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로 가끔 알바 같은 것만 하던
제가 얼마 전 5개월 동안 공부하던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어찌나 기쁘던지요. 분식집 일 같은 거 하지 말고 젊으니 공부하라던 친정엄마가 더 기뻐하시면서
이은미 공연 축하선물로 보여주시겠다고 그래서 20일에 아람누리 공연 예약되어있어요.
그런데 오늘 시어머니 전화하셔서는 20일에 김장한다. 하시는 거에요.
공연은 4시, 그렇지만 8시 공연도 있으니 늦어도 6시반 정도엔 끝나겠죠.
그 시간에 끝나면 토욜이니 자유로 막히고.. 시댁은 기본이 2시간 거리인데(용인 수지)
저녁 9시 정도에 도착할텐데..
시어머니는 19일에 절임배추 택배오기로 했다고 20일에 하자시네요.
그렇다면 저는 아침 일찍 가서 무랑 알타리며 파 양파등등 미리 씻어두고 속재료 준비하고 통 씻고
생새우 다지고...이런 저런 잡일이 많겠지요.
그런데 20일은 놀토도 아니에요.
애 학교도 가야 되고.. 그래서 왜 그날로 하셨는지.. 다음 주에 하면 안되겠냐 했더니
25일 지나면 김장물가가 팍 뛰기 때문에 절대 안된다 하시네요.
그럼 그 전주에는요? 했더니
해남에서 절임배추 보내주는 집 아주머니가 2주 동안 며느리 산바라지 하신다고 그땐 못보낸다는 거에요.
제일 바쁘고 피크인 11월 말고 아예 12월에 하자고 해마다 말씀 드려 보지만
어머니에겐 그때 꼭 해야 되는 거에요.
약간 불안해서 안달복달 하는 스타일이시거든요. 딱 맘대로 못하면 잠도 못주무시는..
좋은 배추, 좋은 새우 다 있을때 그때 해야지 안그러면 안좋은 물건들밖에 없다고..
결혼하고 8년 작년까진 시댁에 행사 있으면 애 유치원 다니니까 결석하면서 조르르 따라다녔는데..
이젠 학교도 다니니.. 좀 그런 것들이 어려운데.. 또 제가 꾀가 나기도 하고요.
일년 먹을 김장을 세 집 것을(큰시누는 시어머니랑 같이 사니까 어머니 댁, 작은 시누것, 제것) 한번에 하니까
양이 장난이 아니에요.
그걸 시어머니랑 (큰시누는 일하니까 절대 같이 한적이 없고)작은 시누랑 저랑 셋이 한번에 하기에 많아서
어떤 해엔 한달 내내 김장하러 간적도 있어요.
이번 주는 알타리, 담주는 동치미, 그 담주는 배추.. 이렇게요.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좀 힘들고 해서 작년엔 제가 텃밭하면서 제 김장은 제가 하겠다 했지요.
꿈도 야무지게 내꺼 내가 해먹으면 안부르지 않을까 하고..
그래도 갔습니다. 어머니 힘든데 어디 며느리가 안오냐고..
애가 좀 더 어릴 땐 버스 타고 오기 힘들다고 시아버지가 차로 두 시간 반 거리를
저희 모자 픽업하러 오시기도 하고..
결혼하면서 외며느리라 완전 나죽었소 시어머니의 오른팔이 되려 착한 며느리 소리 들으려 했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좀 짜증나요.
울 엄마는 근처 살아도 나 김치 한다 와서 같이 하자 그런 적 한번도 없는데
울 시어머니는 결혼후 몇 해는 같은 동네에 사셨거든요.
그땐 정말 한달에 한번꼴로..장에 나가 배추가 싱싱하면 당장 호출 김치할거다 와라
약속있던 것도 다 취소하고 달려갔었죠.
오죽하면 친구들이 왜 니네 시어머니는 맨날 김치만 담그시냐
그러다가 이사를 가시고 좀 편해 지려나 했는데..
더 힘드네요.. 왔다갔다 기름값에.. 김치 같은 거 행사 같은 거 없어도 2주에 한번은 꼬박꼬박 1박2일 행이니..
이젠 애도 학교 들어가고 내년부턴 저도 일할건데..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솔직히 이렇게 사는 거 낙천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 별로 크게 고민 안했는데..
이번 공연은 정말 놓치기 싫어요..
어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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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눈치를 언제까지 볼까요?
김장이 무서워 조회수 : 1,094
작성일 : 2010-11-03 22:46:47
IP : 59.7.xxx.24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설마
'10.11.3 10:49 PM (121.167.xxx.28)죽이시기야 하겠어요. 한 번 배째 보세요~.... 라고 하지만 사실 저도 잘 못하는 걸 남 보고 하라는지 원.. 한숨 푹푹이에요...
2. 그냥
'10.11.3 10:50 PM (183.98.xxx.208)딱 잘라 깰 수 없는 선약있다고 미리 말씀하시고
일일 도우미라도 보내드리세요.
원글님 드시는 김장도 아닌데...3. ...
'10.11.3 11:00 PM (115.138.xxx.23)지겹네요.. 김치.. 한달내내..
고만 따로 하세요. 뭘 그렇게 같이 해댑니까.. 아이고고
앞으로 어머니 드실만큼만 하시라고 하고, 원글님은 따로 하세요. 독립할때도 되었네요.
대신 가끔 일손만 거드는 정도로만 하세요..4. 김장이 무서워
'10.11.3 11:12 PM (59.7.xxx.243)저도 김치 두통 얻어 오지요. 무론 그것 가지곤 모자라 저는 따로 해먹기도 합니다만..
큰 시누는 그래요.. 사람 사다 쓰면 되지 왜 고생하냐고..
시어머니는 모든일을 당신 손으로 해야 직성이 풀리셔요
ㅠ.ㅠ5. 금방
'10.11.3 11:14 PM (121.170.xxx.217)시엄니랑 통화했어요..
올해부턴 절임배추 사다 저의집껀 제가 담을게요~~
직장다니는데... 덜컥 말해버렸지만.. 후련합니다.
고춧가루.. 젓갈... 마늘... 기타등등 모두 제가 사야하고..
그 재료로 어머님댁,시누,동생 김장을 다 하는것 같아요..
시누랑 동생은 얼마 안하니깐 조금씩 나누는 거라지만
둘집 합하면 우리집이랑 똑같은양..
올해부턴 우리꺼만 할라구요..
벌써 친정언니한테 레시피 전해 받았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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