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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어머니지만 정말 너무하신다.... (쓰고보니 왜이리 긴건지. 죄송요)

오지랖 조회수 : 1,601
작성일 : 2009-12-29 14:07:38
가끔 우리 집에 놀러오는 동네 아기 엄마.

서울와서 만난 고향 사람. 그것도 같은 고등학교 나온 후배더라고요.

되지도 않는 표준어 흉내내다가 고향말 신나게 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을 받아요. 저는요. ^^

저보다 나이는 8살이나 어리지만 어찌나 사람이 깊이가 있고 착하기만 한지...

아기가 둘이네요.  

이제 5살 되는 첫째 아들.  제가 늘상 아역 탤런트 시키라고 말해요.

애 엄마가 과장 좀 해서 얼굴의 반이 눈인데 첫아들이 엄마 눈을 고대로 닮았어요.

얼마나 잘 생기고 말도 잘하고 의젓한지... 2돌 넘어서까지 엄마란 말만 해서 걱정 좀 했는데

지금은 완전 청산유수죠. 둘째는 10월에 첫돌 지났고 조금 나부대고 정신 없어요.

저희 집에 강아지가 3마리인데 둘째 녀석 들어서면 몽땅 지네들 집으로 도망가서 절대 안나올 정도.

근데 첫째는 쥐포 한마리 구워주면 올때 들고온 그림책 들고 동생 읽어준다고 몇시간씩 앉아있어요.

아직 글자는 못읽는데 혼자 창작을 하더라고요. ㅎㅎㅎ

그러면서 엄마는 이모랑 얘기하고 스트레스 좀 푸세요.....라고 말을 한다니까요.

그 동생 엄마 돌아가시고 4개월만에 아버지 재혼하시는 거 보고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독립했대요.

친구 따라 이 먼 서울까지 와서 인문계고 졸업하고서 얻은 직장이라 좀 힘들었나보더라고요.

그래도 거기서 6년 근무하고 지금 남편 만나 결혼도 했고 첫애 낳기 전까지 근무했었대요.

근데 남편도 군 제대하고 거기서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지만 월급이 굉장히 박한가봐요.

아이들이 커가니 그 동생도 일을 해야하지 않나 걱정해요.

지금 나가봐야 서른살 훌쩍 넘어 조그만 사무실 같은 곳에 취직하면 100만원 정도 받는데

아기 둘 맡기고 차비하고 상황에 따라 점심 사먹고 그러면 손에 몇십만원 안남겠죠?

그 동생 시부모님이 계세요.

시아버지는 중풍으로 왼쪽 팔다리가 불편하신데 시어머니는 건강하시죠.

그 시어머니도 젊은 시절부터 마트 같은 곳에서 해산물 판매 같은 일 하시며 굉장히 부지런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사셨겠죠.

결혼할 때 들어가서 살다가 첫애 낳고서 시어머니께서 병든 남편에 아기까지 돌보기 힘들다며

분가시켜 달랬대요. 당신은 죽어도 따로 나가 살아야겠다며 방 하나 얻어달래서 그 동생 남편이

직장에서 무이자로 다달이 월급에서 제하는 식으로 보증금 마련해서 월세 25만월짜리 방으로

시아버지랑 나가셨어요. 월세는 동생네서 내지요. 생활비는 시누이들 넷이 모아서 내고요.

근데 같이 모시고 살면 월세나 안나가죠. 시어머니 늘 외출중이시라 이 동생이 시부 점심은 물론

저녁도 가끔 챙기러 내려가야 한다네요.

저도 그 시모 잘 알죠.

화통하고 성격 괄괄하시고 놀기 좋아하시는 분.

찾을래면 버스 정류장 앞 부동산 사무실 가면 계시는 분.

거기서 다른 할아버지들이랑 술을 드셔요. 제가 지나가면 늘 그자리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계신 거 봐요.

몸 불편한 남편은 라면도 못끓여 며느리한테 미안한 목소리로 배고프다 전화하시는데 어찌 당신은

외간 남자들이랑 하하호호만 하실 수 있는지.

동생이 아이 둘은 힘드니 좀 의젓한 첫째만 좀 살펴주십사. 다른 건 안해도 되니 밥만 좀 챙겨주시면

안될까 여쭈니...... 참 기막히게도 당신은 젊은 시절 너무 힘들게 살아서 때려죽여도 애 못본다.

월세 25만원 내주는 걸로 유세하냐며 쥐어박는 소리만 하셨대요.

어제 와서 그 얘기하며 엉엉 우는데 내가 봐줄수도 없고 말이죠.

아기는 이쁘지만 봐주는 건 제 형편상 힘들어서요. 물론 저한테 기댈 동생도 아니지만요. ㅠㅠ

자식.. 물론 본인이 키우는게 정답이죠. 당연한건데 그 남편 월급 200도 안되는 거 받아서

시부모님 월세부터 아이들 키우고 공과금 내고 생활하며, 시아버지 병원비까지 내는데 시모는 분기별로

여행에 금목걸이 금팔찌 보석반지 사내라며 성화하시고.... 어휴~~ 듣기만 해도 뒷목 당겨요.

정말 남의 시어머니지만 욕하고 싶어요.

동생이 요즘 들어 좀 힘들어하니까 그 남편이 밤에 대리운전이라도 해야 할까 하더래요.

몸쓰는 직업에 퇴근도 10시 넘어 하는 일이 흔한 남편이 밤에 잠안자고 그러면 안되잖아요.

아기 잠바 3만원짜리 사주고 싶은데 못사준다고 그 큰눈에 눈물만 뚝뚝 흘리는데 안쓰러워서...

집에서 가끔 부업도 하긴 하는데 큰 돌벌이는 안되나보더라고요.

보통의 시어머니같으면 아기 봐줄테니 둘이 같이 벌어라 하시지 않나요?

형편이 그런데 힘든 자식 사정 좀 봐주시지...  답이 안나오네요.

IP : 211.49.xxx.16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
    '09.12.29 2:12 PM (59.9.xxx.55)

    천성이 그런 시어머니 하늘이 반쪽나기전에 변하시긴 힘들듯하고..

    젤 큰 문제는 그 동생분이 넘 착하신거라고 할수밖에 없네요.
    저도 한 오지랖하는지 이런 얘기 들으면 맘아프고 답답해요.

    동생분이 넘 안타깝네요.

  • 2. 세상이
    '09.12.29 2:13 PM (119.67.xxx.242)

    왜이리 정은 없고 메말라가는지..힘들게 사는 아들 얼른 자리라도 잡으라고
    애들이라도 봐주시면 좋을 것을..안타깝기만 하네요..

  • 3. 듣기만
    '09.12.29 2:13 PM (218.144.xxx.252)

    해도 왕짜증이네요...
    참 이기적인 시엄니네 많이 버는 것도 아닌데도 그리 큰 소리니
    할말이 없네요...

  • 4. 요즘
    '09.12.29 2:25 PM (122.32.xxx.57)

    그런 시모가 대세인가 봅니다.
    막말로 며느리가 애 두고 나가야 정신 차리지
    대개가 약속이나 한 듯 애 안 봐주기 운동을 하는 듯.

  • 5. 휴..
    '09.12.29 3:15 PM (123.214.xxx.89)

    그래도 얘기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원글님같은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네요..
    그런 얘기할 사람도 없어 82같은데에 혼자 속끓이다가 글올리시는 분들 보면..
    정말 안됐어요.. 위로 많이 해주세요.. 그것만으로 많이 도움 될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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