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처럼 살기 싫어요.
작성일 : 2010-08-27 20:14:59
911733
엄마, 나는 오늘 아빠가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금니가 깨지고 앞니가 부러지고 잇몸이 곪아도 치과 갈 돈으로 못난 아들, 딸이 해달라는걸 위해 아픔을 참는 아빠가 참 불쌍했어요.
오늘은 유난히 어금니가 아파 밥도 제대로 못 씹은 아빠, 그런 아빠한테 엄마는
아픈척 하지마라, 밥상에서 밥 맛 떨어지게 인상 찌푸리지 마라, 나도 아프다, 왜 혼자만 아프다고 생각하느냐,
이런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엄마, 난 절대 결혼같은거 안 할거야. 하더라도 애는 낳지 않을거야.
임신하면서 지금까지 담배를 피는 엄마, 처음에는 엄마의 직업도 있고, 엄마의 답답한 마음을 알기에 이해한다고 말했어요. 지금은, 너무 원망스러워, 친척언니가 조심스럽게 작은 엄마 담배피시니, 하고 물어 봤을 때 나는 담배피는 엄마가 멋있다고 대답했던 내가 너무 가증스러워.
엄마, 엄마는 분명 멋있는 사람이에요. 학벌도, 배경도 없이 지금 그 자리에 까지 오른 엄마가 멋있어요. 하지만 내가 보기에 엄마의 재능은 여기까지인데,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이루어지지 않는 화풀이를 나에게 하는 엄마가 싫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트집잡고 욕하고 스무살 넘은 딸 머리채를 잡고 방바닥에 찧는 엄마가 싫어요.
딸에게 할머니를 노망난 노친네라고, 보기만해도 징그럽다고 하면서 그 씨를 내가 고대로 받았다고 말하는 엄마가 싫어요. 징그러워.
엄마, 나는 절대 엄마처럼 살기 싫지만 가끔 내 안에서 엄마와 같은 행동을 하는 나를 발견할때면 그런 내가 너무 싫어. 아마 나는 엄마처럼 살게 되겠지.
엄마, 나는 자유롭게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여행을 다니는 엄마가 좋아요. 밖에서 멋있는 사람으로 지내는 만큼 나를, 아빠를, 할머니를, 동생을 보듬어줬으면 좋겠지만, 이런거 바라지 않을게요.
엄마는 아마 변하지 않을거야, 우리는 이대로 살아가겠죠.
IP : 220.125.xxx.11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8.27 8:23 PM
(115.126.xxx.100)
자신의 모습에서 엄마를 볼 수 있지만...엄마처럼 엄마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어요
알콜중독자의 자식이 모두 알콜 중독자가 되는 건 아닌 것처럼요
오히려 알콜 중독자의 배우자를 만날 확률이 더 많다죠..
한때는 선택의 여지없이 닮아갈까 두려웠지만...
지금은 엄마보다는 좀 나은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갈 자신이 생기네요....
2. 에고
'10.8.27 8:33 PM
(110.45.xxx.251)
도대체 이 처절한 아픔을 겪어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어려서도 상처받고 노력해야 하고,자라서도 또 그 상처 때문에 노력해야 하네요.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모 잘 만난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3. ..
'10.8.28 1:59 AM
(211.108.xxx.107)
토닥토닥..
4. 헉
'10.8.28 2:56 AM
(220.85.xxx.2)
아빠가 젤 불쌍하군요,,뭐 그런 엄마가 있나요?
빨리 독립하시길....그리고 님이라도 나중에 아빠에게 잘해주세요..
5. ...
'10.8.28 12:23 PM
(122.36.xxx.11)
겉멋들어서 자기 잘난 맛에 살면서
정작 해야할 역할들은 하지 않고
욕심만큼 성취하지 못한 분노를 가족들에게 풀며 산
못난 엄마, 못된 엄마 인가요?
가족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글님은 엄마처럼 살지 말아야지요, 당연히.
근데 그러려면 좀 더 냉정하고 확실하게 비판해 보세요
엄마의 어떤점이 못나고 못된 점이었는지...
제대로 비판하면 할 수록 그 전철을 밟지 않겠지요.
저 같으면 엄마가 멋있다... 이런 생각은 제껴두고
나에게 가족에게 하지 못한거 다 분노꺼리로 삼겠어요
엄마 이기 전에 한 여자, 한 인간이다... 요런 관점은
일단 제쳐두고요. 그런 생각은 나중에 하시고
지금은 당연히 받아야 하는데 받지 못한 것에 집중해서
분노하겠습니다. 원글 정도로는 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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