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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사내 인트라넷에 올라온 고별사

*** 조회수 : 953
작성일 : 2010-02-08 20:55:56

사랑하는 MBC 임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MBC 가족 여러분에게 작별 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저는 오늘로서 36년 간 가족처럼 사랑해 온 MBC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우선 이 위중한 시기에 사장직을 내놓게 된 점에 대해
우리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을 뚫고,
MBC를 두 번째 반세기의 길목에 안착시키고 나가자는 것이 저의 각오였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장으로 남는 것이 MBC의 위상에 오히려 누가 될 수 있는 국면인 것 같습니다.

MBC는 한국에서 독보적인 위상과 전통을 지닌 언론사입니다.
어떤 언론사보다 양식이 있고, 부패를 허용하지 않는,
내부 정화능력을 갖춘 조직이기도 합니다.
사주의 입김과 정파적 편향성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공정한 보도,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왔습니다.
그런 MBC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책임 경영의 원칙은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사장으로 재임한 2년은 MBC 역사상
그런 2년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다사다난했습니다.
방통융합과 방송업계를 둘러싼 재편 논의가 대세였던 취임 초기,
저의 목표는 공영성을 강화해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지키고 방송산업을 둘러싼
변화의 물결에 기민하게 대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저의 예상을 훨씬 넘을 만큼 더 복잡한 것이었습니다.
고비 고비 마다, 또 결정마다 여러 면을 고려하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모든 면을 설명해 드리지는 못했고
마음을 상하게 한 적도 있을 줄로 압니다.
회사를 위한 충정을 헤아려 너그러운 이해 바랍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MBC는 저와 그야말로 생사고락을 함께 한 사랑하는 직장이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남을 가능성이 그나마 높아졌다는 것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다른 방송사들보다 품격 있는 방송을 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에서 위안을 찾아봅니다.
평가는 역사와 후배들에게 맡깁니다.
오늘 생각해 보니, 저는 MBC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후배들에게 무거운 짐만 넘기고 떠나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방송 만들고
대한민국 최고의 일류 공영방송 MBC를 계속 지켜달라는 것이
물러가는 선배의 염치없는 부탁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일하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큰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IP : 123.214.xxx.12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2.8 9:05 PM (118.220.xxx.200)

    수고 많으셨습니다.

  • 2. 데쓰노트
    '10.2.8 9:12 PM (119.148.xxx.226)

    mbc마저 포기하면 이제 방송을 뭘 봅니까~~
    kbs ,ytn 내주고 이제 마지막보루인데...이렇게 살순 없습니다.

  • 3. ....
    '10.2.8 9:36 PM (116.39.xxx.132)

    누가 좀 얘기좀 해주세요. 3년만 기다리면 반드시 좋은날이 올꺼라고...
    요즘 같아선 정말 화병나겠습니다.

  • 4. 은석형맘
    '10.2.8 9:42 PM (122.128.xxx.19)

    그 2년은 MBC뿐 아닌
    역사를 거꾸로 돌리느라 온 나라가 삐꺽이는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당신은 떠나지만
    국민들에게 이 상황은 멈추지도 못하는 처참한 현재진행형입니다..
    이제는 MBC를 지키던 그 의지로
    말 못할 상황들...국민들에게 알려주십시오.
    역사에 미루지 마시고 스스로 역사가 되어주세요.부탁드립니다.

    그나마 MBC를 놓을 수 없는 수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잊지 말아주세요.
    뒤에서 큰 힘이 되어주시리라 믿겠습니다.

  • 5. 올6월...
    '10.2.8 10:07 PM (180.67.xxx.152)

    3년까지도 안걸려요. 빠르면 올해 6월이겠죠.
    쟤네가 지금 갈라져 싸우는 것처럼 보여도 눈앞의 이익을 절대 놓치진 않아요.
    방송도 헛소리들 해댈테니 정신 빠짝 차려서 다시 돌려놓아야지요.
    가능하다고 믿자구요....

  • 6. 슬픕니다
    '10.2.8 10:16 PM (220.75.xxx.180)

    깡*집단에게 당하는 이 정의사회는
    오늘 뉴스에 나온 여중생 폭력사건과 오버랩이 됩니다.

  • 7. 역사가..
    '10.2.8 10:47 PM (211.207.xxx.110)

    반드시 증명해 줄 것입니다..
    그 날이 올때까지...
    늘 꺠어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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