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노무현을 기다리며..."
[만민보] '노영동' 카페 운영자 박진호씨
http://www.vop.co.kr/A00000292894.html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지난해 5월 8일 박진호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분개해 "5천명이 모여서 매달 5천만원을 노 전 대통령에게 활동비로 드리자"는 취지의 글을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경제방에 올렸다.
박씨는 "가장 열받았던 것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측이 받았다는 10억이라는 돈의 액수가 상식적으로 안 맞았다는 것이다. 부정한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액수가 안 맞는다. 그래서 굉장히 분노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당시 검찰은 시계가 어떠니 구질구질하고 치사하게 나왔다. 그래서 돌아가실 때까지 활동비는 우리가 대자고 썼다. 핵심은 노무현이 아파트 투기로 돈 번 강남 아줌마보다 못살면 그게 나라냐는 것이다. 강남에 웬만한 아파트가 10억이다. 대통령을 한 사람을 10억으로 엮어서 그런 게 지금 생각해도 억울하다"
박씨의 글을 본 네티즌들 하나 둘씩 이메일로 화답하기 시작했다. 5월 중순께가 지나자 700여명이 모였고 조만간 계좌를 개설해 후원금을 모으기로 했다. 그리고 5월 23일 갑작스레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나고 6월 2일 이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만들었다. 온.오프라인에서 벌어진 논의 끝에 이들은 1만원씩 모아 유족에게 조건없이 보내자고 결론을 내리고 6월 25일부터 박진호씨의 계좌로 돈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의금을 내자는 취지였는데 6월 말까지 닷새만에 약 1500만원이 모였다.
"노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남은 유족이 있는데 유족들이 그럭저럭 산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이 노무현처럼 살고 싶겠나. 그런 정신에서 출발했다"
차곡차곡 후원금이 쌓여가면서 박진호 씨를 비롯한 운영진들은 지난해 8월부터 수차례 봉하마을에 내려가 노건호씨 등 유족 측에게 돈을 전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후원금 총액이 1억원을 돌파하더니 올해 4월말 현재 후원회원 1600여명(카페회원 7600여명)이 1억 4천만이 넘는 후원금을 모았다.
이 카페의 이름은 '노무현과 영원한 동행'(이하 '노영동').
'노영동'의 산파 역할을 한 박진호씨는 87학번으로 특정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인 팬클럽 활동을 해본 적이 없는 한 대학의 교수였다.
"대학때 운동권은 아니었고 관심이 있는 정도였다. 5공 청문회 때 노 대통령을 봤는데 확 반했다. '아 저사람이다' 싶었다. 그리고 노 대통령을 잊어버렸다. 공부에만 신경을 쓰고 석.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심정적으로는 민주진영을 지지는 했으나 활동은 안했다. 심지어 2002년 대선때도 박사학위 논문 때문에 신경을 쓸 수 없었다"
그런 박씨가 '노영동'을 만들고 10개월 가까이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세 가지 원칙을 꼽았다. 첫째는 돈 문제로 사고를 내지 않겠다는 것, 둘째는 후원금 외에 아무 일도 벌이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세번째로 회원들이 봉하마을에 1년에 한 번씩 가서 참배하고 회원들끼리 얼굴이나 보자는 것이었다.
먼저 첫번째 원칙. 박씨는 "여태까지 돈 문제로 사고가 안나고 있기 때문에 회원들과의 신뢰감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박씨 개인통장으로 후원금을 모았다. 그리고 지난해 몇 차례 운영진이 봉하마을에 직접 내려가 모아진 후원금을 전달하자 카페 회원들과 운영진의 신뢰감은 더 높아졌다. 지난해 말부터 회원들이 권양숙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봉하로 직접 입금하면서 후원금의 투명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후원금 모금 외에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두 번째 원칙은 노 전 대통령 유족을 지원한다는 카페의 존재 이유이기도 했다. 7500여명이 모인 카페라면 돈을 모으는 것 말고도 다른 일을 '도모'(?)할 법도 한데 박씨는 단호했다.
"'노영동'의 이름을 걸고 정치적 활동을 안 하는 것은 유족 지원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 이유는 딱 하나다. 원칙을 안 지키면 결국 혼란이 오고 '노영동'이 깨지게 된다. 그래서 굳이 후원금 모금 외에 다른 활동을 하시려는 분들에게는 다른 곳에서 하시라고 한다"
박씨는 '노영동' 운영진 6명 모두 30~50대 일반 직장인들로 시민단체 활동조차 해본 적이 없는 '아마추어'라고 했다. 그는 "아마추어들이 모여 뭔가 하려면 간단해야 한다"며 "목표가 너저분하면 분명히 깨진다. 간단하고 단순하게 해야 한다. 이것을 제가 하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활동성을 지향하는 사람이 나오게 마련이다. 박씨는 "요즘에 제일 피곤한 부분이 그 점"이라며 "그래도 저희가 잘 견디고 있다. 자꾸 '노영동'을 행동하는 쪽으로 끌고 가려는 데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노영동' 카페 회원들의 글을 보면 이런 원칙에 대해서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루 1~2시간을 카페에 글을 쓰고 관리하는 데 쓰고 있다는 박씨는 "올리는 글 내용도 거의 세 가지 원칙에 대한 얘기"라며 "사람이 늘어나면서 했던 말씀을 또 드리게 된다"고 했다.
이처럼 카페 활동의 역량을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노 전 대통령의 유족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박 씨는 "더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고 했다. 바로 '제 2의 노무현'을 만들자는 것.
"사실 유족 지원이 우리의 목적은 아니다. 더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유족을 지켜준다는 것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제2, 제3의 노무현으로 자라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노무현의 유족이 힘들게 살아간다면 누가 노무현 처럼 되려고 하겠나. 정치를 깨끗히 하면 국민이 보험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초등학생인 아들 역시 그런 아버지가 하는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아이가 그런 희망을 가진 것 같느냐"는 질문에 박 씨는 "아들이 노 대통령을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알고 있다"며 "적어도 집안에서는 카페의 목적을 실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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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동 은 아름다운봉하 재단 에 직접 후원 하는 유일한 카페입니다.
노무현과 영원한 동행 (노.영.동; http://cafe.daum.net/to5000 ) 은
권양숙 여사님이 이사장으로 계신 아름다운봉하 재단 에
직접 후원금을 입금하는 유일한 카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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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노무현을 기다리며..."
카르 조회수 : 586
작성일 : 2010-05-31 17:16:09
IP : 112.171.xxx.20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ㅡㅡ
'10.5.31 5:31 PM (114.206.xxx.113)이런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거 같아요..
사실 저도 오늘에사 처음으로 접해보는 내용이라...
그 운영자분이 대단하시네요...
저도 주머니 사정을 좀 더 챙겨 봐야겠네요...
휴~ 요즘 시절 같아서는 내가 가진 돈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는..... ㅜㅠ2. 고양이 이발사
'10.5.31 7:48 PM (61.247.xxx.165)노영동 첨부터 카르님 글을 읽고 첨부터 후원을 시작한 사람입니다
노무현과 영원한동행(노영동)은 만원씩을 유족에게 후원하고있지만 그보다 적은 금액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건 그 취지와 노무현대통령님에대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시면 됩니다
노무현처럼 살아라...그렇게 말할수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3. 글쓰신분이
'10.5.31 9:46 PM (116.39.xxx.202)바로 운영자세요.
저도 첨부터 후원 시작한 사람이에요. 우리 가족 모두 동참했어요.
카르님 정말 감사해요.4. 임부장와이프
'10.6.1 10:10 AM (187.160.xxx.140)카르님이시다~~
제가 존경하는 노영동 카페지기님.
돈사고 날까봐 후원금도 봉하재단으로 직접 입금하게 하시고.
그 열정을 사랑합니다.
저의 작은 후원이 대한민국의 정치사를 바꿀거라 굳게 믿습니다.
홀로 남으신 우리 권여사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ㅠㅠㅠ
잊지 않겠습니다.
노무현대통령님이 우리의 16대 대통령님셨다는 사실을.
그리고 꼭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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