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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 이야기입니다.

해남사는 농부 조회수 : 1,380
작성일 : 2009-10-25 22:50:12
지금 대학 다니는 딸이
초등학교 4 학년 때 있었던 일 입니다.
돈이 필요해 돈을 둔 곳을 아무리 찾아봐도
돈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농사를 위해 농자재를 사야 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돈이 없고
아내는 제가 다른 데 두고서 찾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저를 타박했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돈 때문에
결국은 아내와 언쟁까지 벌이게 되었는데
혹시나 해서 당시 초등학교 4 학년이던 딸과
2 학년이던 아들에게 돈을 보지 못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아들은 보지 못했다고 하는데
아무 말을 못하고 눈치만 살피는 딸을 안심시키며 물었더니
세상에
같은 반 아이들이 돈을 가져오라고 해서
농사자금으로 준비한 돈을 가져다
아이들 과자도 사주고
20만원이 넘는 돈을 현금으로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둘러 딸이 돈을 주었다는 애 집을 찾아가
애한테 제 딸에게 받은 돈을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더니
아무 말도 못하는데
이상한 것은
같이 있던 애 어머니가 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애는 어머니 눈치를 살피며 돈이 없다며 불안해 하고.
지금 같으면 경찰에 신고를 해서라도 돈의 행방을 찾아 봤을턴데
그 때는 이미 잃어버린 돈으로 생각하고 포기했습니다.
그 때 딸이 가져간 돈이 280,000원 이었는데
그 때가 97 년 이었으니까
그 때 280.000원은 그리 작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딸의 행동에 어이가 없어 웃고 말았지만
아내의 말이
딸이 저를 닮아서 남 주기를 좋아해
돈도 아무 물정 없이 애들 가져다 주었다는데
딸의 행동에 왜 책임이 제게 돌아오는지
아내에게 따지지는 못했습니다.
그 후로도 집에 손님이 오시거나 아이들이 오면
그야말로 남아 나는 것이 없었는데
제 것이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주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그 딸 결혼을 하고도 그러면 어찌될지 걱정입니다.
아이고 딸아......
IP : 218.149.xxx.14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
    '09.10.25 10:53 PM (123.111.xxx.182)

    따님이 아빠를 닮은건 분명한 듯 하네요....
    농부님, 저 누구게~~요...?? =3==33====3333

  • 2. 저도시골삶
    '09.10.25 10:57 PM (59.19.xxx.126)

    울남편같으모 딸아이 반 쥑여놨을김니더(남편성격이이래여)

  • 3. ^^
    '09.10.25 10:59 PM (121.167.xxx.235)

    일단.. 자기 것을 주는 건 자기 마음이지만, 아닌 경우엔 곤란하지요.
    제가 ... 누가 '어머 이거 예쁘다.' 그러면 '가져!' 그러는 스타일이었어요
    딸애 (당시 10살 정도) 머리끈들도 안쓰는 것을 남 주고 그랬답니다.
    너, 어차피 안 쓰잖아. 하면서..
    그 애가 그 일을 두고두고 얘기합니다.
    자기는 아끼느라 안쓰는 거였는데, 엄마가 휙 남을 줘버렸다고요.
    그리고 이해하지 못하겠대요. 왜, 왜, 왜, 엄마 것이 아니고 자기 것인데 마음대로 하느냐고요...
    그때 크게 깨달았지요. 우리 식구 것은 다 우리 것이며 (= 내 것이며)... 따라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요.
    나누고 싶을 때는 '진정한 내 것'으로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요...

    제 언니가 이리저리 마음껏 퍼주는 타입인데..이게 또 정답고 고운 사람일 것 같은 한편, 단점도 크더군요. 남에게 돈을 빌려서라도 퍼주는 타입... 자기 것을 퍼주고, 막상 자기는 모자라 남에게 빚을 얻어 채우는 타입... 대단한 민폐랍니다.

    따님이야 제 언니처럼 그럴 리 없겠지만, 걱정되어 말씀드려요.
    앞으론 '제 힘으로 벌어서 산 것'을 나누라고 하세요. ^^

  • 4. ㅎㅎ
    '09.10.25 11:23 PM (218.145.xxx.156)

    절대 못고쳐요.ㅎㅎ 남 퍼주는거...내입에 맛난거 들어감...생각나는 사람,소중한 사람에게도 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천성...저도 엄마대물림입니다. 40이 넘어가니...스스로 자각하게되고
    인지상정이 통하는 그런 사람하고 더 정을 나누어야 겠다 다짐을 하지만...뜻대로 안됩니다.^^

    큰감 무조건 앞에 놓고봐야 하는사람...이것도 천성 아니 습관이죠. 이것도 죽을때까지
    못고칩니다. 남에게 따뜻한 마음과 정성을 받아도 끝없이 받아 먹기만 하는 사람도 많구요.
    몇번을 얻어먹어도 밥한번 안사는 사람도 있어요.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싫고 이해가 안가는
    성격이죠. 저 여렸을적에 손님이 찾아오면 저희어머니는 항상 지극정성이셨네요.
    저도 은연중 손님에게는 저렇게해야한다 가장 좋은것을 주어야 하는줄 알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름 요령이 생기더군요. 스스로 원래 퍼주는 성격을 너무도 잘알기에 그맘의 반만 딱 하자...일부러 지갑도 집에 두고 나가기도 합니다.
    결론은 정말 못고친다 입니다. 왜냐 그렇게 나누며 사는 인생이 더 행복한걸 아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좀더 많이 벌어 의미있게 쓰자 저의 슬로건이네요.ㅋ 따님 부자되시길 꼭 기원할께요.^^ 해남사는 농부님께도 효도 많이 하시게요.~~ 주위를 보면 꼭 내것 지킬려고 아둥바둥
    알뜰이라는 이름하에 근검절약 물론 좋지만...그렇다고 꼭 부자는 아니더군요.
    하늘이 내려준다고 할까.. 남에게도 잘하지만 기본선을 꼭 지키며 사는데...넘 부자입니다.
    따님 꼭 그런 부자되시길...

  • 5. ^^
    '09.10.26 12:17 AM (116.41.xxx.196)

    베푸신 만큼 받으실 겁니다.
    농부님을 뵐 때마다 역시 성품은 하늘이 내려야... 한다니까요.^^

    시간 되고 돈 되면 저 식구 데리고 해남 농부님네 놀러 갈 겁니다.
    민박 해주실거죠?
    농사도 좋지만 가건물 몇채라도 늘려 민박도 해보세요.
    82님들 휴가철에 농부님과 못다한 회포라도 풀 수 있게요.
    ㅎㅎㅎ

  • 6. ...
    '09.10.26 1:47 AM (125.182.xxx.38)

    여기 가끔 게시판 보러오면 해남사는 농부님 눈에 띠는데 따님이 아빠 닮은 것
    맞구만요.^^ 착한 따님인 것같구 이제 컸으니 초등 4학년 때와는 좀 다르겠죠.

  • 7. 그래도
    '09.10.26 10:12 AM (180.66.xxx.26)

    마이 아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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