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부산사나이 쌈디가 하는 말 중, 부산말은 <쪼옴~!>이면 다 뜻이 통한단 말을 듣고 한참 웃었네요.
맞습니다 <쪼옴~!> 한 마디면 다 통하는 이곳도 경상도입니다..ㅎㅎㅎ
주말에 어머님과 목욕탕엘 갔네요.
오후 5시까지 이어진 엄청난 양의 김치를 담근 이후였습니다.
한참 목욕을 하는 중에 어느틈엔가 작은 바구니에 담긴 수건뭉치가 제 수도꼭지 바로 밑에 자리하고 있더라구요.
어머니께서 들이밀어 놓으신 것이었지요.
살짝 보니 김장을 담그면서 바닥을 닦은 수건들을 쓸어서 오신 듯 하였습니다.
못 본척 했습니다. 뭐, 본인도 들이밀어만 놓고 암 말도 안 하시더라구요.
좀 씻다가 바구니를 정리하고 바가지도 헹궈서 옆에 챙겨두고 일어났습니다. 사우나에 가려구요.
그랬더니 앉은 채로 저를 (올려다보며 ) 한마디 하시더군요.
<씻어라>
네, 뭘요?
<수건 씻어라고>
네? 왜요? 이거 세탁기 돌리면 되는 걸 왜 들고 오셨데요?하면서 걍 암말도 안하고 씻어드릴까 고민하며 들춰보니 3장이나 되네요.푸헐..
<뜨신 물에 씻으면 깨끗하다고 그랬지>
.....
목욕탕 곳곳에 세.탁.금.지.... 빨.래.금.지.... 다 쓰여있는 동네목욕탕이구만 집에서 빨래감을 뭐한다고
들고 오셨는지.. 들고 오셨음 본인이 빨래를 하시던가 말도 안하고 며느리 코 앞에 갖다 놓고 빨아라고 하는 건 또 뭔 경우인지... 종일 진짜 왠종일 종년처럼 김장한 건 안중에도 없는 건지.. (제 김장 아닙니다. 전 친정에서 했습니다. 시댁에선 1통 들고 왔습니다. 10만원 챙겨드렸구요.)
갑자기 울컥..하더라구요.
아...... 어머니, 싫어요.
하고 사우나에 가 버렸습니다. ㅜ.ㅜ
울 어머니 본인이 빨래하시더군요. 박박 비벼가며..
쬐끔 미안하긴 했지만, 눈만 마주치면 <화장실 청소부터 해라. 락스 뿌려서..>하는 분이시라 오만가지 쌓인 감정들이 기억나면서 되게 미안하진 않더이다. 참고로 어머니 혼자 사십니다. 저는 시댁가면 대청소해주는 파출부취급이십니다.
담엔 안 그러시겠지요.. 결혼 13년만에 할 말 대차게 했습니다.
연세드셔서 좀 안됐단 생각도 들지만 저런 식으로 말씀하실 땐 정말 기분 나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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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쪼옴!
목욕탕.. 조회수 : 1,061
작성일 : 2010-12-06 14:26:53
IP : 203.232.xxx.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12.6 2:29 PM (1.225.xxx.75)잘 하셨습니다. 짝짝짝
2. 휴...
'10.12.6 2:31 PM (1.103.xxx.168)그래도 참 착하시네요...같이 목욕탕도 가시고.. 전 같이 목욕탕 가는 대목에서부터 거절했을듯.."전 목욕탕 안다니는데..어머니 가고 싶으시면 잘 다녀오세요^^" 이렇게 말하는 성격입니다 대신 남한테도 하기싫다는거 절대 강요 안하고요
그리고 빨래에 대해서는.. 여기 빨래금지인데요. 하면 끝3. ㅗㅗ
'10.12.6 2:33 PM (220.84.xxx.3)쪼옴! 저 경상도 신랑 충청도..
신랑이 귀찮게 하면 저두 "쪼옴"소리 엄청 합니다. 그랫더니 신랑이 "내이름이 쪼옴이냐?"
목욕탕에 빨래는 쪼옴 안하셨으면 하는 바램....4. ...
'10.12.6 2:34 PM (211.108.xxx.9)대단하시네요...;;;
5. ....
'10.12.6 2:39 PM (114.199.xxx.68)다른말이지만 목욕탕에서 우유곽 씻는 분 봤습니다 -_-;
엄청난 양의 우유곽을 쏟아내는데 그 썩는 냄새...하아~
참다참다 안되서 목욕탕에 일하시는 분께 살짝 말씀드렸어요.
근데..그 아줌마 정말 당당하시데요.
끝내 다 씻고 가더이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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