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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자랑...

해도 될까요? 조회수 : 1,606
작성일 : 2010-09-19 19:39:04
전 결혼 6년차에 작은 회사 다니고 아직 아이 없는 아짐입니다.

작은 회사가 그렇듯 야근은 밥먹듯하고 주말도 이틀중 하루는 꼭 나가야합죠.

그래도 오늘 하루는 쉬었네요. 남편은 또 아침에 출근했습니다.

매일 회사에서 밥을 먹다보니 집에 쌀도 없고 김치고 쌈장이고 반찬도 없습니다.

오늘 아침에 남편 회사 나가는데 뭐라도 먹여서 보내야겠다 생각이 들어 계란 후라이, 새송이 버섯 조금 볶고 바나나 버터에 구워서 주고. 뭐 우리집에서 밥 먹으려면 정말 맘먹고 해야 되요.

그냥 쉬고 싶어서 책 읽다가 점심에 저도 바나나, 계란 먹고 -라면도 없더라구요- 좀 잤더니 5시가 되었어요.

남편은 늦는다 전화오고

저희 시댁이 걸어서 10분 거리입니다. 바빠도 매주 일요일 저녁에는 밥 먹으러 올라가는데요.

지난주에는 둘 다 회사가서 못갔고 이번주에는 혼자라도 가야지 했는데 집도 너무 엉망이고 안되겠더라구요.

전화해서 말씀드리고 청소하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다시 전화하셨어요.

"저녁 안먹었지. 밥은 있냐?"

"네 있어요!(뻥!)"

"아니, 집에 나물이 좀 있어서 밥 먹을 때 같이 먹게 내가 가져갈게"

"앗 안돼요! 어머니 제가 갈게요!! 지금 집에 다 벌려놔서 지저분해요ㅠ.ㅠ"

"대충 해놓고 아님 왠만하면 그냥 쉬지 피곤한데"

"어머니 왠만하지 않아요~"

웃으심^^;

그래도 부득불 오시겠다 하여 알겠다고 전화를 끊은뒤 신의 스피드로 거실에 쌓아놓은 옷은 욕실로 책은 작은 방으로 아 욕실 세면대에서 일주일전부터 냄새나는데 ㅜ.ㅜ 세면기 가서 청소액 뿌리고

이러고 혼자 날아다니고 있는데 어머니 오셨어요.

우선 들고 오신 쇼핑백을 딱 받아 마루에 놓고 어머니 들어오세요. 하는데

휘휘 둘러보시면서 방에 뭐 켰냐? 덥다

ㅋㅋㅋ 아뇨. (제가 날아다녀서 그래요-속으로)

이거 줬으니까 나 간다 그리고 그냥 나가시는 거에요. 신발도 안벗으셨는데

어머니 들어왔다 가세요 하고 붙잡는데 따뜻할 때 먹어 그리고는 쑝~ 가셨습니다.

와서 쇼핑백 보니 평소 저녁에 가면 어머님이 주시던 음식들

따뜻한 밥, 된장국, 열무나물, 따슨 호박잎, 쌈장, 구운김, 고등어 구이가 들어있었습니다.

우왕~~ 엄니~~

상 펴놓고 막 게눈 감추듯 저녁 먹었어요.

예전에도 어머님께 감동먹은 적 있었는데.. -까먹었음--; 그 때 생각한 것이 내가 이 사실은 잊어버려도 감정은 기억해야지. 나중에 어머님이 혹시라도 섭섭하게 하시면 그것도 다 넘어갈만한 감동이여~ 한 적이 있는데

그 담에 진짜 섭섭했던 일도 있었거든요 -역시 까먹었음 ^^;;

오늘 또 하나 적립합니다. (인생은 주고 받고^^;)

울 시아버지는 시어머니와 성격이 전혀 다르신 가부장적인 분이신데 역시 사랑받고 살아요.

저 시부모님 복 많아서 정말 감사합니다.

대신 돈이 하나도 없으니 아프시지만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바랄 것이 없겠네요^^
IP : 122.43.xxx.19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9.19 7:47 PM (211.207.xxx.10)

    맞아요. 서로 조금만 이해하고 까먹어주면 좋은관계되지요.
    저도 아들 둘인데 그대로 하면 되겠네요. 잘 알겠습니다.
    좋은 추석 보내세요.

  • 2. ㅎㅎㅎ
    '10.9.19 8:14 PM (220.79.xxx.18)

    만냥 내셔도 돼시겄어요~~

  • 3. 12
    '10.9.19 8:21 PM (124.216.xxx.69)

    나도 나중에 신발도 벗지않고 며느리한데 과연 맛난 음식줄수 있을까? 잠깐 생각 했답니다 작년 가을 친정엄마가 손아래올캐 한데 전화해서 참기름 짜왔다 했더니 어머니 지금 서희가 자고있어요 그냥 경비실에 맡겨놓고 가세요 뚜뚜뚜 그랬다고 옆동에 사는 저에게 와서 난리가 났었답니다 친정엄마보내고 얼른 오캐한데 갔더니 경비실에 갔더니 참기름 없네요 그러네요 너무나도 당당하게 어쪄겠어요 좋은 시어머니 두셨네요 부러워요 가끔씩 어머님집에갈때 마사지팩 사가지고가서 얼굴에 붙여주세요 그러면 어머님이 아주 좋아할거 같아요

  • 4. 전좀
    '10.9.19 8:29 PM (210.222.xxx.252)

    원글님 좋은 기분은 알겠지만..

    결국 시어머니는.. 와서 신발도 벗지 않고 가야 환영받는 존재인가.. 싶어서 좀 씁쓸하기도 하네요.

    아침에 곰솥 들고왔다고 국통 버리라던 인간들의 글에 받은 충격이
    아직도 남아있나봐요..;;

  • 5. 전좀님..
    '10.9.19 8:45 PM (122.43.xxx.192)

    원글인데요. 무슨 글인지 몰라도요. 충격 많이 받으셨나봐요.
    신발도 벗지 않고 가셔서 환영하는게 아니라 울 어머니께서 저 저녁 안먹고 청소한다고 마음 써주시는데 감동받아 쓴거에요.. ;;;

  • 6. 룰루쿡!!~
    '10.9.19 8:45 PM (59.3.xxx.32)

    좋은 시어머니 만나셨네여..
    며느리를 배려하심이 느껴져요~^^;;

  • 7. 전좀
    '10.9.19 9:12 PM (210.222.xxx.252)

    쩝.. 알아유.. 밥두 굶고 있는데 밥 챙겨주니 그러셨겠쥬..
    원글님 말구, 그런 분들도 있어서 하는 야그였어요..

    원글님 글 사이사에 그런 분 아니라는 거 알겠지만,
    저 상황에서 시어머님이 신발 벗고 올라오셨으면, 까실한 며느리는 다음 날

    "집에서 청소하고 있는데, 부득불 같이 밥 먹자고 반찬 싸들고 쳐들어오신 시모" 라고
    올라왔을거라는거죠..;;

    걍 헷소리에요... 명절 즐겁게 보내세용`

  • 8. 음...
    '10.9.20 12:35 AM (180.71.xxx.223)

    며느리에게 잘 하시면 늙으막에 며느리 봉양 받으며 사시더라구요.
    우리 어머니가 형님에게 잘 하셨다네요.
    임신한 며느리 먹을거 모자라던 어려운 시절에 방에 들여 보내놓고
    밖에서 문 잠그고 맛난거 먹였대요. 어린 시누이 눈치채고 문 흔들면
    막 야단치셨다고.....그때 생각하며 어머니는 돌아가실때까지 자기 몫이라고 하시던
    형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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