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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김장글 보니 생각나는 씁쓸한 에피소드

김장의추억 조회수 : 950
작성일 : 2010-11-03 23:48:12
작년 12월에 아기가 9개월 때쯤이예요.
늘 김장을 30포기씩 했죠.
절임배추를 주문해두고 나머지 재료들과 고춧가루도 다 공수해두고
주말에 남편에게 아기를 보라고 하고 김장을 해치울 생각을 하다가
목살 한덩어리를 사면서 어머니 오시라고 하자
해서 전화를 드렸어요.
오늘 김장할 건데 오후 늦게 오셔서 생김치랑 목살드시라구요.
김장하는 날 김치 쭉쭉 찢어서 먹고 고기도 삶는 김에 어머니도 뵙고
하자는 생각에 김장 끝날 시간쯤에 일부러 오시라고 했어요.
어머니는 김장을 안하시거든요.

그런데 아침 일찍 오셨더라구요.
그러니 당연히 까지도 않은 파 몇 단이 있죠
그날 어머님이 한 한시간 반가량 파를 까주셨어요.

너무 감사했죠.
김치 가져가시라고 하는데도 넣을 곳도 없다 다른 곳에서 김치 받을거라고 굳이 사양하셔서 반포기만 가져가시고 하여간 저에게는 좋은 기억이었어요.

일년이 지난 며칠 전에
남편때문에 속상하고 팔 아픈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이번에는 김장 안 할거다 라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그럼 내가 몇포기 해줄게 하셨죠.
저는 고생이라면서 거절했고
다음날 전화를 하셔서는
이번 김장때 저번처럼 아기 봐줄테니 그렇게 해라 라고 하시는 거예요.
사실 제가 안할  생각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저번처럼 파까시느라고 고생하시면 어떡하려고 그러시냐고 농담삼아 했더니
차가운 바닥에서 파 까시느라 엉덩이에 마비가 오셨다는 거예요.
몇번이고 겨울에 바닥이 찼다면서...
바닥이 찼자나? 계속 그러시면서요.
일반 아파트 마루바닥이거든요.그때 차다고 하시면 방석을 챙겨드리던지 보일러를 올려드렸을텐데
저도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경황이 없었죠.

이거 원참 사이 나빠지면
이 스토리가 김장한다고 불러내서는 차가운 바닥에서 파 까게 하고
김치 반포기만 주는 아주 독한 며느리가 되겠다 싶더라구요.

그러면서 첫만남이 생각이 났어요.
인사드리러 간 날인데 저보고 밥도 안해주게 생겼다고
아무것도 안바른 토스트만 주게 생겼다고 웃으면서 그러셨죠.
그리고는 단호하게 나는 반찬 못해준다!!!

사실 제가 음식을 하는 걸 좋아하고 잘하는 편이라서
그 땐 아무 생각없이 긴장한 탓에 듣고 넘겼는데
남편과 살면 살 수록
지금 만약에 인사를 갔는데 이런 소리를 들으면
결혼 반대하신다는 뜻이지요?
라고 하고 그냥 그 자리를 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틀에 한번씩은 전화드려서 미주알고주알 삼사십분은 기본으로 함께 수다떨고
그랬는데 이 것 말고 또 다른 일에 맘이 좀 상해서
3일째 전화를 안 드리고 있네요.
김장은 그냥 혼자 10포기만 할 생각이예요.
제가 속이 좁은 걸까요?  
IP : 110.14.xxx.1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11.4 12:22 AM (211.207.xxx.222)

    큰 애 낳고 삼칠일 지나자마자 시어머니네 친정식구들까지 다 모여서 하는 김장을 가서 했는데..
    뭐 제가 특별히 한 일은 없지만..
    젖 잔뜩 불어서 애한테 젖먹이러 들어가니 시누 왈..
    "내가 분유타서 먹였어~~"
    애야 배부르겠지만 불어터진 제 젖은 어쩌라구요...ㅠ.ㅠ.
    그 넘은 젖먹는 놈이 분유 타준다고 넙죽 받아먹는 건 또 뭐랍니까..ㅠ.ㅠ.

  • 2. 원글이
    '10.11.4 12:33 AM (110.14.xxx.189)

    아 윗님 글만 읽어도 제 가슴에 통증이 오네요 얼마나 아프셨을까? 그 때 분유드신 아기님 참 순한 아기님.

  • 3. ..
    '10.11.4 8:46 AM (122.203.xxx.194)

    애기 너무 귀여운거 같아요,, 말씀만 들어도,,,
    우리애도 젖만 먹였는데 어느날 분유를 타주니, 조금 먹다가,,
    완전 황당한 얼굴로 이게 무슨 맛이냐? 이런 얼굴로 젖병을 바라보더군요,,

    아이가 골고루 잘 먹나봐요,, 잘먹은 귀여운 아기가 생각나서 웃음 짓고 가네요,,

  • 4. ..
    '10.11.4 9:37 AM (125.241.xxx.98)

    결혼해서 첫김장
    예정일 2주일 남았는데 조퇴하고 오라더군요
    끝나고 갔더니 김장은 안하고 밥이라도 하라고
    몇년 후--토요일 퇴근하고 갔는데
    시누는 김장 끝나니까 오더라고요
    70포기 속 넣고 나니까 손목이 마비--침 맞었어요
    그 뒤로 우리 김장은 우리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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