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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만년 누대를 흐른 강물에 눈이 내린다
눈보라치는 혹한 아랑곳없다는 듯
강물은 눈을 먹으며
촤르르, 촤르르, 제 몸에 죽비를 친다
분분한 눈발들이 적막에 길들여져
켜켜이 쌓이는 강기슭
가난을 제 부리에 묻은 새 몇 마리가
직선과 곡선의 골격으로 허공을 떠받드는
아카시아 나무에서 졸고
자폭하듯 뛰어내리는 눈발들을 끌어안은 이 강은
어느 산골짝 샛강 여울을 돌아 나와 초경 터트리듯
저리 순결한 신음소리로 앓는 것일까
소리 벽을 치는 물살들로 깨어 있는 강바닥의
크고 작은 돌들이 제 몸의 무늬들을 선명히
마모시키며 둥글게 사는 법을 배워가는 이 강은
아직 강 밖 더러운 세상을 모른다
낙동강, 영산강, 금강, 남한강, 반도의 모천母川들을
한 물살로 수장시켜 죽이려는
운하인지 시궁창인지 그 음모를 모른다
다만 이렇게 깨어 있는 정신으로
늘 새 물길로 흐르면서
주름 깊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자궁 같은
큰 물길에 보태져서 그 젖줄에
삶의 호적을 둔 숱한 생들을 기르고
새파랗게 낯선 꿈을 날마다 흘려보낼 뿐이다
- 허정분, ≪샛강에 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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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12월 21일 경향그림마당
http://pds15.egloos.com/pmf/200912/21/44/f0000044_4b2e8d838c53b.jpg
12월 21일 경향장도리
http://pds17.egloos.com/pmf/200912/21/44/f0000044_4b2e8d83ca7d0.jpg
12월 21일 한겨레
http://pds16.egloos.com/pmf/200912/21/44/f0000044_4b2e8d839a012.jpg
12월 21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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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사자성어는 "방기곡경"이었지요.
2010년의 사자성어는 "사필귀정" 또는 "인과응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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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 Lord Shaftesbu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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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자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323
작성일 : 2009-12-21 08:49:03
IP : 125.131.xxx.17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세우실
'09.12.21 8:49 AM (125.131.xxx.175)12월 21일 경향그림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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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경향장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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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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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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