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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를 하며 알게 된 것

소심녀 조회수 : 840
작성일 : 2010-06-05 17:09:43
82 생활, 눈팅이 더 길었지만 중독 기간으로는 여러 해입니다.
그동안 이곳에 많은 일이 있었죠. (왠지 눙무리~잠깐만요. 먼곳 바라보는 눈빛~)

그런 제가 요즘 82를 통해 새삼 느끼고 다짐하는 건
세상이 참 넓고도 좁으니 겸손하고 착하게 살자입니다.

사실 생각과 말로는 세상에 다양성이 있다, 존중하자, 받아들이자...그러지만
그런 실천을 경험할 일이 실생활에 없기 쉽잖아요.
매일매일의 우리 주변에는 어떤 식으로건 걸러진 인간관계들만 있으니까요.

그런데 82에서 놀다 보니
세상에 정말 다양한 분들이 있으시구나
그리고 그분들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실시간으로 나와 같은 시공간에 있으시구나
그런 걸 느껴요.

이곳에서 세상이 넓다고 느끼는 건
너무나 다양한 분야에 너무나 고수이신 분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나 좀 잘 났다,라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어머머. 아닌 거죠. 정말 구석구석 각 분야에 전문가, 고수들이 계시는 거예요.
또한 그런 분들이 정말 돈도 안 생기는 일에 순수한 마음으로
열심히 글을 올리고 댓글을 쓰고 토론을 하시죠.
그런 분들 볼 때마다
그래,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자, 겸손하자, 납작 엎드리고 배우자...새삼 다짐해요.

(전 글 올리는 거 못 할 거 같아요...사진 찍고 준비하고...그걸 다시 글 써서 붙이고...얼마나 귀찮아요
그런데도 입 딱 벌어지게 꼼꼼히 과정샷 다 찍어 올리시는 분들 존경스럽죠)


또한...
제가 최근에 진지하게 생각한 것은
추상적으로 생각하기 쉬운 "사람들"이
알고 보면 한 사람 한 사람, 살아 숨쉬는 인간이란 점입니다.

누구나 쉽게 해버리는 연예인 뒷 이야기...
그 연예인의 주변 사람들, 가족들이 내 주변에 있을 수 있는 거였어요.
나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비난하고 날을 세웠던 정당이나 정치인
그들을 사심없이 지지하는 사람들이 또한 내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죠.
그 모든 사람들이 나와 똑같이
기뻐하고 슬퍼하고 화내고 상처입으며
결국은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인 것을
저는 종종 잊어버렸었나 봐요.

여기에서도 그런 일 많잖아요. 속상해서 누구 흉 봤는데 그 당사자가 글을 보고 난리가 나고...
저 역시 살아오면서 그런 일에 본의아닌 가해자가 되어보기도 했고 피해자도 되어 보았어요.
말이란 게 아 다르고 어 다른데다가, 입장에 따라 같은 일도 달리 보이는 법이니...

저, 한없이 모자라는 인간이라서요
남 흉도 많이 보고, 뒷담화도 했구요, 실수도 많이 저질렀죠.
더 젊었을 때 생각이 짧아서, 또는 서툴러서...많은 실패와 오류도 있었어요. 셀 수도 없어요.
그런 점을 요즘 들어 참 열심히 반성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래서 댓글 남길 때도 가급적 톤을 낮추고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표현에 신경을 쓰려고 노력해요.
상대를 기분 나쁘게 했을 때의 부정적인 에너지...그게 다 어디로 가겠어요?
결국엔 돌고 돌아 내게로 오겠죠.

사실 최근 선거 국면에서 자게의 어떤 점은 너무 감동스럽기도 하고
또 어떤 점은 좀 심하다 싶을 때도 있어요.
내 생각과 다른 글이 올라오면 답답하기도 하죠.
그렇지만 그런 점들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태도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요.

딴날당 알바분들이야...분란 일으키는 것들이 생업이니
그냥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만
(하지만 제대로 놀리거나 떡실신 시키는 분들, 용자 인정해드리고 싶어요. ^^)

저는 타고난 성향이 비판적이고 분석적인지라 참...한 비판 하는 인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젠 조금씩이라도 다르게 살아야 할 필요를 느껴요.
두루뭉술하게 살겠다는 말이 아니라
같은 말을 해도 그 상대가 바로 내 식구일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누군가가 나에게 그런 말을 했을 때 내 기분이 상하지 않을 만한 표현으로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차카게 살자...라고 문신이라도 새겨볼까봐요. 파란 유성매직으로요. -.,-
IP : 112.144.xxx.17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82는 나의 멘토
    '10.6.5 5:33 PM (121.141.xxx.55)

    님글이 가슴에 와 닿네요.
    내가 쏜 화살에 내가 맞을수도 있다는 생각 저도 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어쩜 이렇게 방식이 다 다른건지...
    나만 옳다고 나만 바른거라고 해서는 안된다는것도 알았고요.
    어떻게 보면 나와 남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사람인것을...
    나이가 들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옛날엔 모난 것이 잘난것인줄 알고 살았더랬지요.
    82여기서 멘토들을 많이 만납니다.

  • 2. 말한마디가
    '10.6.5 5:51 PM (115.95.xxx.171)

    아니고 82를 하면서 글한마디에 천냥빚을 갚을수도 있다는걸 .....
    실감합니다

  • 3. 진심
    '10.6.5 8:34 PM (175.114.xxx.239)

    이 글에 보입니다...좋은 글 잘 읽었어요,

  • 4. .
    '10.6.5 10:15 PM (124.54.xxx.210)

    참 좋은 글이네요.
    저도 82에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웠고, 또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동안 글자로만 알았던 문구들이 가슴에 콕!하고 와 박힐 때가 있는데, 여기와서 놀면서 종종 그런일을 경험합니다.

    82의 많은 언니, 오빠(?), 동생들에게서 어디가서 쉽게 얻을 수 없는 삶의 지혜를 조금씩 배워가며 저도 또한 지혜로운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 5. ..
    '10.6.5 11:53 PM (180.71.xxx.23)

    좋은 글입니다.
    원글님 글에서 또 한가지 배우고 가는 사람이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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