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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 아기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혈질엄마 조회수 : 2,047
작성일 : 2009-12-19 19:16:26
요즘 층간소음과 육아로 좀 많이 예민해져 있는 아기 엄마 겸 임산부입니다.

남자아기가 17개월차인데 어제 점심을 먹이는 도중에 애가 두 숟가락쯤 먹고 나더니 이유없이 자꾸 뱉어내기에 갑자기 제가 폭발을 해 버렸습니다. (원래는 아주 잘 먹고 잘 노는 순한 아기입니다.)

제가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너 정말 이럴거야!!' 이런 비슷한 말로 소리를 꽥 지르며 애에게 반찬을 집어주던 젓가락을 식탁 위에 확 던져 버렸습니다. 순간 애가 놀라면서 울먹이는 표정을 지었는데 울지는 않더군요. 그러려면 밥도 그만 먹으라면서 식탁의자에서 애를 내려놓았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위층에서 또 쿵쿵 찢는 소리가 나는데 개인적인 여러 스트레스와 층간 소음에 대한 짜증 등이 겹치며 스스로 자제가 안 되면서 다용도실에 있던 밀대 걸레를 가져다 봉쪽으로 미친 사람처럼 막 천장을 두드렸습니다. '좀 그만 쿵쿵대고 조용히 좀 하란 말야' 이렇게 소리를 치면서요.

그 사이 혼자 블럭을 가지고 놀던 아기는 울지는 않았고 좀 놀란 것처럼 쳐다 보다 무슨 의미인지 웃기도 했습니다. 몇 분 동안 혼자 난리를 치다 보니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좀 답답한 상황에 대한 생각도 치밀어 올라 막 눈물이 나더군요. 아기와 놀아줘야 할 시간이었는데 그냥 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을 들쓰고 누워버렸더니 애가 쫓아와서 울면서 일어나라고 했습니다.

너무 무기력하고 서글픈 기분이 들어서 일어나질 못하고 애한테 'XX야, 엄마는 없어질테니 아빠랑 둘이 살아라' 이딴 소리나 해댔습니다. 애도 옆에서 울다 지쳐 잠들었습니다. 일어나서 저녁 때는 남편이 전화를 했기에 애가 밖에서 듣든말든 애꿎은 남편에게 한바탕 소리를 질렀습니다.

평소 자주 이러는 건 아니고 아기에게 저 나름대로는 잘 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아주 가끔은 이렇게 애한테 소리를 지르거나 애 앞에서 추태를 보이게 됩니다. 오늘 애 눈치를 살폈더니 저를 피하거나 그런 기색은 아직 안보이지만 혹시 어제 일로 벌써 무슨 트라우마라도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돌 전후에는 엄마,아빠,안경, 물 등 몇 단어를 말하던 아기가 요즘은 이것저것 가리키며 '응,응,어,어' 이런 소리나 하고 말을 전혀 하려고 하지 않는데 이것은 무슨 발달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도 조금 걱정입니다.(말귀는 다 알아듣고 어디가서 뭘 가져오라거나 문 꼭 닫으라거나 스탠드 불을 켜라거나 하는 간단한 심부름은 잘 합니다.)

미성숙한 엄마 때문에 애 성격이 이상해져 버릴까 걱정 한가득인데 17개월 정도 아기에게 몇 번 소리를 지르고 그래도 그게 아기에게 크게 상처로 남을까요? 물론 앞으로는 최대한 자제할 생각입니다. 유아심리나 육아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IP : 118.223.xxx.8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당연히
    '09.12.19 7:29 PM (211.216.xxx.224)

    아이에게 상처로 남아요.
    우리 아기도 요즘 제 눈치 살살 봐요. 큰소리 치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아기가 장난칠때 제가 혼을 냈거든요...야단을 좀 쳤더니 애가 이제 엄마 눈치를
    살살 살피더라구요. 훈육은 좋지만 큰소리 치면서 물건을 던지거나 아이가 충격을
    받을만큼 그러시면 안 되요. 앞으로는 너무 너무 화가 나시면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얘가 만약 덩치 큰 어른이면 내가 얘한테 이렇게 화낼 수 있을까?'
    사실 엄마가 아이들에게 화내는 이유는..아이들은 무력하잖아요. 엄마가 짜증내고
    화를 내도 뭐라고 반격할 힘이 없습니다.
    즉, 약한 존재여서 그런거에요. 그렇게 생각해보면..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불쌍한가요.
    그래서 전 다른데서 스트레스 받는걸로 아이에게 소리 지르고 화내는 엄마들은
    솔직히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직설적으로 얘기했습니다. 죄송해요.
    하지만 정말 꼭 아셔야 해요. 내가 아이에게 화풀이하는건 단지 내 애가 약한
    존재이기 때문이에요..엄마니까 아이를 꼭 지켜주시길 바래요.
    물론 엄마도 힘들죠..하지만 엄마니까요. 우리 아이들 지켜줘야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아이 꼭 안고 엄마가 지금까지 너에게 소리 치고
    화내서 정말 미안해. 앞으로는 안 그럴께. 하고 다짐해주세요.
    아이들에게 엄마는 하늘, 우주 그 자체에요...

  • 2. 17개월..
    '09.12.19 8:06 PM (211.210.xxx.114)

    다 압니다. 우리 큰애도 이유식문제로 애 버릇을 가르친다고 아이를 쳐다 보지도 않고
    앞에 있어도 없는듯이 무시를 했어요.
    애는 울다가 음식물을 토하기까지 했지만 못본척했어요.
    그러다 제가 안아주었고 음식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고 다짐을 하고 다시 사랑해줬어요
    그뒤로 한번도 애를 때리거나 화내거나 큰소리치거나 한적 없었고요
    우리 큰애 절대로 엄마 말에 거역을 하지 않았어요. 지금 21살 대학생입니다.
    아마 그때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는건 하면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수도 있다고 생각한듯 그 생각이 아이의 뇌 속에 깊이 새겨진듯 했어요.
    아이가 아주 소극적이고 친구도 많이 사귀지 못했어요. 그것이 아이의 성향일수도 있겠지만
    혹시 어릴때의 충격으로 아이가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동생은 아주 활발하고 친구도 많이 사귀거든요.
    제가 생각할때 그 나이면 엄마들이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많이 아이가 생각하고 판단할줄 안다는 겁니다. 앞으로는 이유없이 화내거나 고함치거나 거친행동 보이지 마세요
    아이에게 나쁜 영향끼칩니다.
    이미 화를 낸 상황이니 아이가 불안해 하지 않도록 더 많이 사랑해주시고 변하지 않는 엄마의 사랑을 확인시켜주셔야 할겁니다.

  • 3. 이궁...
    '09.12.19 10:44 PM (112.150.xxx.106)

    17개월짜리 돌보는 일만 해도 힘든 일인데 임신까지 하셔서 얼마나 힘드실까요...
    제가 5개월 전에 둘째를 낳았는데,저도 임신기간동안 감정조절이 그렇게 안 되더라구요.
    정말 예민해지고,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받고 하더군요.
    애낳고 나서도 한동안은...^^;;;;;;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야 해요...
    힘든 기간 사랑의 힘으로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 4. ..
    '09.12.19 11:42 PM (222.233.xxx.6)

    두살이전까지는 아이가 무얼하든 다 들어주라는 걸 본적이 있어요. 무얼하든...

  • 5. 우선은
    '09.12.20 12:25 AM (222.111.xxx.69)

    진정하시고,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 임신 중이라 더 힘드실 것 같아서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여러가지 힘든 일이 많으시겠지만, 아이한테는 화내지 마세요. 3년만 사랑을 퍼붓고 아기를 달래주면 그 아이에게 평생의 선물이 될 거라는 내용을 책에서 본 적이 있어요. 아직은 미성숙한 아이의 뇌이기 때문에 애정으로 감싸주어야 감정적 기반이 든든한 아이로 자랄 수 있대요.
    절대로 아이한테 화내선 안돼요. 아이도 다 느껴요. 엄마의 분노와 우울한 감정이 아이한테는 존재의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윗분말씀대로 아이한테 엄마가 미안하다고 진지하게 사과하세요.
    그렇게 마음의 충격을 달래주시고요, 앞으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정말 힘드시다는 거 알아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니까요, 의식적으로라도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전환할 거리를 마련하세요.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너무 초조해 하지 마시고, 심호흡 한번 하시고요.
    이제 17개월...아이가 살아야 할 생은 너무나 많이 남아있네요. 님은 지금 무척 힘들지만요, 정말정말 힘드시겠지만, 아이에게 줄 평생의 사랑을 지금 다 주겠다고 생각하시고, 견디세요.
    사랑하시잖아요. 힘내세요!!!

  • 6. 앞으로
    '09.12.20 12:52 AM (117.53.xxx.244)

    가 더 중요하겠네요..그런 식의 스트레스해소는 습관이 되더라구요. 이제 앞으로 더 힘든상황이 될텐데...아이둘이 되면...또 그런식의 해소는 자주 잇게 되는데...아유..저도 그랬었네요.

  • 7. 둘리맘
    '09.12.20 3:39 PM (112.161.xxx.72)

    님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요. 저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으니까요.
    그래도 아이에겐 절대로 그래선 안됩니다. 태아에게도 물론 안 좋구요.
    아마 위층소음때문에 더욱 신경이 날카로와진것 같은데 임신 기간만이라도 도우미를 잠깐 불러 보시면 어떨까요?
    임신중이라 집안일도 너무 힘들고 특히 아이 건사하는게 젤 힘들잖아요.

  • 8. 어흑..
    '09.12.21 3:16 PM (114.206.xxx.123)

    너무 힘드시겠어요...게다가 임신도 하셨다니 정말 더 층간소음이 괴로우시겠어요..
    저는 열살 난 딸과 다섯살 아들의 엄마인데요 우리 아이들은 정말 뛰어다닐때 부터 살살~ 이 소리를 달고 살았고 다행히 앉아서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고 정말 아이들이 앉아서 놀 때에도 뭘 두드리거나 떨어뜨리게도 못하게 매트위에서만 놀게 했어요..

    그렇게 살았는데 악몽이 시작되었지요. 갑자기 애 셋인 윗집이 이사를 와선..
    게다가 일주일에 두번은 도우미가 와서 일을 하는데 자기 집이 아니니 정말
    뭘 패대기를 치고 난리가 나면서 청소를 해요. 그것도 하루에 6시간씩..


    저도 님처럼 나중엔 봉으로 난리를 치면서 소리소리 지르고 화잘실에서도 미친년처럼
    소리 지르고...정말 나중엔 폭발 정도가 아니었어요..괜히 아이들에게 소리지르고
    우리가 내는 소리가 윗집으로 들릴것같은 망상에 애들은 화장실에서 소리도 못 내게 했어요.

    이러다 미치겠다..암 생기겠다 싶어서 이사를 결정하고 갑니다. 하지만 이사라는게 요즘같은때엔 정말 집도 안 팔리고 그랬을텐데 다행히 두달전에 집이 팔려서 다음주에 드디어 이사를 갑니다.
    집 팔아서 결국 전세로 가요 이런 집 또 만날까봐 두려워서...암튼 집보러 다닐때도 제일 먼저 물어본게 층간소음부터 물어봤어요...님...정말 17개월이면 크게 상처받습니다.

    다섯살난 아들도 제가 소리지르고 봉을 두드리니 공포에 떨면서 울었어요...그거 못 잊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결정을 했습니다. 꼭 심리적인 치료를 받으시고 당당하게 사세요. 그집이 뛰면 아가랑 좀 시끄럽게 사셔도 됩니다. 아랫집이 올라오면 우리 윗집이 너무 시끄러워서 그런다.우리를 도와달하 해보세요..정말 여러집이 찾아가야 가해자는 조금 정신을 차릴까 말까 입니다..

    암튼 너무 안타까워요..절대 앞으론 아기 놀라게 그렇게 하지 마세요...태교에도 정말 안 좋구요...에고 가까이 사시면 다독다독 해드리고 싶어요...ㅠ.ㅠ 꼭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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