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 잠수함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대로라면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공분을 느끼며 그에 마땅한 대응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동시에 국가안보가 이토록 구멍이 나도록 방치한 책임자들을 엄중 처벌하고 무너진 안보체계를 다시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 여기에 무엇이 진정한 국가안보인지 성찰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여권 인사들이 국가안보를 구멍 낸 장본인들이면서도 그 잘못을 과거 정부의 탓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 정부의 안보정책을 비교해보는 데서 답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대한민국은 국가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북한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분쟁을 막는 ‘평화 유지’와 남북 대결 상태를 완화하고 해소하기 위한 ‘평화 증진’의 두 가지 정책을 병행하여 추진한다. 이를 기준으로 비교해보자.
참여정부는 충분한 대북 억제 전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방비를 연간 9% 안팎으로 증대했다. 잠실 롯데 터에 100층이 넘는 초고층빌딩을 지으면 2만8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는 점 때문에 고심했지만, 그렇게 되면 성남공군비행장 기능이 불구가 되어 수도권 안보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게 된다는 군의 판단을 존중하여 이를 접었다. 천안함 비극의 현장이기도 한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2004년 북한을 설득하여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체계를 수립하기도 했다. 그 결과 참여정부 5년간 북방한계선에서는 물론 휴전선에서도 교전이 한차례도 일어나지 않았고 남북 대결로 인해 군인이건 민간인이건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민의 정부 때부터 추진한 금강산 관광 사업은 북한 최남단 해군기지인 장전•성직항의 군함들을 금강산 북쪽 해역으로 이동시켰으며, 육로관광은 북한 군부대들을 후방으로 재배치하도록 만들었다. 개성공단이 건설되면서 북한의 전차, 자주포부대 등 많은 병력이 개성공단 이북으로 재배치되었다. 남북 대결의 최대 요충지이자 북한군이 서울에 최단시간에 접근할 수 있는 서부전선의 휴전선은 그 이북에 개성공단이 세워진 덕분에 그만큼 북상한 셈이 되었다.
유사시 개성공단은 북한의 기습남침 시간을 지체시키고, 북한군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기 쉽게 하여 국군이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해준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개전 초기에 전력상실이 가장 큰 현대전의 특징으로 볼 때 개성공단의 안보적 가치는 국군 몇 개 사단과도 바꾸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고 말한다. 이러한 평화증진 정책의 결과 휴전선에서 불과 10여㎞ 남방에 거대한 엘시디(LCD) 공장과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들어섰으며 그동안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 정당한 재산권 행사도 못했던 한수 이북 토지들도 개발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안보정책은 어떠한가?
그들은 국방비 증가율을 3%대로 깎고, 롯데의 잠실 빌딩 신축을 허가하고, 멀쩡한 군사격장에 4대강 준설토를 쌓고, 4대강 사업에 군대를 동원하려 한다. 남북관계에서는 군인들이 전사하고 민간인이 피살되고 우리 국민이 북에 장기간 억류되는 불안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금강산 관광의 문은 닫혔고, 개성공단도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다. 북한과 대결하고 압박을 가하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북한의 태도변화도 붕괴도 아닌 북한의 중국 의존도 심화뿐이다. 안보는 4대강에 밀렸고 평화는 증진은커녕 유지조차 못하고 있다.
(전 통일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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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칼럼] 누가 국가안보를 말하는가? - 한겨레 5.25 -
zzz 조회수 : 380
작성일 : 2010-05-25 16:53:33
IP : 59.7.xxx.16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이...
'10.5.25 5:15 PM (121.182.xxx.91)칼럼에서 저를 가장 불안하게 하는 문장은
....북한의 태도 변화도 붕괴도 아닌 북한의 중국 의존도 심화뿐이다....입니다.
통일이 된다고 해도
과연 우리가 우리의 땅인 북한을 고스란히 찾을 수는 있을까요.
북한에 대한 정책이 냉담해 질 수록....북한은 중국에게 조금씩 우리의 살을
떼어 내어 바쳤을 거라는 생각에 두려워 져요.
결국 우린 후손에게 뜯어 먹힌 국토를 물려 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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