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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랑 싸웠습니다. (사대강 관련)

대딩 조회수 : 957
작성일 : 2010-04-19 09:42:25
안녕하세요.
저는 막 스물네살이 된 한 지방의 대학생입니다.
82쿡은 자취 했을 때 알게되어 지금까지 쭉 눈팅하며.. 지혜와 살림 팁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여기 밖에 털어놓을데가 없어... 답답한 심정 올립니다.
방금 아버지랑 언성을 높혀가며 싸웠거든요.

잠시 소개를 하자면 저희 아버지는 대구분이고, 소위 말하는 가방끈도 기신 분입니다.(그런데 말하다 보면 답답한데가 한두군데가 아니죠)
그리고 천주교 신자로.. 그것도 성당에서 총회장을 맡고 계시구요.
전 그냥 냉담자입니다.

아침을 먹다가 아버지가 어머니께
어제 저녁자리에서 신부님과 성당 간부 아저씨의 언쟁 이야길 하셨습니다.
신부님은 4대간 사업에 대해서 아주 완강한 태도를 보이셨고(물론 반대)
60대 간부 아저씨는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머니께 신부님이 뭐 그렇게 완강하게 나올건 아니었다며
"사실 경상도 사람은 낙동강이 빨리 개발되기를 바라거든. 일단 주위 경제가 살아나고.. 홍수 피해 어쩌고 저쩌고. 물부족 어쩌고"
터무니없이 답답하다 생각했던 언론 야그 그대로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항상 중립적인척 하시지만 언론 보도 그대로를 듣고 믿고, 엠비를 지지하셨으며, 제가 말하는 인터넷 내용을 무시하셨거든요.)
직접 그 터무니없는 소릴 들으니 저도 모르게 너무 울컥하여
아빠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며 그 통계는 어디서 나온 것이며 그래서 대구가 소외되는 것이다.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니.. 우물안 개구리 같이 살면 안된다. 그렇게 따지면 국민 전체 여론은 반대가 더 높다.
신부님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니, 신부라면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만약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신부님이 있다면 그 수도자의 어떤 모습을 존경하여 미사에 참여할 수가 있겠냐고
너무 흥분한 나머지 성당일까지 껴들이며 따발총처럼 따졌어요.
아빠는 뭐.. 당연히 얼굴까지 시뻘개지며 흥분하셨구요.
니가 경제에 대해 뭘 아느냐. 니가 뭔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성당이니 신부니 미사니까지 운운하며 아주 무서운 사상을 가지고 있다구요.
저도 평소에 답답한게 너무 많았던 터라, (아부지가 저녁 뉴스 틀어놓으심 그거 듣고 얘기하는 거 듣기 싫어 귀마개까지 낍니다.)
한마디도 지지 않고 따지고 들었어요.
항상 말도 안되는(심하게 말하자면 쥐박이스러운) 이야기를 엄마한테 세뇌시키듯 이야기 하는 것도 싫었고
평범한 가정인데, 막말로 부동산이 좀 있어서 떨어져 먹을 게 있는 돈돼지가 아닌 이상
찬성이니 반대니 열올릴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요? 사대강 공사 문제는요.

아버지가 아주 아주 무서운 애라며, 너를 겪을 사람이 걱정이다.
하며 이 언쟁? 논쟁?은 얼굴 붉히며 끝났는데요.
저 말에 상처를 입어서가 아니라
사대강 사업으로 저런 말까지 낳아가며 언쟁을 벌였다는 자체가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물론 아부지도 저한테 그렇겠죠. 딸년이 아무리 쌓인 게 많았다고 해도 아부지한테...
당분간은 말도 섞지 않겠죠. 서로..

울 아부지는 평생 저런 생각을 가지고 살까요?
항상 저한테 한쪽으로 치우친 편협한 생각을 갖지 말라 하면서
제가 말하는 인터넷 내용은 죄다 아무것도 모르는 새파란 것들의 찌라시 정도로 치부하면서요.

아무것도 아닐수 있는데, 까이꺼 정치나 세상 돌아가는 거 무시하고 내 일하면서 살면 되지 싶으면서도
그냥 너무 힘듭니다.
천안함부터 들려오는 모든 뉴스가 스트레스이고, 괴리감이 듭니다..
저같은 분 안계신가요

우리 아버지 같은 분, 아무리 자료 보여드리고 설득해도 안변하시죠?


IP : 222.104.xxx.5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4.19 9:43 AM (180.64.xxx.147)

    안 변한세요.
    열심히 알바 하셔서
    선거 전날 1박 2일로 여행 보내드리세요.

  • 2. .
    '10.4.19 9:46 AM (59.24.xxx.57)

    저런 분은 더 열심히 투표하실걸요.
    원래 대구 60대 이상은 거의 다 그렇다고 보면 되요.
    만날때마다 한 2년간 싸워서 이젠 왠만하면 안 보려구요. 친정가서 볼 일 있어도 딱 2시간 정도만 있다 나옵니다. 뉴스 하는 시간 되기 전에 ...
    항상 tv를 켜 놓고 있어서..

  • 3.
    '10.4.19 9:47 AM (175.114.xxx.239)

    "평범한 가정인데, 막말로 부동산이 좀 있어서 떨어져 먹을 게 있는 돈돼지가 아닌 이상
    찬성이니 반대니 열올릴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요? 사대강 공사 문제는요".<---???
    님..이건 좀 중요한 문제아닐까 싶은데요...... ^^ 다른 부분은 공감이 가는데 이건 좀 의외네요. 사대강공사문제는 공과 사를 떠나서 아주 중요한 문제이므로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4. 네~
    '10.4.19 9:48 AM (180.69.xxx.191)

    절대 안 변하실꺼에요..
    저도 정치에 관심없다가 요새 부쩍 관심이 많아졌는데, 부모님이랑은 대화가 참 안되더라구요. 그냥 나이드신분들은 바뀌기 쉽지 않으니 나만이라도 바뀌어야겠다고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 5. 대딩
    '10.4.19 9:54 AM (222.104.xxx.52)

    흑님// 생각이란 걸 한다면 반대해야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저는

  • 6. ..
    '10.4.19 9:54 AM (125.139.xxx.10)

    자식이 말하면 바뀌어요. 남들 말 안듣던 사람도 자식이 몰랐던 부분들 자료 뽑아서 쉽게 설명해 주면 바뀝니다. 흥분은 금물~~~ 자료 찾아서 보여주셔요.
    하긴 성당에 다니시면 4대강 반대 자료 배포했는데요?

  • 7. 우리 아버지도
    '10.4.19 9:55 AM (116.41.xxx.185)

    경상도 분으로 70이 넘으셨는데.
    좀 그런게 강해요..
    그래서 난 내부모를 봐도 60세가넘으면 투표권 같은거 없애는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60넘으면 무조건 이거든요,,경상도든 전라도든 충청권이든..
    바뀌지 않으며 오히려 취취 거리면서...제깟껏뜰이..이러면서 비웃는거...
    정말 싫어요..

  • 8. ..
    '10.4.19 10:00 AM (124.111.xxx.80)

    대딩님.....저도 무쟈게 사이좋은 시아버지랑 맹박이때문에 대선때 잠깐 틀어졌었는데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더군요. (전 비록 시아버지지만 친정아버지처럼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깐 쓰레기같은 인간 하나때문에 왜 우리가 얼굴 붉혀야하냐고 하니 니말이 맞다 하십니다.
    저번에 재산 헌납쇼할때도 동네 노인들이 칭찬했다 하길래 제가 조목 조목 설명드리니
    결국엔 수긍하시더라구요.
    화내시지 마시고 님이 힘들더라도 차츰 차츰 설득을 시켜보세요.
    어차피 세월 지나면 쥐XX는 죄값 치루게 되어 있습니다. 너무 속상해 마시고 기운내세요.^^

  • 9. ....
    '10.4.19 10:04 AM (112.72.xxx.156)

    그냥 저분생각은 그런가보다 하심 안되나요 왜 서로 싸워야하나요
    사람생각이 다 틀린데요 그냥 지켜보시던가 선거나 의향물어볼때 나는 이렇다표현하고
    하면되지 너무 강한거 같아요 종교이야기 정치이야기등 소재가 너무 강해서
    싸움날거 같은 이야기는 가족이 모인다든가 모임이라든가에서 좀 피해가는 경향이
    있지않나요 결론도 안나는 이야기인거 같구요 누가 옳다 그르다로 살인까지 나는일도
    있었던걸로 알아요 상대방마음이 내마음같지않잖아요 사소한일도 그럴진데---

  • 10. .
    '10.4.19 10:04 AM (119.69.xxx.172)

    에휴....
    얼마나 맘이 아프고 속상하신지 알아요.
    ㅎㅎ 저도 겪었고, 겪고 있는 중이라서...
    2002년 대선 때부터 아버지랑 정말 전쟁?이었어요.
    가족모임에 뉴스틀어놓거나 무심코 정치얘기 나오면 아빠랑 저랑 파파밧 불꽃을.;;;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조금씩 조심하려고 하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이 부딪혀요ㅠㅠ

  • 11. 저번에
    '10.4.19 10:06 AM (112.155.xxx.64)

    그 어버이연합에 관해 한겨레에서 취재한거 동영상 봤었는데요
    그런분들이 처음부터 그리된것은 아니더군요.
    아뭏든 계속 자료보여드리며 이야기할수밖에 없어요.
    안그럼 그분들 계속 '삐뚤어질테다'모드로 나가시는 정도가 아니라 어버이연합에 가입하시는 상황도...ㅠ ㅠ.
    안되면 진짜 알바열심히 하셔서 2박3일-그분들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투표 꼭해야한다고 하실지모르니 앞뒤로 끼고 여행보내드리세요
    출혈은 크지만 그래도 4년을 위해서, 먼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세요

  • 12. n
    '10.4.19 10:07 AM (124.5.xxx.166)

    우리나라의 노년층은 정치적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남으신 분들이라 그러신 것 같아요. 전쟁통에 살아남느라 여기 저기 눈치보며...빨갱이 죽일 놈. 미군 고마운 분. 이런 관념이 공포속에서 세뇌된 분들이 많아요. 아버지 세대가 진리라고 믿는 것에 측은한 시선이 있을 뿐 그걸 공격적으로 대들면 역효과 난다고 봅니다. 전 그냥 앞으로 저와 제 아이들 그러니까 당신의 손주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무엇이 이익일까 다시한번 생각해 보자고 말씀드려요. 아버지 세대에선 지금 그 생각이 이익이였고 그렇게 하셔서 지금의 위치에서 우릴 키워주셨겠지만 저와 제 아이들에게 특히나 환경문제는 이익이 아닌 부채가 될거라고 말씀드려요.

  • 13. 대딩
    '10.4.19 10:15 AM (222.104.xxx.52)

    n//님 말씀에 거부감 없이 빨려드네요. 나긋나긋하고 현명하신것 같아요... 저는 말씀대로 공격적인 성향이 있어서.. 부끄럽네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는 중년층이심다. 올해로 52되세요.... 암담;;

  • 14.
    '10.4.19 10:34 AM (61.32.xxx.50)

    전 그런 환경에서 사회를 바로 보시는 님이 대단해 보이네요.
    울 사무실 대구와 구미에서 온 세놈 있는데, 한대 치고 싶어요.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들의 명박사랑에 살기를 느낍니다.
    아버지는 포기하시고 어머니랑 많은 대화하시고 어머니에 집중하세요.
    남자 어른들은 자존심때문에 잘 굽히지 않더라도 여자분들은 다르더라구요.
    힘들어도 화이팅입니다!!!

  • 15. 대딩
    '10.4.19 1:53 PM (222.104.xxx.52)

    흠// 대체 어떻게 눈을 닫고 귀를 막으면 명바기를 사랑할 수 있게 되나요? 그냥 한대 쳐버리세요. 세상 좀 똑바로 보게....
    아버지들은 진짜 그런 게 있나봐요. 그놈의 존심 때문에 자신도 가족도 힘드네요. 저희 아부진 스스로도 할말이 없어지더라도 가오가 상해서 그런지 절대 그냥은 안 보내 주시더군요. 니가 뭔데, 니가 감히. 니가 뭘 안다고. 머리 크고 나서는 저런 말을 너무 많이 들었어요. 넵. 안그래도 어머니께 총력을 기울이려구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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