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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사회가 힘들고 돈벌이가 힘들다고 야단치라는 글을 보고

궁금 조회수 : 1,409
작성일 : 2010-05-11 07:18:15
제 아버지는 제가 회사 생활 힘들다고 징징댈 때
견뎌라. 라는 말씀이나 힘들 때 납작 엎으려 있는 것도 방법이다 라고 말씀하셨고요
지금은 전업이지만 가끔 지금도 그 말 생각나서 웃습니다.

제 친구가 다른 부모들은 딸이 힘들다고 말하면 안쓰러워하는데
네 아빠는 참 독특하셨어 그럴 정도로요. 딸들에게도 사회 생활 해야 한다고 엄청 강조하셨구요.
뭐 저한테는 좀 실망하셨을지도 모르죠.

회사 다니기 힘들다고 우는 딸에게 사회가 어떤지 돈벌이가 어떤지 호되게 야단을 치라고 하시는데
그런 게 먹히나요? 저 같은 경우에는 먹혔어요. 왜냐면 아버지가 중간 중간 고비마다 써바이벌 하려고
얼마나 노력하셨는지 아니까요. 정말 지금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아버지 존경합니다.
살면서 힘들 때마다 아버지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도 하구요.

하지만 엄마가 그런 말 했으면 웃었거나 기분 나빴거나 했을 거 같아요.
엄마가 사회를 알아? 조직을 알아? 그런 상사 밑에서 견뎌 봤어? 하는 건방진 생각이 들 거 같거든요.
저 못된 딸이죠.

시아버지가 그런 말 해도 속으로 웃어요.
사회가 어떻니. 조직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을 어찌 어찌 하셔도
그러는 당신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반면에 시어머니가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한다. 집안일은 어떻게 해야 한다 하면
잔소리니 유쾌하지는 않지만 들으려고 노력해요. 제가 봐도 평생을 한결같이 저 정도 수준으로만 해도
대단하신 거 같거든요. 지금은 힘에 부쳐서 잘 안 하신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매일 매일 저 정도의
일상적인 성실함을 보여 준다는 것이 밖에서 돈 버는 거 못지 않게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사하면서 힘들게 자식을 힘들게 키운 고모를 보면
그 노고를 알기에 때로는 엇나간 자식 사랑으로 자식을 좀 스포일 시켰거나
무식한 소리를 해도 고모의 인생을 알기에 그냥 따뜻한 맘으로 고모를 대하게 됩니다.
그냥 부족한 소리를 해도 우리 고모는 참 사랑이 많은 사람이야. 그거 하나로 다 인정이 되거든요.

쓰다보니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요는 자식에게 그렇게 야단치라고 하시는 분들은 자식들이 수긍할만큼
지금의 삶을 치열하게, 열심히 살고 계신지, 그리고 정말 피상적으로 사회가 어렵고 돈벌이가 힘든게 아니라
정말 온몸으로 느껴 보신 분들인지, 묻고 싶고,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셨거나, 전업주부라면 남편이
벌어오는 돈 적다고 쉽게 말하지 않고 그렇게 어렵게 벌어온 돈이니 정말 감사하게 잘 쓰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인지 궁금하고

어떤 삶의 방식이든 부모가 자식의 사랑이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삶을 살면 그것 자체로 큰 교훈이나
가르침이 되는 거 같단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제 경우는 그랬어요.
쓰고 보니 좀 그러는 너는 얼마나 열심히 사는 사람이냐? 이런 말 들을 거 같네요.^^
IP : 58.230.xxx.16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는
    '10.5.11 7:25 AM (121.151.xxx.154)

    그런 호통 필요없다고 생각해요
    충분히 회사에서 직장에서 힘들테인데 부모까지 나서서 할필요는없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를 그만두기위해서 푸념을 하소연하는사람은 없을거에요
    그저 힘드니까 어리광피우고 싶을뿐이지요
    그러니 저는 부모는 그저 안아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힘들겟다 너를 보는 부모도 가슴이아프다
    너가 잘 이겨낼거라 엄마아빠는 생각한다 정도만 이야기하면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부모는 자식에게 쉼터를 만들어주면 된다고생각해요
    힘들고 지친 세상살다가 쉬고 싶을때 언제든 들어와서 쉴수잇는 공간
    그것이면 부모로써 역할을 다한다고 생각하네요
    저도 그런쉼터가 있었으면좋겠네요

  • 2. 아...
    '10.5.11 7:26 AM (222.96.xxx.121)

    이 글 보니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설득의 3요소가 생각나요.
    인격적, 감정적, 이성적 설득...
    그 중에 가장 큰 효과를 가진 건 인격적 설득 이라고 했었던 기억이...

    이건 '어떤' 말을 하느냐가 보다 '누가' 말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거...

    인격을 좀더 가다듬어야 할 필요성을 느껴요.

  • 3. 저는
    '10.5.11 7:48 AM (211.189.xxx.103)

    부모는.. 그냥 들어주고 안아주고 그래. 힘들면 잠시 쉬면서 다른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아. 라고 말해주는 정도가 좋아요.
    저도 치열하게 사는 스타일인데 그러다가 정 못 견디고 지치면 엄마한테 하소연 하거든요. 예전에는 그래.. 쉬면서 니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뭐 이런식으로 말씀하셨는데..
    요즘엔 사회 생활이 그런거지. 안 힘든 사람이 어딧냐. 꼭 붙어 있어라.. 막 그러셔서 속상해요 ㅋㅋㅋ
    나이가 드니까 부모님은 제가 돌봐드려야 되는 대상이고 약간의 위로를 얻을 뿐인것 같아요. 그정도만 해주셔도 감사하네요.

  • 4. 공감합니다^^
    '10.5.11 9:18 AM (222.106.xxx.110)

    저역시...부모님께서 각자 자리에서...얼마나 열심히 사셨는지...남탓,환경탓 하지않고...불평하지않고...꿈을 가지고 노력하셨는지 알기때문에...힘들지만 사회생활 잘 하고 있습니다.
    고비고비...부모님께서도 이런 고비 어찌 넘기셨을까? 생각하면서...저도 한고비 한고비 넘기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묵묵히 사셨던 모습이...살아갈수록 제 삶에서 재현되면서 힘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께서 이렇게 살아야한다, 저렇게 살아야 한다 그런 잔소리 하시는 스타일은 아니셨는데...한번씩 지나가시는 말씀으로...해주시는 교훈들이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반대로...무책임한 시아버님이 하시는 교과서적인 말씀들은...한귀로 흘러나갑니다. 다 옳으신 말씀이지만...그러는 당신은 왜 그걸 실천하지 않으시고...왜 시어버님과 자식들을 고통의 세월에서 살게하셨는지...지금도 그 펄펄한 기운으로 왜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시면서..대접 받으려고만 하시는지...그렇지요.

  • 5. 좋은말씀입니다
    '10.5.11 9:45 AM (203.247.xxx.210)

    원글님과 아...님께 배운 '인격적 설득' 하나만으로도

    이미 오늘 하루 몫을 다 해낸 것 같이 보람 찹니다....ㅎㅎ

  • 6.
    '10.5.11 12:22 PM (125.142.xxx.70)

    공감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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