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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 문자보신 분 글 보고

걱정마세요 조회수 : 901
작성일 : 2010-07-14 16:09:26

눈팅만 하다가 아드님 문자보신 글 보고 가입했어요. 너무 걱정 마시라고 글 드릴려고..

저는 서울사는 삼십대 초반 맞벌이 주부입니다. 한살 터울 여동생 있고 아빠엄마 갑자기 사이좋아져서 생긴 열한살 터울 늦둥이 남동생이 있어요.

저랑 여동생 대학가고 직장 다니느라 한창 바빴던 몇년 전.. 여동생이 울면서 전화를 했어요.

"언니, ** 이가... **이가......흑흑흑"

아니 뭐냐 얘 사고 쳤나, 사고 났냐!!! 알고봤더니

"**이가.. **이가…. 오늘 일하다가 그냥 내 주민번호로 등록된 사이트 조회해봤거든. 근데 포르노 사이트가 주르륵 뜨는거야 ㅠ.ㅜ 이거 **이가 가입한 거겠지?”

헉.. 혹시나 해서 제 번호로도 검색해봤더니 가관이더군요. 사람여럿 사람동물 사람식물(가능하대요;;;) 그때 막내 딱 중 2…

집에 가서 조졌죠. 뭐 저희 주민번호 저희가 검색했는데 할말 없잖아요. “야! 니가 그랬지!!!” 그랬더니.. “응…. 근데 친구들이 가입한 것도 몇 개 있을꺼야” 완전 뒷목잡고 넘어갔다는 거 아닙니까.

저희는 머리를 밀지어다 인터넷 끊을지어다(저희는 직장에서 다 하니깐^^) 다리몽뎅이 어쩌구 난리를 치고 있는데 딸 둘 키워 사회 내보낸 엄마아빠는 아주 침착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1.        그럴 나이다. 잘못했지만.
2.        인터넷 이어주고 휴대폰 사준 거 후회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메일이고 휴대폰이고 까보거나 그러진 말자.
3.        그래도 죄가 있으니 일단 사이트들 탈퇴는 다 걔가 하게 하고
4.        나중에 여자친구 생기면 무조건 얘기하기
5.        성교육은 아빠가. (전 남동생이 더 잘 알꺼라고 반대했으나 가볍게 무시당했죠)

머 그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잘 넘어갔어요. 그 때 아빠가 남동생한테 그런 얘길 하셨던 거 같아요. 그런 거 보는 거 잘못한거지만 본능에 따른 거니까 어쩔 수 없지. 앞으로는 안 보기로 약속할꺼지? 그런 거 계속 보다가 나중에 니가 현실에서 여자친구를 만나서 호기심에 만지고.. 그러다가 포르노에 나오는 거 흉내내고 그러면 너는 포르노배우 말고 뭐가 되는거니? 그리고 죄없는 여자친구는 어떻게 되는거니? 정말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만나면 그러는 거 아니다. 소중하게 생각하면 소중하게 대할꺼지?

뭐 이거 말고도 이것저것 우여곡절이 많았고 고등학교 때 여자친구 생겨서 한껏 몰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지만 다행히 그건 잘 넘어갔고.. (솔직한 대화를 위해 고딩 2에게 맥주 몇잔 먹인 건 비밀;;; 엄마에게도 비밀;;;;;;)

“%%야! 너 누나 병원서 일하는 거 알지? 여친 사귀는 거 좋지만 그래도 책임질 짓은 하지마라.. 그런 거 땜에 사는게 힘들어진 사람들 많이 봤어 누나는” 그랬더니
“응 나도 잘 참고 있어. 가끔 힘들때도 있지만 나중에 성인이 되고 책임질 수 있으면 그 때..” 라 그러대요.

뭐 중간중간 늦둥이 남동생 덕분에 우여곡절은 꽤 많았지만 지금은 유명한 대학가서 1학년 마치고 군대갔어요. 지금은 시집간 큰누나도 가끔 일하다 생각하면 혼자 벙글벙글 웃게 만드는.. 자랑스러운 늦둥이 동생이라니깐요. 면회갈 때 여자친구 꼭 챙겨서 같이 가는데 정말 소중하게 대하는 것 같구요. (중2때 그 사건 이후로 여자친구 생기면 꼭꼭 보고합니다. 물론 한 서너달 지난 후에… 배려심 넘쳐나는 울 가족들은 면회가서 대충 밥먹으면 둘만 있으라고 우르르 나간다는 거 아닙니까. 의심많은 저는 가끔 몰래 들여다봅니다만 아직까진 합격.)

그때 저희 번호 도용했던 친구들도 다들 제법 잘 커서 누나들한테 인사도 잘 하구요. 가끔 주민번호 도용 얘기 나와서 이자식들 니네 감옥갈뻔했어!! 그러면 헤헤 웃으면서 지들 부모님한테 비밀로 해줘서 고맙대요. 계속 보니까 지겹던데요 그러는 자식도 있고.. 사실 저희는 정신이 없어서 못 알린건데.. 가끔 만나는 저만 애들 좀 혼냈죠. 근데 진짜로 다들 착하게 잘 컸어요.

지나가는 과정인 거 같아요. 그 때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반응도 제각각인거 같고. 너무 간섭하고 몰래 뒤지고 그러는 건 정말 악영향을 미치는 거 같구요(제가 좀 그러긴 했지만.. 엄마아빠가 일단 안 그러시니까.) 그런 주제에 대해 대화도 많이 하시고.. 친구처럼 이야기 해보시는 게 제일 나은 거 같아요. 시작은 힘들겠죠. 그렇지만 혼내시는 것 보다는 결과가 좋을 거라는 거, 제가 장담합니다.
IP : 220.68.xxx.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머
    '10.7.14 4:33 PM (122.34.xxx.24)

    이 글 쓰기 위해 가입하기까지 하셨다니 대단하세요. 제가 글쓴 이는 아니지만 감사의 배꼽인사 올립니다.
    저도 아까 그 글 얼핏 읽다가 일 있어서 나갔다 들어왔는데, 여러 분들이 유용한 말씀 많이 남기신 것 같더라고요.
    그렇죠. 걱정할 일 아니죠. 그냥 크는 과정인 거죠.
    원글님 보시면 절대 아드님에게 그 문자 본 티 내시지 말기를 재삼 강조드립니다.

  • 2. 어머
    '10.7.14 4:36 PM (122.34.xxx.24)

    에... 또... 덧붙여서 한말 흘려두고 싶은 건, 생물학적으로 남자인간 종은 여자인간 종보다 덜 진화된 종이란 것 , 하등동물이란 걸 염두에 두고 유념하여 관계 맺고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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