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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도와주세요 조회수 : 2,235
작성일 : 2010-09-10 09:00:59
4년을 사귄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절 만나러 왔었고, 회사, 집 거리 따윈 아무 상관이 없다던 사람이었어요.
단 한번도 빠짐없이 주말은 나와 함께였고,
4년동안 싸운 적이 한 번도 없을만큼 저한테는 무조건적인, 지극정성인 사람이었습니다.

4년의 마지막 즈음엔 뭔가 미심쩍은 행동들이 많았었지만,
그때까지 쌓아온 정, 그리고 믿음이 있어서 의심 따윈 하지 않았었네요.
뜬금없이 중국 출장을 간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평소와는 다른 것 같아 그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나름 용감하게 뒷조사를 했어요.

뭐 말하자면 길지만, 알고 보니 저를 만나면서 양다리를 걸쳤었고,
중국 출장은 핑계, 다른 여자랑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떠났더군요.
믿을 수가 없어서, 믿고 싶지 않아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어요.
다녀와서 공항에서 바로 전화가 왔고, 죽을 힘을 다해 태연을 가장한 채 물어보는 저에게
출장일정이 너무 피곤했었다고, 너무 보고 싶었다면서 또 줄줄이 거짓말을 늘어 놓았네요.
인간이 다른 인간한테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구나, 이렇게까지 철면피일 수 있구나 싶은 생각에
나도 너한테 끝까지 잔인해 보자 마음 먹고 복수하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에 겨워할 그 여자는 무슨 죄일까 싶고,
이렇게 막장인 인간한테 더 이상 엮이는 건 우리 부모님께도 못할 짓이다 싶어 그쯤에서 놔버렸어요.
그 모든 과정을 어찌 다 글로 적을 수 있을까요.  그 사람에게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결국 그 어떤 복수 같은 건 하지도 못하고 놓아 줬네요.

저는 아직까지도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나서 그때 왜 그렇게 보내 줬을까 후회하지만,
그래도 그쯤에서 그 지옥같은 인연을 끝낸 게 맞는 거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지금까지 버텨 왔습니다.

벌써 5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생각하면 가슴이 불에 데인 듯 아프네요.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한국을 떠나서 지금은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지내다 보니 어찌 또 인연이 닿았는 지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이제 앞만 보고, 이 사람과 행복한 미래만 꿈꾸면서 나아가면 될텐데,
그 사람과의 과거가 자꾸 제 발목을 잡습니다.
지금 이 사람도 언젠가는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서 나한테 등돌리지 않을까...
부모, 자식의 인연이 아닌 이상 등돌리면 남일 뿐인데,
또 버림 받고 또 상처 받지 않을까...
노력해도 지워지지 않는 그 생각들 때문에 자꾸 지금 이 사람한테 모질게 대하게 되네요.

저... 어쩌면 좋을까요?
과거에 얽매여 지금 이 사람을 괴롭히는 건 옳지 않은 걸 알면서도 자꾸자꾸 그 시간들을 떠올리는 저 자신을 어쩌면 좋을까요?
낙인처럼, 문신처럼 저한테 새겨진 상처를 지우고 앞만 보고 가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IP : 72.37.xxx.10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9.10 9:09 AM (211.114.xxx.233)

    아휴~~~나쁜놈의시키~~~
    얼마전에 인터넷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대기업 다닌다던 그 놈이랑 아주 판박이네요..
    저 같으면 절대 그냥 못보내 줬을텐데..님은 그런 상화에서도 남을 배려 할줄 아는 마음을 가졌으니 분명 행복하게 잘 사실거예요..

    과거는 다 떨쳐 버리시고 앞날의 행복만 생각하세요
    현재의 그분한테 충실하시구요..

  • 2. ==
    '10.9.10 9:10 AM (211.207.xxx.10)

    잘 사실겁니다. 힘내세요.
    과거는 시간이 가면 다 잊혀집니다.

  • 3. 당근이지요,
    '10.9.10 9:11 AM (121.162.xxx.129)

    참, 전의 남자가 나쁜 놈이구요.
    세상에나 어찌 그럴 수가 있나요.
    그런 사람이 흔하지도 않은데, 그런 사람에게 걸리다니.
    저번에 세상을 발칵 뒤집어놨던 남자 얘기같네요.

    그 남자 벌받을 겁니다.

    벌은 알아서 받을 거니까, 님은 님 자신에게 집중하세요.
    그리고 새로 생긴 남친에게 집중하시구요.

  • 4. ...
    '10.9.10 9:12 AM (96.234.xxx.162)

    아 진짜 미친넘.....
    그넘은 정말 천벌을 받을꺼에요....
    님이 너무 착하신듯....착해서 복받으셔서 지금 남친분 만나셨다고 생각하고
    그래도 잘해주세요.....
    너무 다행이에요 그래도 괜찮은분 만나셨으니..
    못만나고 사는 저도 있어요...ㅋㅋ 전 이제 4년째...
    행복하실꺼에요!!!! 부디 힘내세요!!

  • 5. 흐미
    '10.9.10 9:14 AM (118.36.xxx.184)

    과거일 뿐입니다.
    더 좋은 사람 만나셨다면서요.
    지금의 그 분과 행복하게 사는 일만 남았네요.
    행복하실거에요.

  • 6. .....
    '10.9.10 9:22 AM (119.215.xxx.40)

    님 다신 그런일 없을거에요
    과거는 잊으시고 행복한 사랑 하시길 바래요

  • 7. 그럼요..
    '10.9.10 9:24 AM (121.165.xxx.93)

    아마 좋은 분과 결혼하면 과거따윈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잘 사실거예요.
    누가 혹 물어보면 "그게 누구야?" 그러실지도 몰라요 :)
    나쁜 놈을 만나는 것도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리고 연애의 결론은 결혼일수도 아닐 수도 있어요. 죽을때까지 같이 살려고 결혼하지만, 이혼하는 사람은 또 좀 많아요.
    그냥 그게 다 살아가는 거예요. 좋은 분 만나셨다니 후회없이 사랑하시길 바랄께요.
    만약 옛날 생각해서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하면 안되요..

  • 8. ..........
    '10.9.10 9:34 AM (123.204.xxx.231)

    과거에 얽매여 지금 사람을 괴롭힌다는게 뭔 상황인가요?
    신파드라마 찍고 계신건가요?
    그러시다면 정신차리시고요.

    과거의 그남자같이 나쁜놈도 아주 드뭅니다.
    두번 연속으로 그런 최강의 나쁜놈 만날 확률은 거의 없으니 걱정 마세요.
    지금의 행복을 잘 가꾸어나가시길....

  • 9. 지금이라도
    '10.9.10 9:37 AM (122.46.xxx.33)

    그 한을 풀어내지 않으면 계속 그럴지도 몰라요
    어떤 방식이 되던지 풀어야 합니다.. 절대로요..

  • 10. 저도
    '10.9.10 9:47 AM (211.189.xxx.101)

    저도 거기까진 아니어도 결혼까지 약속했던 사람이 비열하게 떠나버려서 거의 3년을 사람도 믿지 못하고 연애도 못하고 자기 비하만 하면서 살다가 상처가 나아갈때쯤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2년동안 연애하다가 결혼해서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답니다.
    웃긴것은 지금도 가끔씩 그립기도 화나기도 한다는거에요..
    그냥 그렇게 묻어버리고 정 생각이 나면 들춰보시고 또 살아가세요. 계속 뒤를 돌아보면 옆에 있는 가장 좋은 사람에게 실망을 줄 수 있어요..
    힘내시고 .. 다시 한번 믿어보세요. 억지로 마음을 잡을려고 마시고.. 그냥 옆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세요. 행복해지실 겁니다.

  • 11. 도와주세요
    '10.9.10 9:55 AM (72.37.xxx.100)

    제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 제일 걱정했던 게...
    제가 너무 울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억울하다고, 나 힘들다고 울기라도 하면 마음이 풀릴텐데,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데도 가지 않고, 그저 혼자 견디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얼굴 한번 뵌 적 없는 님들 댓글 읽으면서 눈물이 줄줄 흐르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 12. ....
    '10.9.10 10:05 AM (211.49.xxx.134)

    그런일이 다시 있다한들 그걸 당겨서 걱정하고 오늘을 망칠일은 아니지요
    그저 오늘을 온전히 사십시오
    어제 내린비에 옷 적시지말고
    내일 내릴비에 미리 우산 펴지 말란 말있지요
    오늘을 누리시길

  • 13. ...
    '10.9.10 11:53 AM (221.138.xxx.26)

    김형경 님의 이별에 관한 책이 있어요. 거기서 보면 이별이나 애도과정을 잘 거쳐야 앞으로 삶이 행복하다고 했는데 님은 이별과정을 너무 생략하고 외면해 버리신 것 같아요. 가능하면 정신과적 치료를 받으시는 게 어떨까요? 그런 개자식때문이 아니고 님의 남은 삶이 너무 소중해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 14. 시간
    '10.9.10 12:22 PM (175.113.xxx.153)

    저.. 그랬었어요. 님처럼 그랬었거든요. 남편 만나서 결혼 후에도 오랫동안 마음열기를 두려워했고, 아이 낳는 것도 두려웠고, 사랑하는 것이 두려웠어요. 상처받을까봐 일부러 냉담하게 굴었지요.
    남편이 기다려주었어요. 시간이 해결하더군요. 아직도 그 사람에 대한 분노, 다 사그러진 것은 아지니만, 분노와 절망, 후회로 나를 갉아먹지는 않게 되었어요.
    정신과나 상담소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님에게 평안과 사랑이 다시 찾아오기를.. 님의 그 남자를 조용히 보낸 것만으로도 님이 얼마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인지 기억하세요. 그런 행동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행복하세요.

  • 15. 별 미친놈을
    '10.9.10 9:32 PM (124.195.xxx.188)

    다 보겠습니다 그려
    오지게 바르고 싶은가보죠?
    마누라 챙기고
    애인에게 속여가며 신혼 살림하고.

    그게 왜 님에게 문신이고 낙인입니까?
    그따위 허접하게 인생 사는 태도가
    그 놈 삶의 문신이면 모를까...

    그 따위 쓰레기가 세상에 흔하지 않습니다.
    그럼 이 세상의 가정들이 유지해옸겠어요?
    그만 잊으세요

    별 그지 같은 놈이 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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