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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양보... 요즘은 그렇게들 팍팍한가요?

^^ 조회수 : 1,160
작성일 : 2009-10-26 14:32:28
저는 지금 셋째 가져서 9개월에 들어섰어요.
출산드라도 아닌데 임신체질이라서 별로 힘들거나 하진 않아서 자리 욕심 없어요.

그러다보니 세 번의 임신 경험 기간동안 내내 자리 양보 받아본 적도 별로 없지요.
둘째 가졌을 때 저 멀리서 일어나 굳이 양보를 했던 장교군복 입은 청년,
또 얼마 전에도 직장인으로 보이는 젊은 아가씨.
(애써 양보해주신 것일텐데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해서 몇 번이나 인사드리고 앉았더랬지요. 복 받으세요~!!)

어쨌거나 사람들이 그렇게 몰인정하게 군다거나 하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데
요즘 자리 양보에 대한 글을 보면 그렇게 냉정한 사람들이 많은가... 싶어서 조금 무서워지네요.

하긴 꼭 자리 양보를 받아야겠단 생각도 없지만 가끔 기분 상할 때가 두어번 있긴했어요.
한 번은 지하철에서 바로 내 앞에 앉았던 사람이 내리려고 일어나기에
그 분 나가는 길 만들어드리려고 옆으로 살짝 비켜섰더니만
대학생(남자) 하나가 쏜살같이 달려와 저를 밀치고 앉더구만요.;;;
이 경우는 그래도 무심한 남자이다보니 임산부인 줄 몰랐나부다 싶었지요.

또 한 번은 첫 아이 때 예정일 다가와 가진통이 살짝 와서 힘들기에 노약자석에 앉았어요.
(난생 처음 노약자석에 앉아본거지요.)
그런데 웬 등산복 입은 할아버지가 낑낑거리고 있느라 고개 숙이고 있는 저에게
"젋은 녀 ㄴ이 어쩌고..."하면서 쌍욕을 하시더군요.
겨우 얼굴 들고선 제가 임신중이라...했더니 '그래서 어쩌라고'란 표정으로 째려보시더라구요.
뒤이어 다음 정거장에서 단체로 큰 배낭 메고 등산복 입으신 (할머니라 불리면 기분 나빠할) 아주머니들께서
또다시 제 앞에 서시더만 노인네를 봤으면 좀 일어나란 투로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랬더니 아까 그 할아버지가 매우 재수없다는 투로 "임신했답디다, 쳇!!"하고 그 아주머니들한테 대꾸하시더라는.

그래도 아이 낳고 나니 아기 안고 있다고 힘들겠다며 양보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만났고 해서
외려 임신한 것보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처럼 더 눈에 띄게 힘들어보일 때
더 안스러운 마음이 많이 드나보다 싶었더랬습니다.

젊은 아가씨에게 자리 양보했다는 그 글 처럼
저도 결혼도 전이었는데 내 팔 다리가 어디 있는 지도 모르게 꽉 찬 만원 전철에서
생리통으로 새하얘져서 정신줄을 놓기 직전이었을 때
한 분이 자리 양보하시며 앉혀주시고 다른 분은 진통제 꺼내 먹여주시고 했던 고마운 기억도 있고...
세상에는 아직 인정이 살아있구나, 살만하구나 싶었는데
유독 제가 좋은 사람들만 많이 만난건가요? ^^

IP : 125.241.xxx.242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26 2:41 PM (125.7.xxx.116)

    글쎄요..
    요즘은 기꺼운 마음으로 양보하는 사람보다는, 당연히 양보받아야 한다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더 많아지시는 것 같아요.
    남자가 체력이 더 좋으니 양보해야하네 어쩌네 공식화되어 있는데요, 얼마전에 들으니 한국 20대 청년들의 자살율이 세계1위라고 하네요.
    요즘 다들 살기 팍팍하잖아요, 전 비교적 젊은(?)여자임에도 자리가 나면 앉지않고 남자들에게 양보도 한답니다.

  • 2. 근데요
    '09.10.26 2:46 PM (220.126.xxx.181)

    나이든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 할알버지.......에겐 양보 해드리는게 맞지만
    좋게 양보는 못 하겠더라구요.
    50대 이상 되신분은 너무 억세서
    양보해도 뭐 눈인사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고 대놓고 일어나라고 그러고
    자리도 없는데 엉덩이 비비고 들어오고..

    직장인이나 임산부나 아이 데리고 온 아주머니들이나 할아버지나 힘든건 다 마찬가지인데
    막 강요?하는게 싫어요 아줌마 아저씨들~~~;;

  • 3. 글쎄요~
    '09.10.26 2:52 PM (218.37.xxx.14)

    외국 몇나라가서 대중교통 여러번 이용해 봤는데요
    우리나라 남자들 여성에 대한 배려심없는 걸로 따지면 아주 세계최강입디다
    제가 느끼기에 다른나라 남자들은 남자가 체력이 더좋으니 양보해야하는게 아주 공식화되어
    있는것 같더라구요^^

  • 4. 다들
    '09.10.26 2:53 PM (168.154.xxx.189)

    저도 임신 중에 딱 한 번 양보 받았고(종로 3가에서 내리셨던 30대 후반 여성분..지금도 감사해요), 하도 인터넷에서 많이 봐서 기대도 안 했지만 좀 힘들긴 하더라구요.
    양보안하는 이유 중 기억나는 것은 임신한 것은 자기가 선택한 거 아니냐, 자기가 좋아서 직장 다니는데 왜 양보를 바라느냐, 학생 책가방이 얼마나 무거운 줄 아느냐, 하다못해 하이힐 신어서 발이 아프다 라는 이유도 봤답니다.
    소중한 내 아기를 가진 이유로 욕 먹기 싫어서 가능하면 사람 없을 때 대중교통 이용했는데 어느 날 노약자석에 앉아서 다리 탁 꼬고 코끼리 옮기기, 배려 요런 책 읽는 젊은 아가씨는 좀 많이 얄밉긴 하더군요. (아..젊은 아가씨 앞에 일부러 선 것 아닙니다. 노약자 석에 그 날 따라 젊은 아가씨들이 다 앉아있었던 어느 날 이야기니 태클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 5. 임신9개월
    '09.10.26 3:12 PM (118.176.xxx.239)

    동안 자리 양보 한 번도 못 받아봤어요. 심지어는 임산부 보호석이라고 핑크색 스티커 붙어있는 자리에도 젊은 여성분들 아랑곳없이 앉아있더군요. 아침부터 괜한 걸로 섭섭하고 서럽기 싫어서 내려서 한참을 걷더라도 탈 때 앉아 갈 수 있는 버스 골라 탑니다. 애 낳을 때 다 됐으니 이제 대중교통 이용할 일 당분간 없겠지만, 나중에 아가가 걸음마 가능한 시기가 되면 그 때도 대중교통 이용하면서 팍팍한 인심에 씁쓸해지겠지요...

  • 6. ㅎㅎ
    '09.10.26 3:13 PM (222.233.xxx.12)

    저두 하이힐 신었던 적이 까마득한데.... 오래 서있으면 너무 아팠던 기억이... 참 아가씨들은 용기가 가상하죠?^^

  • 7. auramam
    '09.10.26 3:13 PM (222.110.xxx.248)

    전 (임신 5개월 직장인임) 그냥 일반석에서는 양보를 못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 싶은데요...
    지하철에 임산부 지정석이나.. 특히 버스에 임산부 지정석은 분홍색 커버로 되어있어서 (임산불를 위해 자리를 비워둡시다!!라고도 써있구여~)되게 눈에 띄거든여~ 그런 자리에 젊은 남자가 앉아 있을땐...정말 섭해요....
    임산부라고 다 힘들고, 젊은이라고해서 다 건강한건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그나마 배려라고 해놓은것도 제대로 혜택 못맏는건 좀....

    노약자석에 앉아도 눈치...
    일반석에 서 있어도 눈치...ㅠㅠ
    (제가 임산부임을 눈치챈 사람들을 괜히 불편하게 만드는것 같은 눈치여...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있는것 같아도, 속으로 잠깐이나마 갈등하지 않을까요?)

  • 8. 얼굴에
    '09.10.26 3:28 PM (222.99.xxx.3)

    철판을 깔고 저는 노약자석(임산부석) 거기에 빈자리있으면 그냥 당당히 앉아요.
    아직 3개월밖에 안되서 배도 사실 얼마 안나왔지만 잠깐의 민망함이 낫지 내몸지켜야겠더라구요. 임신초기 배도 안나왔는데 앉기가 뭐해서 그냥 꿋꿋이 한시간을 서거갔는데요 몸이 너무 힘들더니 지하철내려서 결국 피를 조금 봤어요. 그 이후론 내몸은 내가 지키자 라는 마음으로 누가 뭐라건 말건 당당히 앉아버려요. 근데 사실 앉아있으면서도 좌불안석이긴해요.
    어떤 할아버지는 내리는 저의 배를 아주 뚫어져라 쳐다보더라구요. (저것이 임신도 안했으면서 앉아가나 싶었던게지요)
    근데 인간적으로 40,50대 아줌마 아저씨들도 정말 많이들 앉아가요. 그런 사람들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타도 자느라 절대 양보 안해주죠.. 그러니 안자고 있는 임산부들만 눈총받는것같아요

  • 9. ...
    '09.10.26 3:30 PM (152.99.xxx.168)

    우리나라 유독 그러네요.
    미국에서 살다 왔는데 거기는 오히려 노인한테는 양보잘 안하는데 임산부한테는 거의 백프로 양보예요. 화장실에서도 앞으로 가서 먼저 하라고 하구요. 문도 열어주고..
    미국서 임신기간내내 너무 대접받아서 한국오니 살짝 적응이 안되더군요.
    문화차이일까요?

  • 10. 저도 느낀점
    '09.10.26 3:32 PM (211.106.xxx.165)

    저는 옛날에 아기를 업고버스에 앉아 있을때 연로하신 할머니가
    타셨어요.. 제 쪽으로 왔는데 주위 아무도 양보를 안해줘서 아기를 업고 있지만
    앉아있는 제가 너무 뻘쭘해서 일어나서 양보한적도 있어요..
    요즘 보면 젊은 사람들 양보심이 많이 적어진건 사실이더군요..
    어르신들도 고마워 하시는 분들도 있고 아무 대꾸없이 당연하게
    앉으시는 분도 있고 ...
    세상이 좀 더 따뜻하게 변하갔음 하네요..

  • 11. ..
    '09.10.26 3:32 PM (115.143.xxx.135)

    만삭때까지 대중교통 자주 이용했었는데 딱 한번 양보 받았어요
    저같은 경우에는 임신이 그리 힘들지 않았기 때문에 아예 누구앞에 안서있었어요
    꼭 자리 내놔라 하는것 같아서 문옆에 봉있는곳에 기대서 서있었어요.
    그런데 20대젊은남자가 계속 앉으라고해서 한번 앉았고요(넘 고마웠쬬)
    그리고 역에 정차했을대 자리가 비었길래 앉으려고(만삭이어서 배많이 나왔음) 양쪽에
    종이가방 하나씩 들고 걸어가는데 갑자기 20대여자 쏜살같이 걸어와 앉아버려서
    얼마나 무안했는지 몰라요
    요새 양보 많이 안하는것 같아요 그렇다고 전 노약자석 앉을 자신도 없고요
    문옆에 서있거나 힘들면 택시타고 그랬네요..

  • 12. 저의 경우
    '09.10.26 3:33 PM (112.166.xxx.20)

    입덧 심했던 임신 초기
    앉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남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눈물참으며 서있었던 생각이 나네요.
    저는 안정된 배불뚝이때보다 임신 초기에 훨씬 힘들었어요 .

  • 13. ..
    '09.10.26 4:19 PM (112.144.xxx.13)

    당연히 양보해야겠죠
    그런데 이런경우는 어때요?
    언젠가 버스에 앉아서 가고있는데 5~6살쯤 되보이는 아이를 안은 아줌마.....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절보고는 아이를 쿡 찌르며 " 야 저 앞에가서 서있어"
    그 아이 얼른 제 앞으로 뛰어오더니 "일어나!!!!"
    저 황당 뻑 갔습니다

  • 14. 원글입니다.
    '09.10.26 4:29 PM (125.241.xxx.242)

    음... 미담사례들을 은근 기대하고 올린 글이었는데 정말 인심 팍팍한가봐요.
    그나저나, 윗 글 쓰신 님... 세상에 그런 황당한 경우도 겪으셨어요?

    전 큰 아이가 6살인데 그 정도면 자리 비어있지 않으면 굳이 안앉혀도 되지 않나요?
    게다 아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정도면 항상 그러나봐요?

    그리고 윗윗님... 맞습니다.
    저도 임신 체질이라고 공언할 정도이지만 배부를 때 보다 초기가 더 힘들더군요.
    누가 임산부라고 알아봐주지도 않는데 힘들다 하소연하기도 그렇고...

  • 15. 팍팍한
    '09.10.26 4:46 PM (211.214.xxx.180)

    남을 배려하면서 나도 배려 받느냐,
    서로 서로 배려하지 않느냐,
    사람들 대부분은 후자를 택하는 거 같아요.

    어려서부터 남들로부터 배려 받으면서
    타인에 대한 친절과 배려가 내게 돌아오는 걸 자연스레 경험하면서
    서로서로 마음 써주는 걸 당연하게 여겨야 하는 건데
    그런 걸 보고 들은 적도 없고
    힘주어 가르쳐주는 부모도 어른도 없으니.

    솔직히 말해서 사람 살기 이렇게 팍팍한 사회도 있기가 쉽지 않죠.
    서로 안 도와주고 외면하는 거보다
    필요할 때 서로 도와주는 게 모두에게 이익이란 걸 깨닫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꺼에요....

  • 16. -0-
    '09.10.26 5:03 PM (203.228.xxx.234)

    저위에도 어느분이 쓰셨지만...버스에 한좌석만 분홍색 커버로
    "임산부를 위해 비워두세요'라고 써있는데도 출퇴근때보면 남자분들 잘 앉아있어요.
    머 얼마나 피곤하면 저자리에 앉아서 졸겠냐싶어... 뒷문 기둥 붙잡고 가거든요.
    괜히 힐끗힐끗 제배 쳐다보는것보단 둥이 6개월째라 배가 만삭이에용^^;
    그냥 뒷문에 서서 가는게 맘이 편해요.ㅠㅠ
    근데 얼마전에 20대? 아가씨가 양보하면서 앉으라고 해서 아니라고..아니라고 했는데
    서있는 그분도 민망할까봐 연거푸 고맙다고 앉아어요. 조금 민망했지만
    버스양보같은거 기대 안 하는데 누군가가 봐주니 고맙고 감사했어요.

  • 17. 그런데
    '09.10.27 10:29 AM (128.134.xxx.218)

    노약자석은 당연히 임산부가 앉아도 되는 것 아닌가요?
    출퇴근 시간에는 오히려 노인분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비어있을 때도 있는데.
    전 나중에 임신하면 남들한테 티가 나든 안 나든 앉아서 갈래요. 분홍자리 있으면 그 앞에 서서 가구요. 윗님들이 말한 젊은 아가씨들도 임신초기일지도 모르는거구, 그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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