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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넘 예민한건지.. (내용이 길어요)

허전함 조회수 : 544
작성일 : 2010-09-06 15:21:57
결혼 1년차 나이 많고 아기는 아직 없는 주말부부입니다.
결혼 전부터 계속 주말커플이었고, 오늘 부로 남편이 직장을 옮겼지만 또 다른 지역에서 계속 주말부부가 되어야 해요.
갑자기 옮기게 되어 이전 직장에서의 일 마무리로 너무 바빠서 한 달 정도 제가 있는 집에 오질 못했고 전화는 매일 했지만 바쁘고 힘들어해서 짧게 형식적으로만 했어요.


우선 저희 경제상황을 말씀드릴께요.
저희 결혼할 때 10년된 아파트 전세 반반해서 구했어요. 지방이라서 전세값도 별로 되지 않는데 남편쪽이 돈이 없어서 우리 엄마가 흔쾌히 나머지 돈을 대신거예요.
집을 구할 땐 우리쪽에서 돈을 대줄거라는 걸 모르셨구요, 남편이랑 떨어져 있어서 어머님, 아버님께서 집을 보러다니셨고 저보고 마지막에 와서 보라고 했는데 전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인데다 아버님이 알아서 잘 구하셨겠지 해서 ok 했는데 살면 살수록 왜 이런곳에 집을 구하셨는지 너무 원망이 많이 되는 곳이예요. 물론 집값이 싸서였겠지만 어떻게 이렇게 아무도 안살려고 하는 곳에 있는 싼 아파트를 잘 구했을까 하면서 아버님이 좀 미웠어요.
결혼 초 남편이 모은돈은 커녕 주식하느라 진 빚을 숨기고 왔다는 걸 알게 되어서 헤어지려고 하다가 아버님께서 갚아주시고 남편에게 각서를 받는 걸로 끝냈어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빚을 졌다는 사실 자체와 그걸 숨기려고 했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났지만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이제 깨달았다는 말에 한 번 믿어보자 했어요.
둘이 합치면 아주 모자란 월급은 아니지만 남편은 돈 개념이 별로 없었고, 주말부부다 보니 나가는 돈이 많아서 전 좀 속이 상했어요. 전 엄청 아끼는 편인데 남편은 사치는 하지 않지만 소소하게 생각없이 돈을 쓰다 보니 항상 용돈보다 더 쓰게 되었고, 전 의도치 않게 돈돈 거리며 남편을 쪼이는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주말 부부라서 용돈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다고 하며 자기도 노력한다고는 하는데 제가 보기엔 돈을 아끼거나 모으겠다는 개념 형성이 별로 안되어 있어 보이거든요.
시댁은 여러 장사들을 했는데 잘될 때도 있고, 단칸방에서 네식구가 발도 못뻗고 잘만큼 힘들때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대체로 어렵게 자랐고, 지금은 집은 있으시지만 큰 여유는 없으시구요. 그래도 쓰고 싶어하시고 뽐내기 좋아하시는 분들이예요. 다행히 결혼 초 큰 사건이 있었던지라 저희에게 용돈 달라는 말씀은 못하시는데 때되면 저희도 적당히 하고 있구요. 아버님 어머님은 그정도가 전혀 마음에 차진 않으시지만 어쩔 수 없이 참고 있는 걸로 생각되어요.  남편은 본인 말로 너무 없이 자라서 돈 개념이 형성안되었다고 하네요.
전 안정되게 자란 편이고 저희집은 부자는 아니지만 부동산이 좀 있는 편이예요. 시댁에서는 결혼 전에 친척들이 모여서 부자며느리 얻어서 좋겠다고 그랬다네요. 그런데 저희 부모님은 그걸 안쓰고 아주 아끼며 모으신 분들이예요. 본인에게는 안쓰지만 자식이나 다른 사람에게는 베푸는 분들이고, 저도 그걸 보고 자라서인지 하나를 살 때도 머리속으로 가격비교하며 꼼꼼하게 따지는 편이예요.
그런데 남편은 그런 절 쪼잔하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그렇게 100원, 200원 아껴봤자 부자 안된다고 하고 저보고도 사고 싶은건 사라고 해요.
그렇게 우리 둘은 경제관념 차이가 꽤 커요.


그런데 남편이 지금 살고 있는 곳은 회사 기숙사인데 이직하는 곳은 기숙사가 없어서 원룸을 구해야 했고, 2주 전 쯤 둘이 만나서 그곳의 방을 알아보려 했지만 남편이 바빠서 또 그러질 못했구요.
엄마가 저랑 같이 가서 알아보자고 해서 그럴까 했는데 남편이 한 달정도 고시원에 있다가 천천히 그곳 지리도 알고 탐색을 한 뒤에 방을 구하겠다고 해서 방은 구하질 못했어요.
그리고 어제밤까지 그곳에서 일하다가 오늘 아침에 바로 새 직장으로 출근했구요.
고시원은 너무 좁고 힘들 것 같아서 며칠 모텔에 있으면서 자기가 원룸을 알아보겠다고 했었어요.

저도 맞벌이를 하는데다 요즘 중요한 일이 있어서 주말에도 시간이 나지 않아 지난 주말에 마지막 짐을 챙겨주지도 못해 마음이 불편했어요.
그런데 어제 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남편 짐이 집에 도착했는데 너무 많고 엉망이라서 빨래하느라 힘이 들더라고 하시더라구요. 저한테 왔으면 받기도 힘들었을거고 정리할 엄두도 안났을거라구요.
지난 주에 남편이 짐을 시댁으로 보내겠다고 해서 제가 저에게 보내라고 했거든요. 결혼했으니까 여기가 우리집이니 시댁으로 보내지 말라구요. 남편은 제가 직장생활을 하니 택배 받기 힘들거라고 했고 계속 의견 대립을 하다가 남편이 알았다고 해서 마무리했어요. 그리곤 별 말이 없었는데 어머님께서 저에게 그 말씀을 하셔서 택배를 시댁으로 보냈구나 생각했어요. 택배 상자를 많이 만들어서 2만원이나 들었고 이불이랑 옷가지 정리하느라 힘들었다는 말씀을 하시길래 죄송하면서도 남편이 저에게 말을 안해서 서운했지만, 남편 나름대로는 저를 배려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구요. 시댁과 저희집은 같은 지역에 있거든요.
사실 남편이랑 너무 오래 떨어져 있다보니 마음이 조금은 지쳐있었고 택배도 첨에 전화할 때만 의미를 부여했지 어제 전화받았을 땐 그냥 그러려니 생각했거든요.

그리곤 어머님께서 원룸을 구하지 말고 빌라를 구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남편과 전 지방이니 별로 비싸진 않고 보증금 300 정도에 월세 20-30정도인 원룸을 구할 예정이었어요.
인터넷으로 보니 그정도도 엄청 좋다고 남편이 좋아했거든요.
저희는 지금 가진 돈도 별로 없어서 보증금도 긁어모아야 할 형편이구요.
그런데 어머님께서 저렇게 말씀하시는 게 이해가 안되어서 어머님께 우리 돈 없다고 하니까 빌라도 원룸이랑 가격이 비슷하다는거예요.
제가 굳이 빌라를 구해야 할 필요가 뭐가 있겠냐고, 혼자 사는데 커봤자 청소하기 불편하고 관리비만 많이 나온다고 하니까 원룸은 좁아서 못살겠다며 제가 한번씩 가도 큰 게 낫지 않겠냐고 하네요.
전 그쪽으로 갈 일도 별로 없고, 오래된 빌라보다 새 원룸이 혼자 살기 더 편리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제 말이 귀에 들리지는 않으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어머님이 밤에 또 전화가 와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남편이 일하느라 바쁠텐데 혼자서 집을 구하기 어렵겠다며 아버님이 가셔서 구해주겠다고 하시는거예요. 내가 이번 주말에 가서 같이 보러다니려고 했다고 하니까 그 말은 잘 안들리시는지 똑같은 말을 반복하길래 남편이랑 얘기해보라고만 하곤 끊었어요.
그리고 남편이랑 밤에 통화하는데 남편이 똑같은 말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우리 신혼집도 우리끼리 보러다니지 못했는데 이거라도 우리끼리 보러다니고 싶다고 했더니 남편이 이건 그냥 자기가 자는 방인데 뭐 그러냐고, 그리고 주말에는 부동산이 문을 닫아서 구하기 힘들어서 그런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그럼 아버님 오시지 마라고 할까? 하는데 또 제가 그러라고 하기 그래서 그냥 오빠 편한대로 하라고 했지만 마음이 너무 불편해요.

왜 다 큰 성인아들 집은 아버지가 구해주시는지, 아버님이 자식을 위하는 분이라면 믿고 맡기겠는데, 그러지 않아서 더 불안하구요.
결혼 전까지 원룸에서 잘 살던 아들이 왜 결혼하고 나면 갑자기 혼자 살면서 빌라에서 살아야 하는지 그 생각도 이해가 안되고, 우리 돈도 없는데 비싸고 넓은 집을 구할 것 같아서 불안해요. 그렇다고 그렇게 구하러 갔는데 그때가서 좁은 원룸으로 하라고 하면 자기 아들 힘들게 살게 한다고 원망할 것 같기도 하구요.
아예 아버님이 안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결혼했으면 저랑 함께 해야 하는데 아직도 택배며, 집이며 시댁 어른들이 다 알아서 하시니까 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안 그래도 오랫동안 못봐서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한데..


이런 제 맘이 이상한가요?
남편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ㅠ
IP : 210.180.xxx.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
    '10.9.6 3:29 PM (125.191.xxx.83)

    에고... 토닥토닥.
    남편이 아직 부모님으로부터 온전히 독립을 못했네요.
    혼자살면 자취생이나 다름없으니 부모님 짠한 마음도 이해는 가지만
    부인 입장에서 나는 뭔가 싶어 서운하시겠어요.
    지금 신혼에 떨어져 사느라 감정적인 친분도 덜 쌓인 상태인 것 같은데 ...
    님 글 쓰신 것 보니 이성적이고 조근조근 말씀하시는 분일 것 같은데
    남편이랑 한번 날을 잡아서 차분히 대화해보시면 어떨까요.
    상황이 이래서 따로 살고 있지만 우린 가정을 이룬 거고 우리 가정이 먼저다 ..
    부모님이 배려해주신다고 그래도 내마음은 어렵다고요.
    그리고 빌라는 절대! 그건 좀 시아버지께 말씀드려야 할듯 ;;;
    경제적 상황 잘 말씀드리고 ... 아니 진짜 빌라가 웬말이랍니까. 청소관리도 잘 못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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