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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아니구요...좀 길어요...제 이야기입니다.

고백 조회수 : 1,533
작성일 : 2010-08-19 13:03:55
전 어릴때 기억이 거의 없어요...남들은 사소한것까지...아주 어릴때 모습까지 다 기억을 잘 하던데
전 그런 기억이 거의 없어요. 아마도 머리가 나쁜가봐요..
제가 기억하는 가장 어렸을때가 국민학교.....입학식 자세한건 모르구요
그리고 동생들이랑 동생친구들이랑 구슬치기 딱지치기 깡통차기하며 놀던 기억들....전 여자입니다.
또 엄마에게 엄청 많이 맞았던 기억들....2남2녀중 전 둘째 위로 언니 아래로 남동생둘
전 완전 미운오리였어요....형제들사이에서도 치이고 엄마에게서도 치이고
눈물도 많고 고집도 세고 조금만 잘못해도 전 맞았어요... 다른 형제들에 대해서는 모르겠어요.
그냥 제가 유난히 많이 맞았다는 것만 알아요.
손으로도 매로도 맞고 어떤땐 발로 마구 발고 차인적도 있네요..엄마에게요.

아버진 정말 순하신 분이셨어요...전 아버지를 정말 좋아했었요...한방에서 다 같이 잘때도
전 꼭 아버지 옆에서 아버지 등에 손을 넣고 잤었구요...항상 아버지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 있었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도 친척들 모이면 다들 그 얘기들 하세요....저처럼 아버지 좋아하는 아이는 없을거라며
엄마도 화가나서 절 때릴때만 아니면 그러대로 괜찮았어요...두분다 밖에서는 너무 좋은 사람들로 통했구요.
엄마에게 심하게 맞았다는것 말고는 그냥 없는 살림이지만 그런대로 평범했던거 같아요.

근데 그런 어릴때 모습이 지금 그대로 재연 되고 있어요.
제가 엄마의 모습그대로 아버진 저의 남편 그리고 많이 맞았던 저는 저의 큰아이모습으로....
저 얼마전에 아들이 거짓말에 돈훔치는 문제로 글 올렸던 사람이예요.
두서없지만 제가 여기 이런 얘길 하는 이유는 제가 아직 용기가 안나서요.
상담도 받아야하지만 그래야하는거 아는데 제가 아직 정신을 못차린건지
솔직히 겁이나네요. 아무에게도 전 절 다 보인적이 없어요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근데 상담을 받으려면 일단은 저부터 받아야하는데
절 다 보일 자신이 없어요....절 다 보였을때 제게올 비난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거겠죠.
그래서 일단은 여기에 올려보는거니까 불편하신 분들은 그냥 넘겨주세요.

일단은 저희 가족들....
엄마는 초등학교도 못나왔어요....정말 가난해서 학교도 못갔고 배움도 없었죠.
지금도 한글도 다 모르세요...엄마 나이 그렇게 많지 않구요...
아버지는 초등학교만 졸업하셨어요...똑똑하셨지만 학교다닐 형편은 아니셨구요.
고등학교때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전 지금 30대 후반이고 고등학교 졸업이구요.
공부는 중간쯤이였고 의지가 있었다면 어떻게든 대학을 갔겠지만 전 그런 맘이 없었어요.
어릴때부터 꿈이 뭐냐고 물으면 항상 교과서적인 대답만 했었어요...선생님 간호사
되고 싶은게 없었어요....그냥 그냥 살았던거 같아요....

아니다......정말 되고 싶었던게 있었어요...
지금까지 남들한테 부끄러워서 얘기 안한건데 여기서는 뭐.........
전 어릴때부터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되는게 꿈이었어요.
어릴때 기억은 거의 없어요...중학교기억도 거의 없구요....존재감없이 그렇게 살았었는데
그때도 항상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되고 싶었던 기억은 있네요...이상하겠지만.
고등학교때까지도 전 말도 없고 친구도 거의 없이 존재감도 없고 자존감도 없이 있는듯
없는듯 살았었네요....고등학교 2학년쯤 지금까지도 만나는 친구들 사귀면서 제 성격도
많이 바뀌었어요. 조금은 절 표현도 하고 제 의견도 얘기하는걸로...
그냥 그냥 없는 살림에서도 평범하게 살았어요...중학교가면서 부터는 맞는일도 없었고
물론 공부못해서 선생님께 맞은적은 많아요, 부끄럽지만. 고등학교때는 아이들 앞에서 뺨도
맞은적이 있네요..참.............

그러다 2학년 겨울방학때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했던거 같아요.
아무것도 배운거 없는 사람이 갑자기 생계를 이어가려니 할거는 식당 설겆이정도....
보상금이다 뭐다 들어온거 장사한다고 다 말아먹고 집도 대출받아서 장사하다 것도
말아먹고 빚까지져서 맨몸으로 길거리로 쫒겨날판에 이모랑 외가댁 도움으로 겨우 전세
얻어서 살게 됬죠....지방이니까 허름한 전세정도는 얻을 수 있었어요, 그땐
그이사간 집에도 계속 사람들 찾아와서 돈내놓으라고 난리도 아니었죠..
그게 아버지 돌아가시고 2-3년사이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조그만 개인 사무실에 취직해서 돈벌었어요.
언니는 상고 나왔는데 1년 직장다니다 지금 형부만나서 바로 결혼했고
동생들은 아직 학생이었을때네요....직장생활하면서 첫 월급 엄마에게 갖다주면서
적금 들어달라고 했었어요...제 용돈이며 차비며 이런저런거해서 10만원정도 떼고
나머지는 다 엄마에게 줬어요...엄마가 적금들어주겠다고 했었거든요.
그러다 한 3년쯤 지났을때 엄마에게 물었었죠....적금 끝날때 안된거냐고...
그랬더니 엄마가 제 눈을 피하면서 그러네요..적금 못들었다고 엄마가 다 썼다고
그날 얼마나 울었나 몰라요....그때 제 월급 50만원도 안됬어요...
적은 돈이지만 그래도 나름 꿈도 있었는데........참 허망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면 두 동생하고 학비며 생활비에 엄마 혼자 벌어서 힘들었겠다싶지만
그땐 그런 생각하기에 전 좀 철이 없었나봐요..

그 이후 월급타면 엄마 10만원주고 적금이 그때 한달23만원정도 3년이면 1000만원됬어요.
그렇게 들고 나머진 용돈쓰고해서 살았어요.
그러다 어떻게 적금 탈때쯤 지금 신랑 만나서 그돈으로 결혼했어요.

너무 길죠...죄송해요....
한사람 인생살이니까 이해해주세요...
지금은 아이들 점심 챙겨줘야해서 담에 계속 할게요..
오늘도 큰아이가 동생이 지 용돈 모아놓은거 2만원 훔쳐간걸 알았어요.
멍하니 있다가 이러다 제가 미칠거 같아서.....
저도 제 자신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여기에 저의 모든걸 보이려는 거니까 이해부탁드립니다.
아직은 제가 피해자 같지만 저의 아이에 관해서는 100% 절대적으로
전 가해자입니다. 그점은 확실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절 다 보일 용기를 여기서 얻고 싶어서 변명처럼 들리는 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겁니다.

IP : 116.39.xxx.19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8.19 1:20 PM (125.184.xxx.201)

    긴 한숨만 나네요.

  • 2. 음..
    '10.8.19 1:26 PM (183.97.xxx.17)

    님의 글을 읽고..저와 비슷한 점이 많다 생각되서 몇자 남겨여~
    저도 어려서 가난했는데..전 가난보다도 늘 싸우시는 부모님이 싫었어여
    상고 졸업하고 제월급으로 집 생활비 감당했고
    집이 너무 싫어서 결혼을 일찍했답니다
    너무 좋은신랑 만나서 지금은 사는게 너무 행복해여
    아직도 친정은 늘 제게 짐이 되고 있지만
    전 부모님처럼 살지 않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합니다
    어린딸아이에게 화를 내게 될때면..
    순간 친정엄마의 모습을 닮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겁이 날때도 많고
    남편에게 화가 날때도
    아빠에게 소리지르던 엄마의 모습이 생각나서 참습니다
    제가 친정때문에 정말 좋은시절들을 너무도 힘들게 보낸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제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저 스스로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 생각해여

  • 3. 님..
    '10.8.19 1:35 PM (121.136.xxx.148)

    결혼하고 자녀가 생기고...삼십대 중반..
    또 다시 자신을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무겁고 가볍고를 떠나서 개인에게는 일종의 '내적상처'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이것이 쉽게 발현되기도 하고, 묻혀 있기도 하구요.
    저도 어릴적 상처라면, 상처로...(갑작스런 아빠의 사업 실패로
    엄마의 부재가 가져온 외로움....정도지만...)
    내 아이 육아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다가 이런저런 공부를 하던 과정에서
    자기분석도 해보게 되고....
    암튼 나의 내적상처를 볼 수 있는 것, 그리고 인정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일단 아는 것....그리고 인정하고 받아들이세요.
    그렇다고 당장 모든 것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차근차근 변화를 시키는 것이지요.
    저도 제 안에 있는 일곱살의 저를 인정하지만,
    그 아이가 갑자기 서른 여섯이 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그 일곱살 아이때문에, 제 아이에게 저를 투영해서 스스로 더 안달복달 했거든요.
    내 아이는 어릴적 내가 아니고, 독립된 개체이고...
    나의 유약하고 엄마에게 의존하고 싶은 마음을 대물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으로
    마음이 많이 가벼워지더이다.
    님의 경우, 어쩌면 엄마에 의한 폭력의 대물림.....너무 안타깝잖아요.

    오전에 어떤 분이 김형경의 '좋은이별'이란 책 소개하셨던데,
    김형경씨 자체가 상처가 있어서 심리분석 같은 것도 많이 받으시고,
    관련 서적도 읽은 결과물인 것 같아요.
    좋은이별....이별이 좋아야 한다기 보다는,
    나쁜기억이나 상처와도 '이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말 같아요.
    그 책에보면 '애도'라는 말이 자주 나와요.

  • 4. 이어서..
    '10.8.19 1:36 PM (121.136.xxx.148)

    나쁜 기억이나 상처를 외면하기 보다는,
    내가 아프고 슬프고 힘든 것을 충분히 만끽하고,
    충분히 애도한 상태에서 떠나 보내자는 거죠.
    결과적으로 후유증이 덜한 좋은 이별을 상태를 만드는 거구요.

    님도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하셨으니,
    나의 상처를 알고, 인식하고, 충분히 애도하고, 서서히 떠나보내세요.
    우리는 한 편 참으로 나약하지만, 또 한편 부모와 생활인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도 강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힘내세요.

  • 5. .
    '10.8.19 1:43 PM (115.126.xxx.174)

    이미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셨어요
    너무 힘들고 아파서 꽁꽁 묶어둔 상처들이 분명 있을 거예요,,꺼내보는 게 쉽지 않겠지만
    용기를 내기 바랍니다...이렇게 여기에 글을 써도 좋고 맘 속에 묻은 것들을 일기로
    통해 맘껏 쏟아내도 한결 편하실 거예요

    나머지 이야기도 기대할 게요...

  • 6. ^^*
    '10.8.19 2:12 PM (121.133.xxx.223)

    원글님! 용기 있는분 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50넘은 나이에 많은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하는 직업을 갖고 있답니다.
    여러가지 경험상 문제부모는 있어도 문제아는 없다는 말에 동의하게 되었답니다.
    너무 많은 아픔을 가지고 힘든글을 올리시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출발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원글님은 지금 본인의 문제를 인식하셨기에 충분히 해결능력이 있어보여요.
    망설이지 마시고 상담을 꼭받으셔서 상큼한 인생으로 행복하시길 빌어드릴께요.

  • 7. jk
    '10.8.19 7:21 PM (115.138.xxx.245)

    음...

    아드님 일에는 억장이 무너지는것 같은 느낌이겠지만요...
    근데 그런일은 집안형편과는 상관없이 애들에게는 정말 자주 있는 일입니다.
    부잣집 애라고 해서 돈 손대는 일이 없을까요? 아뇨.. 애들은 다 똑같아요.
    정말 풍족하게 준다고 해도 사람 욕심이라는건 계속 커져가기때문에 애들때 1-2만원 손대는건 정말 모든 집에 다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 그 일에 대해서 아! 내가 뭔가를 정말 잘못했구나. 혹은 뭔가가 정말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구나라고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왜 돈을 손댔고 뭐가 갖고 싶었고 그 갖고싶었던 혹은 하고싶었던 일이 정말 애들에게 필요한 일이었는지 근데도 돈이 부족해서 그랬던거라면 그럼 교육방식을 바꿔서 좀 더 용돈을 더 주던가 아니면 돈을 모을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해주던가(집에서 심부름 시키면서 그걸로 용돈적립을...)

    물론 그런게 아니라 정말 쓸데없는 거라면(하긴 이것도 어른의 기준이겠지요. 애들의 기준에서는 정말 필요한 것일수도 있음) 족쳐야 하긴 하겠지만..
    애들에게도 아니 애들이니까 더 돈이 필요하고
    애들은 어른과 달라서 돈을 벌기 때문에 참고 일하고 기다리면 자기가 갖고싶은걸 가질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요. 그렇다면 남는건 억지로 얻어내거나 훔칠 수 밖에 없죠.

    어느 집에나 일어나는 일들이니 너무 상심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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