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빠 멋쟁이~
작성일 : 2009-11-05 05:53:30
788238
전 이제 30대 중반으로 치닫는 아줌마인데요, 오늘 우리 아빠를 생각하면서 참 좋은 아빠였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답니다.
우리 아빠는 이제 퇴직하시고 예순 여섯이 되셨는데요 저는 엄마보다는 아빠와의 관계가 훨씬 좋았어요. 뭐랄까 코드가 맞다고나 할까요.
우리 아빠는 엄마를 참 편하게 해 주시는 분이셨어요. (제가 자랄 때 기준으로 과거형으로 씁니다). 지금 막 생각나는 건 세가지.
첫째로 절대 반찬를 가리지 않으셨어요. 아무거나 아주 맛있게 잘 드시고 입이 짧았던 제가 무국에 있던 파랑 무우 건져서 아빠 국에 퐁당퐁당 다 빠뜨리고 아빠는 쇠고기를 다 건져서 주셨죠.
둘째로 엄마가 뭘 도와달라고 하면 그 즉시! 달려가시는점. TV에 뭐가 재밌던 중요한 일이 있으시든 간에 집에 계시다면 엄마가 부엌에서 여보 이거 좀 봐줘요 그럼 후다다닥 부엌으로 가시고 또 여보 마루 진공청소기 한 번 돌려줘요 그럼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또 후다다닥 (주말엔 당연히 기본으로 하셨구요).
세번째로 일요일에 (옛날엔 토요일에도 일을 하셨으니까) 절대 피곤하다고 낮잠을 주무시거나 늦게 일어나시는 법이 없어요. 항상 우리와 함께 시간을 보내셨죠. 같이 하이킹을 가거나 뭘 같이 만들어가 그런거요.
남편감 고를 때도 이런 아빠의 좋은점을 갖춘 사람을 찾아 가게 되었고 제 남편이 참 자상하고 좋은 사람인데도 아빠를 못 따라가는 이유가 두번째 때문이죠. 결국 도와주긴 하는데 좀 밍기적대요. 그리고 결혼하고 느낀건 참 부인 말에 척하면 척 하는 남편이 참 드물다는거.
울 아빠는 엄마한테 참 좋은 남편이었던것 같아요.
IP : 217.65.xxx.12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ㅎㅎ
'09.11.5 9:08 AM
(220.88.xxx.254)
저도 아빠를 참 좋아했기에 남편과 비교가 많이 됩니다.
굼뜬게 애정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나이들면서 아빠가 딸에게 주는 사랑을
남편에게 바란다는게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합니다만ㅋ
2. 저도 ㅎㅎ
'09.11.5 9:27 AM
(121.151.xxx.137)
근데 어머님께서는 어찌 생각하시는지
님이 생각하시는데로 정말로 그대로 생각하실까요
그렇다면 정말 좋은 남편 아빠가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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