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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석사논문 수정에 사례가 혹시 있나요? (조언도 부탁드려요)
글 길게 쓰다가 보니 로그아웃되어서 날아가버렸네요.
간략하게 제가 처한 상황을 말씀드릴게요.
예전에 많이 친했지만 서로 상황이 많이 변하면서 가끔 만나는 친구가 있습니다.
지난주에 통화했을 때 직장에 큰 행사준비로 너무 바빠서 11월 말쯤에 만나자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근데 어제 전화를 해서는 다친 다리 깁스 푼 기념으로 주말에 만나자고 합니다.
지난주까지만해도 평일에는 행사준비로 바쁘고, 다친 인대가 한 달 지나도 안나아서
주말에도 나갈 수 없어서 저를 못 만난다는 변명을 하던 애였습니다.
전 제가 만나자는 얘기 꺼낸적도 없고, 그런 뉘앙스 풍긴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못 만나는 핑계가 가지가진가 좀 웃기긴 했지만
만나기로 한 약속이 걔가 다리를 다치면서 취소된 거 마음에 걸려서 인가 싶기도 하고
못 만나서 서운할 거 전혀 없는 친구라 그냥 넘겼습니다.
근데 주말에 만나서 자기 사촌동생 석사논문 수정을 도와달라고 하네요.
저의 집까지 데리러 오고, 자기가 밥도 산대요.
전화통화할 땐 제가 바쁘던 때라 찬찬히 생각할 경황이 없었고 제가 부전공한 쪽 분야 논문이고
분량도 석사논문 치고 적은대다 자료가 대부분이라 별로 수정할 게 많지 않다는 말에
간단하게 틀린 표현만 같이 보자...고 승락을 했습니다.
그러고 바쁜 일을 마무리하고 그 일에 대해선 아무 생각도 없이 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어떤 문제나 있었던 일에 대해 또렷한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잖아요.
얘가 밥을 살 애가 절대 아닌데, 생각이 떠오르는 거에요.
특별한 일 (생일 등 축하할 일 )를 계기로 만나면 보통 축하받기 위해 그 자리에 부른 사람이
밥값이든 찻값이든 내는 게 저나 다른 친구들이 하는 거였는데요
이 친구는 자기 축하해달라고 부른 자리에서도 밥값 더치페이, 찻값은 제가 제음료 계산하려고
꺼낸 카드에 자기 할인카드 얹으면서 할인은 내 걸로 할게, 잘 마실게, 라며 웃는 애입니다.
그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또 그러나 싶어, 그 뒤에는 그 친구 만나기전에 천원짜리, 동전
밥값 찻값 제 것만 내기에 충분한지 헤아려보게 되더라구요.
그런 애가 기름값들여 저 데리러 오고, 밥도 산다니....아주 간단하다고 누차 강조하는 일에
그런 '과잉'사례를 할 애가 아닌데 싶어 마음이 찜찜하네요.
그 애 사촌동생네 집안이 그지역에서 손에 꼽히는 큰 부자라는 얘기, 얼마나 좋은 집에 살며 사촌들의 얼마나 사치스러운지는 예전부터 여러번 들었거든요.
그 부잣집 딸이 사촌언니에게 대학레포트도 아니고 석사논문 수정 부탁하는데 사례를 안했을까 싶기도 하고.
그냥 일반적인 친구 사이라도 석사논문 수정이면 그냥 밥한끼 사는 걸로는 안 때울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논문 수정 도와주는 거 생각할 수록 바보짓이라 안하려고 합니다.
근데 아마 제가 여기서 약속취소하면 이 친구가 자기는 자기대로 섭섭하다고 생각해
안그래도 소원해진 관계, 쫑 날 거 같습니다. (결혼식 땐 부르겠죠)
다른 친구들에게 어떻게 이걸 뒷담화스럽게 얘기할까 생각이 들어 걍 만나서 읽는 시늉만 할까 하다가도
시간낭비하기 싫네요. 이 친구 만나면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만 하는 증세가 갈 수록 심해져
피곤하던 차였거든요.
현명하신 82쿡 님들.
그래도 한 때는 가장 친했던 친구인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였는데
이런저런 서운한 거 있다고 여기서 관계를 쫑내는 거는 어리석은 걸까요?
제가 이때까지 씁쓸한 일들은 예전에 좋은 기억 떠올리면서 덮어버렸던 거처럼
그냥 웃으면서 넘겨도 될 일에 제가 과민반응하는 걸까요?
아 글 마무리하려니, 친구문자가 왔어요. 메일로 논문보내니 미리 읽어와달라고 하네요.
1. 달콤씁쓸
'10.11.2 10:51 AM (124.153.xxx.182)아. 저도 전화통화할 땐 그렇게 생각했는데, 워낙 밥을 살 애가 아니어서요.
자기가 축하해 달라고 부른 자리에서도 계산 떠넘긴 앤데, 그렇게 간단한 일에 저를 데리러오고
밥도 산다고 하니....왠지 찜찜해서요. ㅠㅠ2. ..
'10.11.2 10:52 AM (211.44.xxx.50)안만나도 딱히 아쉬울 것 없는 친구면, 저같으면 친구의 논문도 아니고 사촌동생 논문까지 읽고 체크해줘가면서 만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저는 남에게 논문 수정을 부탁해보지 않아서 사례같은건 잘 모르겠지만,
꼭 점검을 부탁하고 싶었다면, 같이 석사 공부했던 동기나 선배, 비슷한 주제를 공부했던 박사 선배에게나 부탁하지
사촌언니의 친구에게-_- 한번 읽고 어떤지 봐달라고 하진 않겠어요.
제가 그런 부탁을 받는다해도 부담스럽고 싫을듯. 근데 그닥 살갑지 않은 친구라면 더더욱 안하겠어요.3. 직관을 믿으세요
'10.11.2 10:56 AM (147.46.xxx.76)원글님이 뭔가 이건 아니다 싶으니까 글을 올리신 거죠?
물론 윗님처럼 다른 사람의 견해를 듣고 싶어 부탁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아닐 수도 있죠.
저라면 제 직관을 믿을래요.
괜히 얽혔다가 덤태기 쓰고 좋은 소리 못들을 수 있을 거 같아요.4. 달콤씁쓸
'10.11.2 10:57 AM (124.153.xxx.182)친구의 사촌동생은 친한 언니어서 부탁했을 상황이라 그건 이해가가요. 친구도 생소한 분야라 수정하는 게 힘들어 도움청한건데 제가 너무 매정한 거일 수도 있구요.
에효. 차라리 밥 사겠다는 말만 안들었음 아무 생각없이 갔을텐데, 얘가 나한테 밥을 살 정도면 걔는 큰 사례를 받는 게 아닌가하는 좀 삐뚠 생각이 드네요.5. .
'10.11.2 10:58 AM (58.227.xxx.121)무슨 논문 수정 정도에 사례를 하나요.. 선배 박사들이 항상 후배 석사논문은 얼마든지 그냥 읽고 수정해주는데요.
혹시 통계를 완전히 다 돌려준다던가 뭐 그런 경우라면 사례를 하기도 하지만
읽고 교정해 주는 정도에 사례받는다는 얘기는 듣도보도 못했습니다.
뭐.. 밥이야 아쉬운 사촌동생이 산다니까 친구분이 나섰을수도 있지 않나요?
친구가 중간에서 사례받고 원글님께는 입 싹 씻고 까다로운일 시키는거 아닌가... 의심이 드시나본데.
그렇게까지 나쁘게 생각되는 친구라면 내키지 않는 일까지 해가면서
굳이 관계를 유지하시지 않는 편이 원글님 본인이나 그 친구분 모두를 위해서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6. 달콤씁쓸
'10.11.2 11:00 AM (124.153.xxx.182),..님. 저도 어떻게 보면 '첫사랑'이나 마찬가지인 친구라 (여고 때 단짝은 그냥 우정,이라고 하기엔 좀 미묘한 게 있잖아요) 최대한 관계는 유지하고 싶어요.
근데 친구는 제가 그 분야 부전공한거 전혀 모르는 상태입니다....저는 제 신변 얘긴 잘 못하거든요. 만나면 일방적으로 그 애 얘기 들어주는 식으로 방향이 흘러가서.7. 달콤씁쓸
'10.11.2 11:02 AM (124.153.xxx.182).님 그렇군요. 저는 대학원쪽 분위기를 몰라서 82쿡에 조언을 요청했어요. 서로서로 어렵고 궂은 일이라도 도와주는 분위기라, 사촌언니에게 얼마든지 도움 청할 수 있었겠네요.
그냥 좋게 생각하고 만나서 봐주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