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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꿈틀! 했어요..하지만.
지렁이도 꿈틀한다는 얘기가 있죠?
그런데 그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요?
밟으면 꿈틀하고, 그다음에는 그자리를 피해서 다른곳을 가야 맞는걸까요?
아니면 더 꿈틀거리며 일어서는 노력을 해야하는 걸까요?
평화주의자라서, 좋은게 좋다는식으로 살다가, 며칠 전 처음으로 제가 꿈틀했네요.
결혼 11년만에 처음 그렇게 크게 말다툼을 한것같아요.
물론 제가 잘못한 점도 없지 않지만, 처가에 너무 못하는 남편에 비해, 제가 잘하면 남편도 보고 느끼는
바가 있어서 언젠가는 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시댁에 잘했던 직장맘이에요...(시댁에서도 인정..)
그렇지만 얼마전 좀 울컥한 일이 있어서 시부모님 계신데서 인상을 좀 팍팍 썼더니, 그걸가지고 난리네요..
자기는 더 심하게 우리 부모님께 해놓고선 까맣게 잊은채로. 난리더군요.
당신이 한것처럼 나도 좀 하면 안되냐고 했더니, 자기가 그렇게 했던걸 다 마음에 담아두고 살다가
지금 복수하는 거냐면서, 그렇게 안봤더니 무섭다고 그러더군요.
평소에는 그런 마음을 늘 되뇌이며 산것도 아닌데, 그순간은 정말 와르르 다 생각이 나면서 정말
꿈틀! 했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마음속이 시원하기도 하지만,
어제 좀 참았더라면 평온이 유지되었을텐데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듭니다. (언젠간 터졌을 문제였겠지만요..)
그냥, 조용히 복수할것을, 내속을 들킨것같은 마음도 들고.. 복잡합니다.
(물론 단순히 그 문제가 아니라 이런저런 쌓인 마음들이 한꺼번에 터진듯 하긴 합니다...)
평소에는 잘하는 남편입니다. .
이왕 터트린것 계속 밀고나갈까 싶은 생각도 들고,(하지만 남편과의 관계가 악화되는건 원치 않고..)
늘 그랬듯이 제가 먼저 풀린듯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들도 싸우는걸 보고 놀란듯하구요...)
막상 꿈틀거리고 나니 그다음 행보를 정하기 힘드네요. 그래본적이 없어서..
평소에 갈등상황을 못견뎌하는 성격이라..참...
현명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1. 흠..
'10.7.20 2:20 PM (112.160.xxx.52)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는 말 다 거짓말입니다. 말로 안하면 지가 다 잘해서 아무런 불만이 없는 줄 압니다.
그걸 다 가슴에 담아놨다가 한꺼번에 터트리냐 무섭다고요?
그럼 너는 여태 잘하다가 한번 인상 쓴거 가지고 그 난리질을 치는데 여태 잘못한거 가슴에 담아두지도 못하냐고 하세요.
나는 내가 잘하면 내 행동을 보고 너도 따라할 줄 알았다 그런데 여태 지켜보니 절대 그러질 않더라 차라리 내가 니행동을 보고 따라하는게 낫겠다 그러세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죠.
이제부턴 밟을때마다 아니 밟을려고 발을 들때마다 꿈틀하세요.
이번엔 꿈틀하지만 다음엔 지렁이가 아닌 뱀으로 변해서 물수도 있다는 느낌을 주세요.
발을 들다가도 말고 움찔할겁니다.
단.. 평소엔 티를 내지 마시고 밟을려고 하면 격하게 꿈틀해줘야죠.2. .
'10.7.20 2:25 PM (211.229.xxx.62)꼭 알려주세요
사실 원글님은 지렁이로 위장한
독사였음을!!
뒷감당 안되면
밟힌 부분 끊고 도망가야죠^^3. ...
'10.7.20 2:43 PM (211.114.xxx.91)원글이에요... 매처음 댓글보고 마음을 다져먹었는데, 바로 윗님 글보고 웃음이 나왔어요. 감사합니다. 아직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음...뒷감당 안되면 얼렁 도망가볼께요..
4. --
'10.7.20 3:45 PM (203.229.xxx.5)그렇게 안봤는데 너 무섭다니...
할말없는 입장이면서ㅎㅎ 뒤집어 씌우는 기술 보세요.. 남편분 참으로 얄밉네요
그런데도 원글님이 속마음을 들킨거 같아 찔끔하신다니 남편님이 덫을 치면 바로 낚이시네요
지금 들켰다고 생각하실지 모르나 사람이 귀신이에요
그 속마음 다 알면서도 참고 숨기는 것을 그냥 모른체 넘어가주기도 하는 것이고
님이 참는게 자기한테 더 편하니까 적당이 속아주는 것이고요
그렇게 억울 섭섭하면서도 너그러운척 하시다 보면 병들어요.
좋은것은 좋은 것이고 싫은 것은 싫은것일때
비로소 진심이란게 살아 숨을 쉬게 되고요 사람이 선명해지고 명쾌해지고 시원해지죠
아닌게 아니어야 긴 게 기가 되고요...
너무 오래 참으면 내 욕구조차 내스스로 잘 모르게 되요...
가식이 너무 오래 자리를 잡아서 내 진심이랑 가식이 잘 구별이 안된채 습관으로 살아가게 되고요
뭐랄까 사람이 좀 희미해지고 우울해지고 껍데기처럼 되요
가정이 평화로운 것을 위해 내가 정말 참을만 해서 그러신 것이면 괜찮지만
내가 내 감정을 속여가며 참거나 희생하시는거라면 이젠좀 스타일에 변화를 주세요
갈등 좀 있어도 됩니다 내가 참고 희생하지 않으면 손바닥 뒤집듯 끝나는 평화라면 거짓평화이죠
불화를 너무 두려워 마세요... 내성이 생길때까지 견디세요 더 당당해지세요5. ...
'10.7.20 3:58 PM (211.114.xxx.91)맞아요..제가 그렇게 가식적을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했었어요..
무능력한 아빠한테 늘 뭐라 퍼부어대시는 엄마모습이 싫어서(사실 이제서야 두분입장 다이해가 되지만..) 저는 남편을 존중하며, 존경하며 살고싶다는 생각이 뿌리깊이 있었던것같아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금 제모습이 꼭 그옛날 아빠모습같기도 하고..혼돈스럽네요..6. 한번
'10.7.20 4:26 PM (122.36.xxx.11)꿈틀 하신김에 좀 더 쓰세요^^
화해하고 싶은 맘 꾹 참고 좀더 불편한 맘으로 버티세요.
그동안 평화주의자로 살았던 자신도 좀 변해야 합니다.
그 변화의 첫 걸음은 바로.... 평화가 아니어서 불편한 이 긴장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내공으로 부터 출발 합니다.
먼저 화해하거나 먼저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거나 아무튼 먼저 무엇을 하려고 하지 마세요
항상 먼저 해결하려는 태도가 아마도 원글님 입지를 더 나쁘게 햇을 겁니다.
평화도 아니고 문제 해결도 아닌 어정쩡한 이 불편함을 그저 견뎌보세요
그게 진정한 내공이랍니다. 아마도 남편이 먼저 더 화를 내거나 아님 화해 제스처를 쓰거나
어쨋뜬 이 국면을 해결하려고 할 겁니다. 그때 봐서 넘어가 줄 건지 아님 좀더 끌건지를
결정하세요.
명심하세요. 원글님 경우에는 불편함과 불안 긴장을 견디는 훈련이 핵심과제 입니다.
대부분의 평화주의자들이 그 힘이 약해서 평화주의자가 된답니다.7. ...
'10.7.20 4:31 PM (211.114.xxx.91)아..그런거군요... 그런데 남편이 더 화를 내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입력이 안되어있어요..ㅠㅠ..
워낙에 남편은 동굴속에서 혼자 잘사는 스타일이라 늘 제가 먼저 화해를 하려 했었던것같아요.
게다가 부모님도 와계신 형편이니..참...어렵지만 노력해봐야겠어요..그냥 부모님께는 잘해드리려구요...8. 보기엔
'10.7.20 5:47 PM (203.229.xxx.5)남편분이 더 수가 높아요..
남편분이 버팀수에서 손들고 먼저 해결하려 들어서 님에게 칼자루를 넘겨줄 만큼 순진한 분이신지 의심이 가네요
반대로 님은 남편의 평가(너 무섭다)에 바로 쪼그라 들고 변명하시러 드시고요
일단... 평소에 얼마나 좋은 사람이건 님 남편은 갈등상황에서는 모드가 완전 바뀌는 분이에요
님의 입장을 이해시키겠다고 나오실수록 변명이 되고 상대방의 이해를 갈구하는 저자세가 되고
상황에서 상대는 쾌재를 부르며 그런 님에게 오히려 냉랭하게 나오게 되어있어요
정답은 상대가 무슨 의견이건 생각이건 판단이건 내가 옳다는 확신을 굽히지 않으셔야 해요
상대가 인정하건 사과하건 말건 그건 상대방의 영역이고 그릇이니 내비둘수밖에 없어요
남편의 오해? 몰이해?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를 가지셔야 더이상 휘둘리지 않아요
잘 해결하시기 바랍니다...9. 필요하더라구요
'10.7.21 5:14 PM (222.238.xxx.247)저도 25~6년만에 꿈틀 했어요 ㅎㅎㅎ
아마도 이럴줄 몰랐던사람이 그러니 얼마나 놀라던지.......가끔은 필요한것같아요.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인줄 알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