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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아이들 두신 엄마들...도와주세요 ㅠ.ㅠ

초등엄마 조회수 : 1,256
작성일 : 2010-05-14 11:04:05
느린 아들때문에 복장터지다 못해 홧병 일보직전인 엄마입니다.

몇번 아들의 느린점때문에 글 올렸는데 댓글은 거의 '인내심 있네요. 진득하네요. 나중엔 앞서 나갈거예요' 등등이어서 나름 저도 아이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중인데 어제는 정말 저를 돌게 만들더군요.



초2아들

올해담임샘은 아이들의 수준을 망각하신채로 숙제를 내주신답니다.

내용도 어렵고 거기다 한 페이질 채워야 인정을 해주시니 다른 아이들도 다들 숙제 전쟁이랍니다.

90% 엄마숙제구요.(반아이들 대다수 11시이전엔 못 잘 정도)

거기다 느린 저희 아이 한페이지 생각하면서 쓰려면 기본 2시간 입니다.

숙제가 하나도 아니고 독서록에 일기도 써야하고 그러다 보니 영어니 수학이니 다 뒷전입니다.



어제는 일기숙제와 다른 학교 숙제가 있었는데

논술수업(사교육)에 읽는 책 두권을 못 읽어 그것까지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책을 구하기 어려워 수업이 오늘인데 어제 겨우 책을 구했습니다.

생각보다 글밥이 많긴한데 저학년 필독서이니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동물친구들의 우정 뭐 이런내용)



6시부터 일기를 썼는데 주중에 일기장을 안 가져와 두개를 써야했습니다.

(노트는 1~2학년용 글만 쓰는 일기장)

일기 두개를 쓰는데 2시간 소요되었습니다.

한줄쓰고 생각하고 한줄쓰고 생각하고...



밥먹고 책을 읽는데(아이의 친구가 저희 애 빌려주는것때문에 급하게 한시간에 두권을 읽었다고 합니다.)

한글자씩 책을 보는것인지 페이지수가 넘겨지질 않더군요.

8시반에 시작한 책읽기 새벽 2시에 끝났습니다.

보통은 늦어도 11시이전에 자도록 노력하는데 어제는 일부러 놔둬봤습니다.(보통때는 너무길면 제가 읽어주곤 합니다)

도와주는데도 너무나 오랜시간이 걸려 질질 끌면 끌수록 너도 힘들다는걸 느끼게 해주려고 스스로 하게 했습니다.

아무리 느리다지만 친구가 1시간 읽은 책 어찌 6시간이 걸릴까요?

일기두개+책두권 = 토탈 8시간 걸렸습니다.

나머지 학교숙제 하나는 새벽두시에 제가 해줬습니다.(빨리 아이를 자게 해야할것 같고 안해가면 애를 쥐잡는 잡는 선생님이시라)



그동안 아이가 화장실간게 3번

저도 그정도 앉아있는게 힘들것 같은데, 다른 아이라면 자던가 울던가 할텐데 잘도 버팁니다.

글이 모르는것도 아니고 신문처럼 글자체가 작은것도 아닌데 거기다 평소 책을 아예 안 읽는 것도 아닌데

우리애는 왜 이런가요?

책읽기 뿐만 아니라 매사 모든것이 남들의 몇배의 시간이 걸리니 학교숙제하나만으로도 아이는 놀 시간이 없습니다.

지칠텐데 그게 무슨 숙제고 공부가 될지...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나 꼼꼼한면은 있습니다.

저의 노력으로(?) 아직까진 상위권이나

제가 놔두면 기본적인 속도를 못 따라가니 성적이든 뭐든 바닥칠게 뻔히 보입니다.

아이때문에 너무힘들어 아이 입학후 갑상선이란 병도 걸렸어요.



저희애같은 아이도 있나요?

느긋이 아니라 병인거 같습니다

이젠 그거 못고치면 제가 병들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도와주세요~~





IP : 116.120.xxx.4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건 제 생각
    '10.5.14 11:25 AM (114.129.xxx.79)

    논술학원을 끊으세요.
    학교 교과서에 집중하시고...
    학교 수업만 착실히 따라가게 하심 될거 같아요.

  • 2. .
    '10.5.14 11:27 AM (125.132.xxx.223)

    이런말을 하면 너무 원론적인 말을 한다고 하시겠지만 엄마가 너무 조급해해도 아이에게 절대 도움이 되질않습니다.

    저런 경우였다면 끝까지 도와주질 않으셨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도와서 얼른 끝내도록 상황을 정리하셨던가 하셨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엄마도 아이도 학교생활이나 육아에 초보입장이라서 서로 실수하면서 커가는 거죠.

    앞으로 아이 숙제에 너무 연연하지 마세요.
    지금 초2인데 수준에 넘치는 숙제를 내준다는걸 알면서도 굳이 그걸 엄마가 도와서 끝내시는 목적을 어디에 두고 계신지가 궁금합니다.
    학교에서 혼나는거, 아니면 엄마에 대한 평판 과연 둘중 어디에 그리고 누구에 더 비중을 두고서 아이를 채근하는지 냉정하게 엄마가 스스로 판단해보세요.

    정말 아이를 위한다고 생각을 하신다면 초등3학년에서 국어,수학을 어느수준까지 지금 해두어야 따라갈수 있을지를 체크해보시고 그 이상의 수준까지 굳이 아이를 잡지마세요.
    아이가 엄마의 채근에 시달리다보면 원래 늦던 아이라면 더욱 흥미가 없어지기 쉽겠어요.
    더구나 막판에 엄마가 결국에 도와줄걸 이미 느끼는데 서두를 필요가 없겠지요.

    무엇보다
    엄마가 아이가 어떤 과정을 끝내면 또다른 과정을 채근하시는건 아닌지요?
    이거 끝나면 더이상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시간을 주지않는다면 아이가 굳이 그걸 서둘러서 끝내야할 이유가 없어져요.
    님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얼른 숙제 끝내고 내 하고 싶은거 할수 있는 상황이랑 이거 다하면 다른거 또 해야할 상황이면 어느쪽이 능률이 오르게 될런지요.

    엄마부터 본인의 욕심을 버리시고 아이가 아직은 어린 놀기좋아하는 아이라는 생각을 최우선에 두시고 목표를 많이 낮춰보세요.
    그 목표치를 이루면 아이가 자유롭게 지낼 시간도 주시게되면 성취감이 생기는 기회가 될껍니다.

    지금처럼 닥달하시는 듯 아이를 지치게 하시면 갈수록 흥미가 떨어지고 엄마와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일어나게 된답니다.
    아이를 위해서라고 하시지만 가만히 잘 생각해보세요 정말 엄마인 내 평판에 대한 욕심이 정말 없는건지 하는 부분을요....
    외람되지만 전 님의 글에서 그런 님의 욕심이 살짝살짝 느껴져서 아이가 무기력해질까봐 걱정스러운 맘이 생겨서 진심으로 적어드리는 말씀들입니다.

  • 3. 중1
    '10.5.14 11:56 AM (211.211.xxx.170)

    그렇게 크고 있는 중1아들 있어요.
    그래서 전 초등 때 너무 열의가 넘치는 담임샘은 싫었어요. 다른 엄마들은 뭐라든 숙제 안내주고 적당히 풀어주는 분이 좋더군요.
    어쨋든 1년은 거기에 적응해야 하니까 아이랑 그냥 버티세요.
    너무 잘 하려고 하지도 마시고 아이한테 너무 열내지도 마시고 엄마가 도와줘서 시간을 벌 수 있는 것들은 좀 도와주시구요.
    아이가 스스로 해야한다지만 이런 애들은 도와줘가며 키워야지 워낙 발전속도가 늦어서 안그러면 서로 병납니다.
    아직 영어 수학 신경 덜써도 됩니다.
    일기나 독서록 학교 숙제 중요시여기시는 샘이면 그냥 학교과정에만 충실하게 하세요.
    고학년까지는 욕심내지 마세요. 공부에도 점수에도...

    전 원래 누군가에게 조언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느린 아이라면 할 말이 너무 많습니다. 안 키워분 분들은 모릅니다. 뭘 그런 걸로 그러냐 하지만 엄마가 우울증에 걸리기 딱입니다.
    맘 다잡을 땐 느긋해지다가도 조금만 중심 잃으면 소리지르고 눈물 쏟고 애 잡고...
    그런다고 나아지지 않습니다.
    공부는 머리 좀 있고 스스로 욕심 생기면 잘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들 지금도 책 한권 읽는데 남 서너배 걸리고 숙제하는데 남 서너배 걸리고 그러느라
    놀 시간도 별로 없지만 어쨋든 공부는 잘 합니다.
    성격도 느긋해서 웬만한 일에 스트레스도 별로 안받구요.
    다만 공부가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애들은..
    모든 일상이 다 제대로 안돌아가기 때문에 앞으로 살아갈 일이 더 걱정입니다.

    암튼 남이 도와줄 일도 없고 많이 나아지지도 않아요.
    저도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 툭하면 열내지만 열내지 말고 키우라고 하고 싶어요.
    희망을 드리자면... 아주 조금씩 나아집니다. 커가면서..
    그리고 같은 처지의 엄마로서 드리는 말씀이니까 불쾌해하시지 마시고..
    ADHD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도 권해요. 저도 많이 망설이다 안하고 말았는데 좀 후회됩니다.
    방법이 있는데 무모하게 버틴게 아닌가 하구요.

    힘들지만 우리... 아이 잘 키우도록 해요.

  • 4. 직장맘
    '10.5.14 12:39 PM (203.255.xxx.114)

    저도 어제 느린아이땜에 글올렸는데 뒤로 많이 밀려서 답글이 없는데 여기 와서 중1님 글읽고 공감합니다.
    안키워보면 모르지요..속터진다는걸요...저도 아이 스스로가 욕심이 좀 생기길 바라고 있습니다..가끔 대화를 해보면 자기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는거 같아요..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걸 모르는것 같기도 하고.암튼 맘이 복잡했습니다.

    엄마인 내가 많이 참자라고 다짐해보지만 열불나는건 어쩔수가 없어 가끔씩 야단도 쳐보지만 아직 어린아이라 너무 안타까워서 그래..놀아라..싶은 마음도 듭니다.

    저도 영어 빡빡한 숙제한 학원에서 나와 널널한 학원으로 옮기니 아이도 즐거워 하고 숙제도 적어서 요즘 아이가 놀 시간이 제법 나오네요....

    아이가 행복하면 엄마로써 바랄게 없지만, 클수록 걱정되는 마음에 아이에게 잔소리 하는거 같습니다...아이 잘키우도록 노력해야겠어요...감사해요 중1님~~

  • 5. 우리도
    '10.5.14 12:49 PM (122.40.xxx.20)

    트위터에 보면 무슨무슨당...만드는게 유행이돈데 우리도 하나 만들지요
    일명 "느린아이엄마당"...
    진짜 우리 애랑 똑같은 애들 요며칠 계속 만나네요
    전 진짜 이상한거 아닌가..지진아 아닌가 고민했다니까요..
    의외로 많구나..

    남들 10분할거 기본이 1시간..
    순하고 착하고 느린거 빼면 다 이쁘고
    욕심도 경쟁심도 없고, 억울함도 반항심도 없고
    뭐라그러면 눈물이나 뚝뚝
    또래들 보다 잘하는건 책상에서 오래버티기..
    엄마가 다그치고 쪼아대서 그나마 한 90점 정도는 유지하고
    그렇지 않나요?

    근데 이상한건요
    비슷한 성향아이들의 엄마들 성향이나 마음가짐짐이 비슷한거같아요
    글에서 그런게 느껴져요..저랑도 많이 비슷하고..
    연구좀 해봐야 하는거 아닌가요

  • 6. ---
    '10.5.14 2:15 PM (122.128.xxx.168)

    제 아이도 5학년입니다.
    느린 아이이지오..
    게다가 고집은 엄청세고
    호불호가 너무도 뚜렷하여
    억지로는 아무것도 시키지 못하고
    1학년때 쓰기를 엄청 강조하시는 샘때문에
    쓰는게 지금도 끔찍한 아이입니다.
    1학년, 지금 돌아보면 아무것도 모를 나이에
    매일 일기와 독서록을 쓰게 하시는
    그것도 맞춤법과 내용 글씨등을 강조하시는 샘에 맞추느라
    아이를 많이 다그치고 힘들게 했습니다.
    후회합니다...
    담임이 아닌 아이에게 맞추었어야 하는데 그당시에는
    잘 하는거라고 생각햇었거든요..
    지금 저희아이는 축구와 로봇 방과후 수업외의 사교육은 없습니다.
    저랑 수학하고 영어하고 놉니다..
    숙제, 하는거라고 했냐고 체크만 하고 스스로 하게 둡니다.
    못하면 학교에서 벌을 받기도 하고 하면서
    아이는 조금씩 자기가 해 나가는 거라는걸 깨우쳐 나가는것 같습니다.
    큰 틀에서 아이를 믿고 두면
    아이가 더 잘 해나간다는걸 깨치고 난 후
    자잘한 관심을 끊었습니다.
    아직도 제 보기엔 2-3학년 수준의 정신연령과 행동양상이라고
    애 아빠와 이야기하긴 합니다만
    많이 발전했고 많이 나아졌고
    그때보다 행복하고 안정되 보입니다..
    아이는 제 그릇만큼을 자기 속도로 자라는것 같습니다.
    저도 조급한 엄마였지만
    천천히 가게 두어야겠다고 자꾸만 스스로를 뒤돌아 봅니다.
    일주일에 두번 일기검사에 전날 가방싸면서 스스로
    해 내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그때-1학년-가 생각납니다.
    우울하고 힘들어보이던 아이...
    이젠 행복한 아이로 자랄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님도 한걸음 천천히 아이 속도로 아이를 지켜봐 주세요
    신의진 교수님 책 추천 드립니다.
    몇권 있는데 다 좋았고
    아들 이야기가 제 마음을 많이 느긋하게 만들어 주셔서
    전부 소장하고있는 좋은 책입니다.
    그리고 엄마들
    화이팅입니다...

  • 7. ((
    '10.5.14 9:33 PM (114.203.xxx.102)

    저희 애도 느린데,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유난히 꼼꼼하고 깐깐하고 엄격하신 선생님을 만나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 참고만 하세요.

    사교육의 수를 줄이고 적어도 사교육 숙제는 없도록 했어요.
    숙제의 질 생각지 않고 어떤 방법을 쓰던지 완료하는데 중점을 두었어요.
    책읽기, 독서록 쓰기의 경우
    책읽기는 시간이 오래 걸리면 제가 읽어 주었습니다.
    독서록도 다 읽지 않아도 읽은 내용까지만 쓰라고 하고,
    어떨땐 제가 불러주기도 했습니다.
    이리 한 이유는 어떻게 해서든지 숙제를 완료하여 학교에 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일기도 어떨땐 제가 불러주면 받아 적기도 했습니다.
    사교육 당연히 대폭 줄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비교육적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도 했는데요.
    결과적으론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이렇게 해도 읽기 능력 조금씩 향상 되었고요.
    엄한 선생님 덕에 억지로 쓴 독서록(비록 엄마가 불러주기까지 했지만)과 일기 덕분에
    지금 쓰기 능력 상당히 향상 되었습니다.
    숙제 마치는 것에 급급하긴 했지만
    그렇게 해서도 읽기, 쓰기 능력이 향상이 되더군요.
    5학년인 지금 선생님이 저희 아이 글 잘쓴다고 칭찬까지 하시네요.
    이런 날이 올 줄 정말 몰랐습니다.

  • 8. kj
    '10.5.17 8:38 AM (116.127.xxx.138)

    이런 날이 올 줄 정말 몰랐습니다.
    ...
    윗님의 이 마지막 말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저도 달팽이 엄마거든요
    올해 꼼꼼하고 엄한 선생님만나서 고생하고 있어요
    며칠 후에는 담임 호출에 상담도 갑니다 ㅠㅠㅠ
    그래도 엄마는 강해야겠죠?
    "이런 날이 올 줄 정말 몰랐습니다. " 저도 나중에 이런 말 꼭 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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