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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 여아... 저는 엄마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요?

.. 조회수 : 616
작성일 : 2009-12-22 10:51:55
휴.........

왜 이렇게 자식 키우기가 힘든가요?

저를 꼭 닮은 딸아이를 볼 때마다 정말 너무 속이 상하고 안타깝고 그러네요

어제도 바이올린 선생님이 오셔서 수업을 하고 가셨는데
선생님 다녀 가실 때마다 아이와 전쟁이네요;;;

저희 딸아이는 고 때 고시절 저를 딱 빼닮은 아이에요...
예민하고, 감수성 풍부하고, 책도 좋아하고, 친구들 관계에서 이런 점들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가 우울한 성격은 아니고요... 엄청 밝죠...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데 익숙하고요

흔히들 어른들이 얘기하시는 말대꾸 따박따박하는 애;;; 에요

근데, 이게 엄마 입장에서는 제 딸이니까 자기 의견을 잘 표현한다고 하지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얼마나 보기 싫겠어요
정말... 저한테 혼날 때도 한마디도 안지거든요;;;;

제가 친구들보다 결혼을 좀 일찍 한 편이라
아직 친구아이들은 초등학교 들어간 아이들도 없어요...

키울 때부터 친구아이들보다 앞서가다보니까... 본의 아니게 친구들이 제 아이 흉도 보고 그러거든요
뭐... 대놓고 흉보는 건 아니지만 그 미묘한 뉘앙스들이 느껴지니까요...

친구네 식구들이랑 여행을 가도
제 아이 흠잡힐까봐... 솔직히 늘 불안하고.......
그렇다고 친구네 아이가 뭐... 아주 바람직한 아이는 아니거든요
하지만, 아이들 다 거기서 거기고... 저는 아이들 흉은 안보는 편이에요
이건... 겉으로만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고요...

근데, 이게 제 아이 문제가 되면 너무 엄격해져요
남의 아이들한테는 너무 관대한데... 제 아이한테는 너무 엄격하니까...
제가 아이를 너무 다잡고 있는 건가 싶을 때도 많구요....

어제도 아이한테... 너한테 공부를 1등 하라는 것도 아니고
어른한테... 최소한 너를 가르치는 선생님한테 수업 받는 동안이라도
예의있게 행동하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아이가 수업받는 동안... 선생님 하시는 말씀에 다 대꾸하고...
선생님이 또 엄격하신 편이 아니다 보니까;;; 에효;;;

그래서... 선생님 가시고 나서 아이 엄청 혼내고;;;
무릎꿇고 손들고 있으라고 한 뒤에..........
아이가... 늘 좀 불만이 많은 편이에요... 근데, 이건 제가 아니라 남편을 좀 닮았나봐요;;

저는 클 때 엄마가 누구랑 비교하는 게 끔찍히 싫었기 때문에
지금도 저 자신을 다른 누군가와 비교한다던지, 제 남편을 다른 남편과 비교하던지...
제 딸아이를 다른 누군가와 비교한다던지... 이런 건 절대 안해요....

근데, 제 남편은 늘 끊임없이 다른 사람하고 저를 비교해서
제가 그것때문에 한번 난리를 낸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의식적으로라도 그런 얘기는 안하려고 남편이 노력하는데
가끔 보면... 남편도 무의식적으로 딸아이한테 비교를 해요... 다른집애들과..
그렇게 말해놓고 아차 싶으니 제 눈치 보고...;;;

근데, 제 딸아이도 저를 비교를 해요
다른집 엄마들과;;; 그래서, 그걸로도 저한테 엄청 혼났거든요;;;
그런데 어제 또 그런 투로 얘기를 하길래

네가 세상에 태어나서 감사한 일 열가지와 네가 바라는 엄마...... 에 대해 써오라고 했더니
감사한 일에는 ㅎㅎ 온통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 엄마에 대해 썼더라고요;;;

바라는 엄마.......는
자기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얘기하면 같이 깊이 동감해주고 정말 혼내야할 일에만 혼내는 엄마......
라고 썼던데...

이 말이 참 마음에 걸리고... 아파요
제가 위에서 썼듯이... 제가 좀 이성적으로 아이를 대하다 보니까
친구들과의 문제가 있을 때도...
네가 힘든 건 이해하지만... 하면서 좀 객관적으로 접근을 하거든요;;;
아이가 원한 건 아마도... 같이 친구흉 봐주는 거였을 텐데...
아니면 그 아이를 혼내준다던지... 하는 어떤 행동을 원하는 거였을 텐데...
저는 그게 길게 봐서 아이한테 도움이 안된다는 걸 알거든요...
이것도 저의 이성적인 판단이겠지만요... 아이의 감정에는 도움이 안된다는 건 알아요;;;

여튼....
저는 어찌해야 할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역시 어린 시절 너무나 여리고, 상처 잘받고...
감수성도 예민하고, 남의 감정에 너무나 밝아서;;;
사람에 대한 기대치도 애초에 낮고... 지금은 적당히 시니컬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아이한테도 가끔 그런 식으로 말할 때가 있는데...
아이아빠는 그럼, 아주 식겁하고요;;

근데, 아이를 감정적으로만 대하고, 그 아이의 감정에만 맞춰서 안아주게 되면
결국... 아이는 나중에 더 큰 상처를 받게 될지도 모르는데...

사실... 어쩌면 아이가 저같은 사람에 대한 시행착오를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지금부터 아이를 훈련시키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아... 정말 부모노릇하기 너무 힘들어요........ㅠㅠ
IP : 220.149.xxx.6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럼에도
    '09.12.22 11:01 AM (125.178.xxx.192)

    불구하고..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들어주며
    동조해주는게 가장 좋은 육아라고 하더라구요.

    넘 이성적으로 접근하려 하지마시구요.
    아이가 적었듯

    자기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얘기하면 같이 깊이 동감해주고
    정말 혼내야할 일에만 혼내는 엄마......

    요것만 생각하세요.
    요것만 해결해줌 아이는 행복해질거라는 믿음하에.

    사실 저도 원글님 아이가 요구하는것중 2번째를 잘 못해요.
    혼내야할때만 따끔하게 해야하는데
    노상 잔소리를 해 대고 있으니
    아이는 질릴밖에요.

    노력하구 있구요.
    첫번째는 진짜 노력하고 있네요.
    아이가 무슨말을 하면.. 그렇구나.. 니가 기분이 정말 그랬겠다.. 어쨌겠다..
    그러면 신나서 얘기하구.. 지가 스스로 해결하더라구요.
    육아서에 그리 나오더니 정말 맞는 답이었어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자식 잘되라고 원글님이나 저처럼
    이성적으로들 많이 접근하니
    자책하지마시고. 기운내세요~ ^^

  • 2. 원글
    '09.12.22 11:06 AM (220.149.xxx.65)

    답글 너무 감사합니다...
    맞아요... 일단은 아이 감정부터 헤아려야 하는데...

    제가 원체 다른 사람들한테 싫은 소리 듣는 걸 싫어하는 편이라서...
    저부터가 흠 안잡히려고 노력하면서 살거든요...
    그러려다 보니까...
    제 아이도 제가 혼내는 건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한테 욕먹을지도 모른다...
    이 생각하면 미치겠더라고요...

    그러니까 자꾸 아이 감정보다는 그 상황에서는 어찌해야 옳은지..
    이런 것만 아이한테 가르치려고 하나봐요...

    아... 정말 이럴 땐 생각이 어디로 달아나버렸으면 좋겠어요...

  • 3. 저도 그래요...
    '09.12.22 11:28 AM (119.128.xxx.239)

    읽어보셨을 거에요. 저는 동경미님글...특히 이 글을 가슴에 되새기고 있습니다.
    참 쉬운건데도 어렵네요...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edu&page=11&sn1=&divpage=1&sn=off&ss...
    특히 이부분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천천히 읽어보세요.
    {내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는 것을 한 점의 의심도 없이 믿을 수 있게 해줘야 엄마가 할 일을 다 하는 거에요. 아무리 부족한 아이라도 내 아이임에는 분명하잖아요. 부족한 엄마라도 엄마이듯이 부족한 아이도 내 자식이에요. 엄마의 사랑은 어떤 순간에도 변하지 않아야 해요}

  • 4. ^^
    '09.12.22 11:36 AM (221.159.xxx.93)

    그럼에도님이 좋은 답글 을 주셨네요
    저도 아이 키우면서 느끼는게(제아이는 다컸어요 고1,3)
    엄마가 원하는걸 아이에게 주입 시키려 하고 있다는거..
    자꾸 그부분을 놓치게 되네요..결론적으로 윗분 하신 말씀이죠
    그래서 생각 하기를 입장을 바꾸는거에요..내가 울 아이 나이 였다면 엄마가 어떻게 해주길 바랄까..음..대부분 아이 생각과 맞아 떨어져서 아이랑 관계맺기가 매우 부드러워졌어요
    그리고 집착 하지 않는거요..내 소유가 아니란거요..내배 빌어 태어났다는거..
    아이들 대충 키워보니 자식처럼 맘대로 안되는게 없드만요
    글쓴님께서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시다는 자체로 이미 좋은 엄마세요
    자식 키우는데 왕도가 없죠..에휴

  • 5. 원글
    '09.12.22 11:49 AM (220.149.xxx.65)

    좋은 말씀들 너무 감사해요...

    휴.... 제 아이한테 너무 엄격한 건... 제 아이는 바른 아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저한테 있기 때문이겠죠...

    결국, 제 잘못인데
    나는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데, 아이는 왜 이럴까...
    이런 생각이 먼저 드니까... 아이한테 더 엄격해지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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