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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게 어여쁜....아이들.

넬라 조회수 : 1,668
작성일 : 2010-09-16 18:28:54
요즘 심적으로........ 아주 마음이 괴로운 사람입니다..
절망의 끝에 서있다고나 할까요..

풍족하진 않아도  어려운 것도 아니고
남들이 보면 니 팔자가 그래도 젤이다 할 정도지만.
제가 살아온 ,,이때까지 살아왔던 삶의 과정들이
무너져버린 것 같고..
많이 괴롭고 외롭고...흔들리고 있어요.

일주일만의 외출...
버스를 타고 장을 보러 마트에 갔는데
쇼핑 센터에서 울려 퍼지는 유행가들이 슬픈 노래도 아니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려는지
정말 마음을 다잡고 버티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얼른 장을 보고 집에 숨어들어서..다시 고슴도치처럼 집에 틀어박혀..아이들을 기다렸죠.

제 아이들은 중학생... 연년생 남매인데.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 앞에 가게가 있어요.
두부도 팔고 수제비 칼국수 콩국.. 등을 팔지요.
집에선 멀지만 가끔 등록하러 학원에 들를 때면 꼭 그 집 두부를 사죠
거기 두부가 맛있더라구요..

며칠 두문불출하니 냉장고에도 먹을 게 없고
밖으로 나가자니 사람 마주치는 것도 싫고
혼자 다니는 것도 이젠 너무 지겨웠는데..

--엄마 두부 사올까요...?

생각해보면 늦은 밤.. 아홉시 열시에 수업을 마치고 나오면서
까만 봉지에 두부니 콩국이니 수제비니 등을 두 녀석이 번갈아 셔틀타고 실어나른 지 꽤 여러 번이더군요.
어느 분처럼.. 아침마다 진수성찬은 못차려주어도 그래도 반찬 서너가지는 기본으로 하고 살았는데
음식다운 음식을 못해준 지 좀 된 거 같아요.

아이들은 그래도 단 한번의 투정도 없는 게
찌개 하나 국 하나 김치 계란 반찬으로 간신히 간신히 버티는 저를 부끄럽게 했지요.
아이들이 두부를 사올 때마다
모양은 갖추었지만 부서지기 쉬운 두부를 만지다보면
꼭 그 연한 살들이... 내 아이들 같아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나요..

아주 어릴 때부터  오후 네시쯤 아파트에 두부 아저씨가 울리는 종소리가 나면
두 아이가 슬리퍼 맨발에 돈 오백원을 받아들고 뛰쳐나가
아저씨 두부주세요! 했던 기억이 납니다.
누가 보아도 남매라 할 만큼 비슷한 외모에 뽀얀 피부에 순하고 착했던 아가들이었는데
이제 그 아이들이 훌쩍 커서 아들아이는 저를 내려다 보고
딸아이도 엄마 나중에 머리끈 사러 같이 가자 할 정도의 나이가 되었어요.

학원끝나고 친구들은 핸폰 장난할 적에
가게로 뛰어가서 반찬거리를 사오고 서둘러 셔틀을 타고
검은 비닐 봉지가 머냐고 모냥빠진다고 놀려대는 친구들에게도
난 소녀 가장이야~ 하며 웃어넘기는...

너무나 착한 내 아이들이 있기에.
한순간..나쁜 마음을 먹었던 것이 부끄러워 집니다.

오늘도 남매는 수제비를 사올거라고 ...늦게 가면 다 팔려 떨어진다고 미리 사가지고 수업에 들어갈거라고
다른 애들이 배고파해도 못 먹게 해야돼...키득키득하며 학원을 갔어요..

이 아이들을 믿고 기다린다면..언제쯤.. 제 마음에도 봄햇살이 비출까요....?
IP : 124.54.xxx.1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들
    '10.9.16 6:33 PM (175.118.xxx.138)

    잘 키우셨네요....
    원글님 어떠한 이유가 힘들게하는지 모르겠지만....
    얼렁....마음의 병 치유되시길 빌어요...

  • 2. 아 짠하네요
    '10.9.16 6:38 PM (122.34.xxx.16)

    힘든 시절 넘기는 거 참 남 얘기 들을 땐 쉬운 데 진짜 어렵지요.
    그래도 이쁘게 큰 아이들 생각하며 맘 잡으시고
    주변에 맘에 드는 교회 검색해서 꼭 다니시길 기도드립니다.
    우리들이 막막하고 죽고 싶을 그 어두운 때
    오직 힘이되는 그 분 만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82에서 교회 권하는 댓글이제까지 서너번 달아 못들을 험한 얘기도 들었지만
    저를 구원하신 하나님 얘기 또 원글님처럼 캄캄한 분께 진심으로 드리고 싶어요.
    그 밖에 답이 없으니 어쩌겠어요.
    주변의 교회들 홈피 살펴 보시고
    맘 닫는 교회로 가셔서 힘을 얻으셨으면 합니다.

  • 3. 원글님
    '10.9.16 6:45 PM (180.66.xxx.4)

    세상은 참 공평하더라구요. 어느것 하나 부러울 것 없는 아이들보다 엄마 힘든것 어려운것 고생하시는것 보고 자란 아이들이 정말 세상을 따뜻한시선으로 바라볼줄 알고 어려움에 맞서 싸울 준비가 미리 되어 있어 난관을 잘 극복하는것 많이 봐왔네요.
    이젠 엄마만 힘네시고 이렇게 예쁜 남매의 정성에 보답하셔야지요.
    다 가질순 없지만 그나마 가지신것들이 너무 소중하고 이쁜 원글님 자식들 이잖아요~!

  • 4. ....
    '10.9.16 6:46 PM (123.204.xxx.8)

    정말 예쁜애들이네요.
    무슨 어려운 일이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있고,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나중에 요즘을 회상하면서 웃을수 있는 날이 올거예요.
    아이들을 그렇게 반듯하게 키우신 분이라면 잘 헤쳐나가실 거라고 믿어요.

  • 5. ^^
    '10.9.16 7:18 PM (59.19.xxx.151)

    넬라님 넬라님 글을 읽으면서 어쩌면 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신거 같아
    마음이 뭉클해져서 도저히...
    다운된 컴퓨터 다시 켜고 댓글 답니다.

    제가 요즈음 마음이 그렇습니다.
    벌써 10여년째 짧게는 1~2개월 많게는 1~2년 한 직장에서 견디지 못하는 아니
    상황이 그를 밀어내는 그래서 벌써 이직만 열 대여섯번을 하는 남편을 두고
    정말 그만 살아야 하나 그래도 다른 좋은점이 많으니 그거라도 만족하고 살아야 하나
    아님 내가 정말 이 지긋지긋한 생을 놓아야 하나
    참으로 많은 번민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 고등학생 두명에 석달에 한번씩 등록금으로 100여만원이 들어가는
    학원하나 못보내고 과외한번 시키지 못하고 그래도 한달이면 한 녀석앞으로
    2~30 만원씩 들어가는 그래서 도저히 내가 벌지 않고는 안되는 생활 속에서
    참으로 비참하다 싶으리만치 내가 살고 있는 생에 집착하고 집착하다보니

    오늘같이 대목앞이라고 하루종일 만원짜리 하나 팔아보지 못하고 집에가는 날은
    속에서 불이 올라오고 먹은 점심이 속에 받쳐서 내려가지를 않는군요

    그럼에도 맏아들이라고 제사지낸지 열흘만에 또 추석이네요
    이 추석을 어찌 보내야 하나 정말 머리가 지끈지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정말
    가슴이 터져버려 정신이 어찌 될까 겁이 납니다.

    벌써 4개월째 저녁마다 동네를 미친년 널뛰듯이 돌아다닙니다.
    어느 밤에는 2시간을 헤매고 집에왔다가도 숨이 막혀 있을수가 없어서 또다시 뛰쳐나가
    새벽까지 그러고 다니네요..

    마음먹기 달렸고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 많다고 아무리 마음을 다잡으려해도
    왜 눈은 위에 붙어서 위로만 봐지는지...

    넬라님 그래도 우리 마음 다잡고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살아보자고요
    넬라님 아이들 정말 어여쁘고 귀엽고 생각만으로도 정말 사랑스럽네요

    저희 딸은 제가 얼굴만 우울해 있어도 엄마마음 이해하기보다는 이상황이
    저도 싫은지 짜증만 내네요..

    넬라님 그래도 우리 힘냅시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버텨 봅시다^*^

  • 6. ==
    '10.9.16 7:25 PM (211.207.xxx.10)

    애들이 그렇게 힘이 된다면 그래도 인생을 살아내실 힘이 계실것같아요.
    두녀석이 속만 썩히고 남편 또한 내편이 아니고
    친정도 어지럽고
    가을이 되니 더 썰렁합니다.
    마음 의지할곳은 없다고 생각 결론내리고 그냥 혼자 인생 갑니다.
    힘내세요.

  • 7. 힘내라엄마야!
    '10.9.16 7:26 PM (121.161.xxx.129)

    이쁘디 이쁜 아이들 보며 쫌 만 더 기운 내세요~~~

  • 8. 넬라님
    '10.9.16 9:58 PM (112.150.xxx.18)

    참 이쁜 아이들 두셨네요
    힘든 일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아이들 보며 힘 내세요
    전 아픈 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 키우느라 참 많이 힘들게 살았는데, 그리고 또 열심히 살았는데
    남편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마음이 힘드니 몸이 같이 아파서 병원에도 들락거리고
    문득 문득 눈물이 나고
    새삼 이런 저런 일들 곱씹어 생각하면서 속에서 불이 치솟곤 합니다
    저 같은 심정이실까 싶어서 더 마음이 아리네요
    그래도
    이쁜 아이들 보며 힘 내세요
    전 아픈 내 아이보다 하루 더 살다 죽어야 해서
    죽겠단 생각 안하고 열심히 살려구요

  • 9. 세상에...
    '10.9.16 10:38 PM (122.32.xxx.10)

    아이들을 정말 정말 이쁘게 키우셨네요.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니, 넬라님을 한번도 뵙지는 못했지만
    정말 따뜻하고 좋은 분이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아이들이 누구를 보고 배울까요...
    그렇게 이쁜 아이들 세상에 천덕꾸러기 만들지 않으실거죠?
    저도 넬라님처럼 너무 힘들었던 시간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정말 옛말 하나 틀리지 않게 그것 또한 지나가더라구요.
    지나갑니다. 어떤 시간도 지나가지 않는 시간이 없어요.
    힘내시구요... 이쁜 아이들 봐서라도 내일은 꼭 밖에 나가세요.
    요즘 날씨 너무 좋더라구요. 꼭 바람 쐬러 나가세요...
    내일 하늘이 맑으면, 넬라님도 나오셨겠거니 하고 생각할께요...
    힘내세요... 토닥토닥....

  • 10. 힘내세요
    '10.9.17 12:58 AM (115.22.xxx.126)

    아이들 너무 예뻐요
    저도 그또래 아이들 둘 있는데. 그동안 많이 힘드셨나 봐요.
    저도 아이들 보는 낙으로 삽니다. 인생은 롤로코스터 같다 하잖아요
    조금만 힘 더 내세요. 다 제각각 어려움이 있답니다. 저도 그렇구요
    그래도 어떻해요. 잘 살아야죠, 예쁜 아이들 보며
    희망을 가지고 사세요. 저도 희망을 바라보며 살고 있어요
    너무 그러시면 몸 안좋아져요.. 아프면 안되잖아요. ~~

  • 11. 넬라
    '10.9.17 2:39 PM (124.54.xxx.16)

    답급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저는 이렇게 힘든데.. 아무 것에도 의욕이 없고
    심지어 하루 밥 한 끼 쑤셔넣는 것도 억지로...그런데.

    댓글분들 중.. 저만큼 혹 저보다 더 힘드신 분들.
    여기서 제가 받은 위로를 돌려드릴께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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