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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일 있을때 누구에게 부탁하나..ㅠㅠ

.. 조회수 : 2,059
작성일 : 2010-07-17 08:40:45
엄청 우울한 토요일 아침이예요..

어제 비가 마구 쏟아졌는데 우산이 없었어요.
아침에 지각할까봐 그냥 뛰쳐 나와서 버스 타고야 비온다 했는데...그생각이 나겠지요.

퇴근시간되서 나오려니 비가 너무 쏟아져서 도저히 버스정류장까지 갈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남편에게 전화하니 마침 일찍 집에 가는길이라 해서
와서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어요.
결혼 5년만에 처음 한 부탁이였지요.
알았다고..그리고 얼마후 도착했다고 나오라고 했는데
나와보니 차가 없어요.

제가 찍어준 주소를 네비가 잘 못찾았는지
다른곳에 있더라구요.
제 직장이 큰길가가 아닌 골목 안쪽이라 좀 찾기 힘든곳이라
제가 설명을 해도 잘 못찾아서 10분정도 헤메다가 도착했어요.
사실 저도 주변 상가 이름들을 잘몰라 아는것만 얘기하다보니
길을 잘 알려주지못하긴 했어요.

근데 차에 타니 한마디도 안하고 얼국 표정이 완전 얼음이더군요.
전화로 길 알려줄때도 완전 짜증나는 목소리로 댓구했구요.
저도 말 없이 그냥 집에 왔어요.
차라리 길좀 잘 보고 다녀라.길하나 설명 못하냐.그러며 핀잔이라도 줬으면
미안하다..데리러 와줘서 고맙다..뭐 그렇게 투닥거리며 집에 왔을거예요.
근데 완전 기분 나쁜 그 표정은...

가만히 집에와서 생각하니
내가 어렵고 힘들때는 누가에게 전화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자꾸 눈물이 나는거예요.

그동안 우리 부부 서로 위하며 잘 살아왔다고 생각해왔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전 남편에게 특별히 뭘 바래본 적이 없는거예요.
상당 기간 전업주부로 살았기에
바깥일로 피곤한 남편을 배려한다고 웬만한건 다 혼자 해결하고 살았어요.
그리고 딱히 뭐 부탁할 만한것도 없었고..
집안에 사소한 설거지나 커텐 달기등 일년에 서너번정도..
그정도는 귀찮아했지만 군소리없이 해줬었구요..

어제 그런일이 있은뒤 좀 사소한 일이긴 했지만
이렇게 살아봐야 내가 나중에 누굴 믿고 의지할 수 있을까 하는데까지 비약..
차라리 혼자 사는게 났지 싶은 생각까지 드는거예요.

지금도 그 차가운 옆얼굴이 생각나니 가슴에 돌덩어리가 얹힌거 같아요.ㅠㅠ

IP : 112.170.xxx.161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7.17 8:44 AM (115.143.xxx.174)

    에구..토닥토닥..
    비오는데 좁은 골목길 돌면서 남편도 기분이 안좋을 수 있긴 있을거 같은데..
    비맞고 오신 원글님 보면서 그렇게까지....
    근데.. 원글님 직장을 남편이 모르는게 좀..
    평소에 한번이라도 데려다 주거나 데리려 오셨으면 아실텐데..
    안타깝네요.....

  • 2. 저도
    '10.7.17 8:47 AM (58.228.xxx.25)

    뭔가..글을 읽는데,
    딱히 뭐라 찝을수 없는,,,복잡한 문제다..싶군요.

    결혼5년인데 애는 없나요? 뭔가가 빠진듯한 느낌이 들어서요.
    그게 아이건 대화건, 정이건..

    직장을 모른다는것도 그렇고,,,비가오는데,,,길 몰랐다고 쌩 짜증내는것도 그렇고...
    평소에 부부간의 대화가 거의 없어보이기도 하고,,
    각자 자기의 길을 가고 있는듯해서...좀 많이 서서히 이야기해보세요.

    남편도 뭔가 불만이 있을것 같아요. 님처럼.

  • 3. .
    '10.7.17 8:49 AM (123.215.xxx.236)

    정말 그 마음 이해되요.
    남편을 위해 성심 성의껏 다 하는데도 님처럼 어쩌다 부탁할 일이 생겨
    한번씩 부탁했을 때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오만 정이 다 떨어지더라고요.

  • 4. 릴렉스..
    '10.7.17 8:49 AM (211.108.xxx.203)

    남자들 그래요..
    차가지고 길 못찾으면 어디 세워 둘수도 없구...아마도 그 상황이 많이 짜증 나셧을거예요..
    그래도 원글님 비맞을까봐 데리러 까지 간건데...
    그런일로 넘 마음 아프게 생각하지마세요..
    저도 몇번 그런일 잇고 부터는 확실하게 모르는길은 부탁안해요. 남편한테...

  • 5. ..
    '10.7.17 8:55 AM (116.124.xxx.42)

    원글님은 아마 운전 안해보시는 분인가봐요.

    그게 운전 안하는 사람이 설명하는거랑 운전하는 사람이 설명하는게 달라요.

    걸으면서 볼수 있는거랑 차로 운전하면서 보는게 다르거든요.

    차로 헤매는게 훨씬 힘들어요....유턴하려면 힘들기도 하구요...

  • 6. 흠너
    '10.7.17 9:08 AM (119.196.xxx.65)

    너무 아껴주니까 지가 보물인줄 아는게지요. 속으로 이러면서 처량해지지 말고 이젠 사소한 것부터 시키세요. 부탁? 부탁해라고 말하지만 속으론 부려먹습니다. 그게 습관같아요.
    이걸 남편 사랑의 척도로 여기지 마시고 다 내가 너무 오냐오냐 해서 만든거다 생각하시고 조금씩 바로 잡으면 되겠네요. 자식 키워 보세요. 내 속으로 난 자식도 그렇게 위해주면 엄마가 지 몸종인 줄 압니다. 털어버리시고 지금부터 조련을!!!

  • 7. ...
    '10.7.17 9:09 AM (118.37.xxx.81)

    정말 나쁜 남자들은
    얼음짱 얼굴을 넘어서서
    어쩌구저쩌구하면서 '나 배려심없고 가벼운 놈이야'를 막 드러낸답니다.
    남편분께서 어제 비도 오고, 운전하기가 쉽지 않았을거예요.
    그것이 그냥 얼굴에 나타난거구요..
    좋게 생각하고 마음푸셔요.

    그런데.. 원글님 글 읽으면서
    저역시 무조건 저를 챙겨주셨던
    친정아버지 생각이 불현듯 나서 마음이 잠시 울컥합니다...

  • 8. *****
    '10.7.17 9:09 AM (59.31.xxx.69)

    원글님
    남편분께 부탁하는거라... 많이 미안해서... 서운함이 더 했을 것 같네요... 토닥토닥


    비오는 날.... 길 헤매고 운전하면 정말 짜증나거든요..
    님에게 화가 난게 아니라고 생각되어 지네요... 너무 속상해 하지 마세요....^^

  • 9. ..
    '10.7.17 9:16 AM (211.205.xxx.165)

    비오는날 밤 운전이 젤 힘들어요.
    거기에 모르는길 헤매면 대략 OTL
    전 제가 남편에게 엄청 화냈던 기억있네요.
    윗님 말씀처럼 원글님께 짜증난게 아닌듯 한데요.
    기운내세요.

  • 10. ..
    '10.7.17 9:26 AM (112.170.xxx.161)

    위로해 주셔서 감사해요.
    털어버리고 윗님 조언처럼 조련 방법을 생각해봐야겠어요.
    그게 제 정신건강에도 좋을듯하고..

    다시 일 시작한지도 얼마 안됐고 출근길은 정반대인지라
    제 직장에 와 본게 어제가 처음이였어요.
    전 운전을 하는데도 그렇게 길치에 설명이 잘 안되네요...^^;;

  • 11. 원글님
    '10.7.17 9:37 AM (220.120.xxx.196)

    나중에 조련후기 기대할게요!

  • 12. 원글님
    '10.7.17 9:44 AM (121.167.xxx.222) - 삭제된댓글

    남편이 얼음장 얼굴해서 있는것 훔쳐보면서 조용히 기죽어 오셨군요.
    담부턴 이렇게 하세요.
    차에 타면서 "울 신랑, 잘 찾네. 10분만에 오다니. 대단해" 아니면,
    "자기야. 찾기 힘들었지. 고마워. 신랑이 태우러 오니까 마구 행복해" 라던지...

    그런 말 하기도 뭣하게 쌩하니 얼음이면, "헤매서 화났어? 네비가 고장났나? 어쨌거나 데리러 와줘서 고마워" 이런식으로 말을 붙이세요.

    남자들, 길 잘 찾아야 멋있는거라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길을 잘 못찾은 자신에게 화가 났을수도 있어요.

  • 13. 윗님..
    '10.7.17 10:51 AM (112.148.xxx.28)

    남자들, 길 잘 찾아야 멋있는거라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길을 잘 못찾은 자신에게 화가 났을수도 있어요.

    이 말이 딱 맞습니다.

  • 14. 그렇게
    '10.7.17 11:05 AM (222.106.xxx.164)

    비관할 일 아니예요..
    어제 저녁 퇴근길에 오토바이 인명사고,접촉사고 교통사고를 2건이나 봤네요.
    꿈까지 꾸고요... 다치신분 빨리 완쾌하시길 빌어요

    남편분이 비오는날, 초행길, 골목, 어둡고, 헤매면서도 무사히 운전해서
    집에 도착했잖아요
    원글님이 이해하세요ㅎㅎ
    진짜 빗길 운전 위험하구나 절실하게 느꼈답니다.

    다른분들도 빗길에 안전 운전하세요~~~

  • 15. 맞아요
    '10.7.17 11:09 AM (121.165.xxx.189)

    남편분이 원글님께 화가 난게 아니고, 본인 스스로 에게 화난 거에요.
    남자들 길 빨리 못찾거나 모르는 길에서 헤매면 엄청 스트레스 받아요. 자기가 길 빨리 못 찾고 원글님 기다리게 하고.. 그래서 혼자서 심통 나신걸로 사료됩니다..ㅋㅋㅋ

  • 16. ..
    '10.7.17 11:39 AM (121.162.xxx.144)

    허걱 저희집은 저 상황에..길도 못 찾냐..
    마눌이 개떡같이 설명해도 찰떡같이 찾아와야지 하고 제가 짜증을 부렸을 듯....
    남편분 대단 해요...

  • 17. 한번
    '10.7.17 11:48 AM (112.159.xxx.22)

    더 기회를 줘보세요.
    다음에는 산뜻하게 길을 잘 찾아와서 기분이 좋아질지도 모르지요.

  • 18. 안데리러
    '10.7.17 2:52 PM (121.134.xxx.95)

    오는 남편도 많아요.
    저희 집은 남편이 길눈이 어두워,,, 아예 저 혼자 해결합니다...일이 커질까봐...
    그나마 모르는 길 헤매면서 데리러 온 것만 해도 고맙지않나요?

    그리고, 어려운 일 있을때 부탁은.....지금부터라도 나부터 다른 사람에게 잘해서 인간관계를 잘 맺어나가야 할 것 같아요...인생사 공짜는 없는 것 같아요..

  • 19. 에고..
    '10.7.17 11:28 PM (175.113.xxx.170)

    원글님 섭섭한 마음도 그렇지만, 안좋은 감정은 키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차에 탔을때 남편 그런 모습 보고 같이 함구하며 감정 상할 필요가 있었나 싶네요.
    남편 굳은 얼굴보고 "비도 오는데 길 찾아 오느라 힘들었지? 그래도 데리러 와주니 고맙다.."라고 한마디 해주시지 그랬어요.
    그럼 남편도 몇마디 했을거고.. 님도 같이 대화 했으면 좋았을걸....
    대화를 서로 많이하세요. 대화도 기술이 필요하고요.. 글만 읽어서는 남편분과 님 사이에 벽이 있는 것 같아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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