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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빠의 마음입니다

dma 조회수 : 1,002
작성일 : 2010-06-05 09:03:39
지난해 봄과 여름이 기억 나지 않습니다.
무얼했고 무엇을 보았는지, 누구를 만났는지도 거의 기억이 안납니다.
한달 내내 아무 때나, 아무대서나 눈물이 불쑥 불쑥 넘쳐서
일을 하기도 힘들었고 비즈니스 미팅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평생 그렇게 오래, 많이 울어 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입니다.
울면서도 눈물이 영원히 멈추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많이, 오래 울었습니다.
그 분이 그렇게 가신 후 생전에 그 분을 그렇게도 손가락질 하고 욕 하던 이들이 몇은 반성은 하고 몇은 슬그머니 추앙 분위기에 편승하여 어찌 어찌 몸 바꿈을 하는 것도 그냥 손 놓고 보았습니다.
뭐라 욕 할 기운이 없었습니다.
욕한들 무슨 소용이냐 싶었다는게 더 정확할 것입니다.
그분이 좋아할리도 없고, 그런다고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이 다시 살아올 것도 아니고요...다시 살아온다...
사실 저는 그 분이, 남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 가는 그런 자세를 취하셔서라도 일단은 살아계셨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 분의 순결함을 믿지만 어차피 정치적인 보복이니, 몇 달 감방 신세를 지고 나오면 어떠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는 한이 있더라도 살아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돌아가신 후의 이런 저런 추앙, 다 필요 없습니다.
유투브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모습과 목소리 말고요
살아서 하시는 말씀, 살아서 하시는 행동들이 지금도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장난도 치고, 대통령씩이나 한 사람이 도대체 왜 저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품위 떨어지는 행동을 하신다 하여도 일단은 그 분이 살아  계시는 상태라면 좋겠습니다.
혹시라도 술 많이 자시고 논밭을 뒹구신다고 하더라도,
집안에 걸림없이 구는 삼촌이 한 분 계시다는 그런 심정으로 뭐라 뭐라 하면서도 내 손으로 해장국 한 사발 끓여드려서 속풀게 하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 계신 그 분을 보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저렇게 뻔뻔한 놈들이 많은 이 나라에서 왜 그리도 순결함에 집착 하셨는지...그냥 살아계시지, 왜 그렇게 빨리 가 버리셨는지, 너무나 속상합니다.
노무현의 사람들이 다시 재기 하고, 빛나는 품성들이 이제야 제대로 조명 받는 나날을 보니까 돌아가신 그 분이 더욱 그리워져서 아침부터 횡설 수설했습니다. 죄송합니다.
IP : 203.229.xxx.216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6.5 9:10 AM (222.98.xxx.178)

    저도 요즘.........많이힘이 드네요.....너무 속상하고 그분이 그립습니다.

  • 2. 왜 이러세요 ㅠㅠ.
    '10.6.5 9:29 AM (118.35.xxx.6)

    저도 마음 속에 너무 담아 두나 봅니다...
    노빠는 아니었지만..., 그 분 하시는 일에 그다지 관심 둔 적도 없었지만...
    그 분이 정치에 입문하셔서 TV에 얼굴 나온 던 날부터 꽂혔었나 봅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저지만... 그래도 정치가는 이랬음 좋겠다는 환상은 있었나 봅니다
    그... 노력하는 마음이 저는 좋았습니다.
    퇴임하시고 그 후 1년동안... 저도 즐거웠습니다.
    봉하 들판을 자전거로 돌아 보시는 모습...
    찾아 오는 손님들 즐겁게 맞이하시는 모습...
    저도 직접 가기도 했지만, 사진으로 보는 모습으로도 제가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그냥... 가슴에 묻고... 말아야겠지요...

  • 3. ..
    '10.6.5 9:30 AM (60.242.xxx.86)

    저도요.. 그냥 그 분 욕하던 분들 쭉 소신있게 가시던가, 갑자기 봉하마을 찾아가고, 그러는게 더 가슴아프네요. 사과 한 마디 없이.. 슬그머니.. 기회주의자로 밖에 안보입니다.
    속상해요.

  • 4. aa
    '10.6.5 9:38 AM (61.102.xxx.241)

    그러네요. 전 소위 노빠가 아니었음에도 참 오래 많이도 울었던 거 같습니다. 내평생처음으로.. 님처럼 아무데나 불쑥불쑥 멍하게 생각에 잠기면 눈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 아무랑 전화하다가도, 일을하다가. 밥을 먹다가. 설거지 하다가도. 책을 읽다가, 길을 가다가.. 독해선지.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사랑들이 지나갈때도 한번도 울어본일이 없었는데..

    .........잘 지내신다고 한마디만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5. 안전거래
    '10.6.5 9:55 AM (210.97.xxx.23)

    저도 노빠도 노사모도 아니었지만 문득문득 그분이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많아요.
    국민에게 가장 가까이 있었고 국민에게 고개숙이셨고 겸손하셨고 그런분을
    기득권세력으로부터 지켜드리지 못한 송구스러움이 마음의 빚으로 남아있어요.

  • 6. dma
    '10.6.5 9:57 AM (203.229.xxx.216)

    그럼님. 저는 당선자들의 봉하마을 참배니 그런 류의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닌데요.
    그냥 살아계신 모습이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란게 그렇지요.
    힘이나 세에 기우는게 보통 정치인들의 행보인 것을 잘 압니다.
    영등포 궁예는 촌스럽게 눈에 띄도록 그럴 뿐이지 원래 정치인들은 대부분이 뒤로는 그렇지요.
    친노계 사람들 밖에서는 의리니 석고대죄 같은 것을 애저녁에 기대 하지도 않습니다.

  • 7. ?
    '10.6.5 10:01 AM (220.93.xxx.223)

    112.150.76.xxx <-이 분은 왜 꺼내지도 않는 말을 하고 발끈이죠? 이상한 분이시네

  • 8. 제가 보기엔
    '10.6.5 10:09 AM (211.54.xxx.121)

    그럼님은 윗윗분 점두개님의 댓글에 대해 말씀하신것 같은데...아닌가?...

  • 9. 가신
    '10.6.5 10:19 AM (221.149.xxx.25)

    님은 대인배이십니다... 김민석도 개인적인 미안함을 비추니까 대의적으로
    화합하면 된거라고 손사래치셨답니다.. 대의적인 화합이면 포용해야 된다
    봅니다 이젠....

  • 10. 이번대선준비하자
    '10.6.5 12:54 PM (113.30.xxx.91)

    원글님.. 전 원글님 안고 같이 엉엉 울고 싶어요.. 서로 보듬고 등 두드리고 얼굴에 눈물 닦아주면서 얼싸안고 엉엉요... 그 마음...너무 잘 압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구요.
    얼마전 1주기 시청행사때... 명계남님이 눈물로 읽은 추도사... 한번 보세요.
    "진보의 미래 민주주의 인권 이딴거 다 필요없고 그냥 살아만 있지!!!!! 자기만 생각하며 그냥 살아만 있지!!!!!!!!!!" 너무 절절히 와닿습니다

    저도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저 찢어먹어도 시원치 않은 것들이 날뛰는 모습을 볼때, 착한 사람들이 핍박받는 모습을 볼때
    혼잣말로 성토합니다
    "아니 왜!!!!!!!!!!!!!!!!!!!!!!!!!!!!!!!!! 당신이 없어야 하는거냐구요!!!!!!!!!!!!왜 당신같은 분이 없어졌어야만하는거냐구요 아니왜!!!!!!!!!!!!!!!!!!!!!

  • 11. 잠시귀국
    '10.6.5 2:24 PM (116.38.xxx.3)

    "아니 왜!!!!!!!!!!!!!!!!!!!!!!!!!!!!!!!!! 당신이 없어야 하는거냐구요!!!!!!!!!!!!왜 당신같은 분이 없어졌어야만하는거냐구요 아니왜!!!!!!!!!!!!!!!!!!!!!
    너무해 정말.........

  • 12. 그 운명이란 거--
    '10.6.5 3:11 PM (124.54.xxx.17)

    우리가 가져 본 대통령 중에선 유일하게
    이라크 파병 장병을 끌어안고 눈물을 훔칠 수 있고,
    국민들이 파병 반대 시위를 열심히 해줘서 그나마 파병 규모를 줄일 수 있어 고맙다고 회고한
    대통령이지요.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져서
    국민들에게 지방자치 선거를 선물로 준 거 같아
    더더욱 맘이 아픕니다.

    져서 이기는 운명을 타고나는 사람도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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