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남편 와이셔츠를 세탁하고 빨래를 꺼내는데 작은 큐빅 두개가 박힌 물방울 모양의 장식품이 툭 떨어졌어요. 귀걸이 같은데에 달렸음직한 상태로요.
아들 녀석이 반짝이는것만 보면 주워서 호주머니에 잘 넣어 다니기에 네꺼냐 물어보니 아니래요.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장식품....
뭘까 잘 살펴보니 아무래도 여자 속옷에 달리는 장식물 같았어요.
남편에게 이거 당신 와이셔츠 널려고 터는데서 떨어진거니 짚이는데 있으면 가져다 주라고 줬어요.
남편이 쌩뚱하고 순진한 얼굴로 이게 뭐냐 묻더군요.
그 얼굴을 보면서 역겨움이 울컥 올라와서 죽여놓을까 하다가 서서히 목을 죄여서 피를 말리겠다는 생각으로 냉정하고 담담하게 '브래지어에 달린 장식품이이자나'라고 해줬어요.
남편이 갑자기 흥분해서 니꺼아니면 나올데도 없는데 뭔소리냐며 화를 내는겁니다.
흠....
앞뒤 안재고 펄펄뛰는게 더 수상한 것이 예의 주시해볼 필요가 있겠다 생각하며 역시 냉정하게
나는 이따위 싸구려 장식품이나 붙는 속옷따윈 안입어. 이런 싸구려나 쓰는 허접한 것과 어울리며 뭘하는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그 사람에겐 귀한 물건일테니 임자 찾아다 주라며 남편 책상위에 올려 놓았어요.
겉으론 냉정하고 차갑게 굴었지만 속은 1000도 이상 부글부글 끓고 있었어요.
머릿속에선 저 게으름뱅이가 언제 저런 장식품을 셔츠 주머니에 딸려 올 정도로 바지런을 떨며 딴짓을 했다지?
최근 조금 늦게 오기는 했지만 이상한 낌새도 없었고 집에오면 만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시덕 거리는게 일인데 남들 하는짓은 다하고 다니는구나 싶기도 했고요.
최근에 아이데리고 천문대 견학겸 가족여행 다녀온 것도, 결혼 10주년 축하한다며 들지도 못할만큼 풍성한 꽃바구니를 배달시킨 것도 다 저에 대한 패인트모션이다 생각하니 치가 떨리더군요.
눈치 못채게 핸드폰을 검사하니 용의주도하게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더라구요.
머리 좋은건 알았지만 부지런한지는 몰랐건만....
역시 제대로 잡아낼려면 만만치는 않겠다 싶었지요.
어제 저녁 제 속옷 쫘악 널어놓은걸 걷어서 개는데 브래지어 한개가 조금 어색해 보여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 큐빅두개 박힌 물방울 모양의 장식품이 없는거에요.
저런~ 저런~
책상위에 고대로 놓인 그 문제의 그 싸구려 장식품을 가져다 대보니 제거였네요.
옷에 달려 있을땐 몰랐는데 그게 따로 떨어져 있으니 허접하고 조악 하더라구요.
아침에 괜시리 미안해서 여보~~~하고 남편을 다정하게 불렀더니 방긋 웃으며 왜?하고 답하는데 이 사실을 말했다간 저를 바보 취급할까봐 그냥함 불러봤다하고 말았어요.
당분간 사실대로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할테지만 참아야 겟지요.
82에서 보면 너무너무 가정적이고 완벽하던 남편이 몇년씩이나 딴짓을 했다던가 하는 글들이 왕왕 올라와서 바짝 긴장했었어요.
너무 많이 아는게 탈이라면 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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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는것도 병인양하여라~
때론 조회수 : 1,211
작성일 : 2009-11-17 11:52:29
IP : 121.162.xxx.22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11.17 11:54 AM (114.207.xxx.181)ㅋㅋㅋ 한달동안 자숙의 의미로 남편분께 맛난거 많이 해드리세요.
2. ㅎㅎㅎ
'09.11.17 11:54 AM (123.204.xxx.180)나름 해피앤딩(?)이라 다행이네요.
3. ..
'09.11.17 11:55 AM (220.70.xxx.98)그러다 남편분 잡겠습니다...
4. 웃음조각*^^*
'09.11.17 12:04 PM (125.252.xxx.3)아..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스릴러네요.
해피엔딩이라 다행^^5. DD
'09.11.17 12:06 PM (112.170.xxx.46)배꼽사과 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농담)
6. 어이쿠
'09.11.17 12:48 PM (121.172.xxx.118)82때문에 평온한 가정이 깨질 뻔 했네요. 끊으셔야 할 듯...^^;;;
7. 이게
'09.11.17 1:04 PM (122.35.xxx.34)바로 생사람 잡는거네요^^
오늘 맛난걸루 사과하심이ㅋㅋㅋ8. 긴장하고
'09.11.17 1:22 PM (124.80.xxx.29)읽었는데 ............ㅎㅎ반전이시네요~^^
9. 보리수
'09.11.17 2:09 PM (211.232.xxx.228)ㅎㅎ~
글을 참 잘쓰시는 분이세요.10. 오메
'09.11.17 8:33 PM (125.177.xxx.83)글 완전 재밌게 쓰시네요. 무슨 김수현 극본에 윤여정 모노드라마 같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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