도 울었단다 .
다음주 회사에 사표내고 널 데려오면서 머리끈 팬티 한장 남기지 않고 다 쓸어가는 날 보고
할머니는 참 독하다 했었단다 . 다시 안올꺼같이 다 가져간다고 ㅎㅎ
그땐 네 물건 하나라도 할머니 집에 있으면 다시 널 데려다 놓으면 어쩌나 하는 그런 생각이 있었나봐 .
회사에서 사표 안받아 주고 대신 일찍 퇴근 시켜주기로 해서
다시 일했지만 ..
그래도 퇴근시간이면 눈치 보여 동동거리며 죽어라 뛰면서 늘 꼴찌로 찾아가는 어린이집 .
어느날 일찍 퇴근해서 데리러 갔더니 넌 깜짝놀라 팔짝팔짝 뛰며 너무 좋아라 했었지
그 모습도 너무 아련해 .
아침이면 허덕거리며 널 데려다주고 너때문에 회식한번 제대로 못할때 속상하기도 했는데 그런 마음도 미안해 ..
엄마가 참 일욕심이 많아서 너에게 미안했어 .
돈욕심도 많았나봐 .
그게 행복하게 해주는 발판이 될꺼라 생각했던게 아니였는데 .
울까봐 그랬는지 너무 서먹서먹 쑥 들어가버린 네가 아쉬워서
엄마 아빤 공항에 한참 앉아 있었단다
그래도 예쁘게 잘 커줘서 너무 고맙고
배려심 많은 착한 아이로 커가고 있어서 그것도 고맙고 .
우리딸에게 길게 편지 쓰고 싶은데 .
또 엄마는 일하러 나가야 하네 ...
잘 놀고 잘 먹고 많은것들 한눈에 다 담아오고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와 ..
너무 많이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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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딸 ..
유지니맘 조회수 : 1,489
작성일 : 2010-12-14 14:38:22
IP : 112.150.xxx.1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아유
'10.12.14 2:42 PM (125.177.xxx.10)몇일동안 많이 속상하고 힘드셨죠?
이 글에서 유지니맘님의 맘이 절절히 느껴져서 제가 다 속상하네요.
엄마가 강하고 현명하신 분이니 분명히 따님도 잘지내고 올거예요.
날씨가 많이 춥네요. 건강 조심하세요.2. 눈물
'10.12.14 2:56 PM (121.174.xxx.55)참... 눈물이 다 나네요ㅠㅠㅠ
유지니는 참 좋겠어요
이렇게 멋지고 훌륭한 부모님이 계셔서요
저도 아이둘 엄마인데 반성하고 갑니다
행복하세요3. ...
'10.12.14 3:35 PM (221.146.xxx.5)제 마음이 다 짠하네요. 힘내세요! 화이팅!!!
4. 엄마의 마음
'10.12.14 7:45 PM (59.0.xxx.118)읽으면서 마음이 따스해지고 행복한 엄마와 딸의 그림이 그려지면서도
눈가가 흐려지네요.
유지니맘님 힘내세요 응원합니다~~5. 화이팅
'10.12.14 10:02 PM (59.2.xxx.225)읽으면서 눈물참느라 혼났네요
엄마를 참 많이 닮은 딸인거 같아요
힘내세요!!6. 대단해
'10.12.15 6:34 AM (218.150.xxx.204)강한 엄마 교육이 유진이는 잘 크겠지요
유진이 착해요 잘 다녀 올것입니다7. ^^
'10.12.15 11:28 AM (150.183.xxx.253)님 사랑덕분에 이쁘고 참하고 강한 딸로 자랄꺼에요
너무너무 사랑스럽네요 ^^
저두 아가 생기면 맞벌이 어찌해야되나 고민인데
님 보구 또 맘 다잡게 됩니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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