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우리 시어머니도 보통은 아니세요.

천군만마 조회수 : 1,358
작성일 : 2009-12-09 13:49:11
친정 아버지 돌아가시고 두달쯤 후 엄마랑 7살 아들내미랑 저랑 아버지 산소에 가기로 했어요.
워낙 멀기도 멀고 오지이긴 하지만 7살짜리 아이가 다녀온다고 큰 문제 날것도 아닌데 갑자기 아이가 안간다고 버티는 거예요.
왜 그러냐니 할머니가(저희 시어머니) 모기 물리고 멀어서 갔다오면 병난다고 가지 말라고 했데요.  
저희 어머니가 저희 친정을 쫌 멀리 하고 싶어 하세요.
그러니 애한테 이런 저런 이유 달아서 외갓집보다 친가가 훨씬 잘해주고 좋은 거라는 인식을 팍팍 심어주시고 계시죠.
‘너 나중에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시면 모기 물리고 피곤할까봐 산소 안갈거니?“
‘아니....  근데 할머니가 가지 말라고 하셨어.’
‘엄만 니가 모기한테 물리고 힘들어서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에 안간다 그러면 막 혼내 줄거야.  그리고 엄마 아빠는 아무리 힘들어도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에 꼭 갈거야.’
하고 타일렀는데도 할머니가 거기 가서 모기 물리고 힘들면 자긴 다른 아이들하고 달라서  병원에 입원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하셨다며 징징대더군요.
성질이 벼락 같이 났지만 시어머니와 문제 만들어 봤자 좋을 것도 없고 해서 아이아빠한테 이야기하니 애데리고 방에 들어가 한참 이야기하고 나와선 기분 좋게 가겠다고 해서 다녀왔어요.

그리고 몇 달 후 추석....
어머니가 시가 어른들이랑 모였을 때 저희 아이 이야기 하다가 그 산소 이야기가 나온겁니다.
어머니 말씀대로 옮기자면,
“지난번에 **이가 외할아버지 산소간다고 할 때 니 엄마는 그먼델 애 힘들고 모기한테 물리면 잘 낫지도 않는데 뭐하려고 가려고 한다니 했더니 **이가 ‘으응~ 할머니는 그럼 나중에 내가 할머니 죽으면 모기 물리고 힘들까봐 산소 안가면 좋아요?’ 이러면서 바른 소릴 하는데 아주 애가 아니라 생각하는게 어른이여.”

저 꼬숩어서 남편하고 이야기 하며 엄청 웃었어요.
아이가 어른스러운게 아니고 어머니가 유치한거란걸 아실날이 있으실지 모르겠어요!
IP : 121.162.xxx.15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해라쥬
    '09.12.9 1:57 PM (124.216.xxx.189)

    고약한 시어머니네요
    당신도 딸이있다면 시집보내보면 알텐데 ....

  • 2. 손주를
    '09.12.9 1:59 PM (211.176.xxx.215)

    지독하게 사랑하시나봐요.....ㅡ.ㅡ;;;

  • 3.
    '09.12.9 2:10 PM (58.238.xxx.182)

    저희 시어머니 같으신 분이시네요..
    저희 어머닌 제가 친정아버지 수술한 후 병원에 간다고 했더니 애(그때 4살)를 갖은 병원균에 노출시키면 안된다고 하도 난리셔서 애아빠가 휴가내서 애를 봤답니다.
    당연히 애아빤 사위도리 제대로 못 한게 되었고..전 언젠가 어머니께 똑같이 해드릴 거라고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구요..

  • 4. 깜장이 집사
    '09.12.9 2:58 PM (61.255.xxx.23)

    이거.. 입금하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이가 참 귀엽고 똑똑하네요.. 그리고 든든한 아군이네요.. ^^

  • 5. 그러게요
    '09.12.9 3:10 PM (222.107.xxx.148)

    신세한탄에서 슬쩍 자식 자랑으로 넘어가네요
    일단 만원입니다 ㅎㅎ
    엄청 꼬숩겠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8228 쫌 그렇지만 보험이요... 3 ^^ 2009/12/09 267
508227 엘리베이터로 이삿짐 옮기면 주민들이 뭐라 그럴까요? 17 이사가기 어.. 2009/12/09 1,935
508226 맛있는김 소개해주세요 11 밥맛 2009/12/09 986
508225 무말랭이 양념해놔도 특유의 맵고 아린맛과 냄새가 나던데 이건 어떻게 해요? 1 무 냄새 2009/12/09 967
508224 중도금납부시.... 1 질문요 2009/12/09 285
508223 보험 회사 팀 구호 ^ㅡ^ 2009/12/09 7,652
508222 창피해서 원글 지웁니다 9 왜 섭섭한건.. 2009/12/09 1,399
508221 우리 시어머니도 보통은 아니세요. 5 천군만마 2009/12/09 1,358
508220 창신섬유 담요 많이들 사셨나요? 8 oo 2009/12/09 1,431
508219 또 다시 당할수는 없습니다. 2 하늘우러러 2009/12/09 483
508218 저 방금 처음으로 호텔패키지 예약했어요!! 10 설레어요 2009/12/09 1,498
508217 전세 대출 경우 등기부에 등재되나요? 2 등기 2009/12/09 399
508216 졸업식때 오지말라고... 15 엄마 2009/12/09 2,031
508215 옷에묻은 크레파스 자국 뭘로 지워야 되나요? 1 크레파스 자.. 2009/12/09 558
508214 교복값 소득공제 3 ... 2009/12/09 1,051
508213 노암 촘스키도 공산 주의자?? ㅎㅎㅎ 6 하하 2009/12/09 501
508212 삼청동에 초등학생이 갈만한 곳이 있을까요? 3 삼청동 2009/12/09 1,232
508211 목걸이 뒤집어보는 엄마를 읽고,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의 예쁜 옷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는.. 39 호기심 2009/12/09 5,249
508210 비판톨아세요? 7 비판톨 2009/12/09 563
508209 내 몸안에 식신이 있어요 8 ... 2009/12/09 949
508208 회식장소(9-10명)사이 비즈바즈,브래서리 중 1 어디가 좋을.. 2009/12/09 1,303
508207 초등아이 일본어를 잘하게하고 싶은데 11 시자기은 2009/12/09 1,019
508206 자기소개서를 써야하는데... 1 이력서 2009/12/09 2,195
508205 분당토피아 어떤가요 1 분당맘 2009/12/09 1,158
508204 신생아 혈소판 수치가 낮다는거? 2 신생아 2009/12/09 863
508203 편한 보정속옷 추천 좀.. 몸매가 예술.. 2009/12/09 624
508202 ktx 할인제도에 관하여 3 소심녀 2009/12/09 1,144
508201 저도 급질~!!^^..베개솜은 어떻게 버려요?~ 8 ^^; 2009/12/09 1,028
508200 평촌 중등 수학학원 추천 부탁해요 . 2009/12/09 888
508199 크리스마스 장식품 사려구여 1 . 2009/12/09 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